이상호기자 “나도 화곡고 출신”…졸업생 증언 쇄도
“군대폭력 난무,벼베기까지"
이상호 MBC 기자가 자신도 나경원 서울시장 한나라당 후보가 이사로 11년간 재직한 화곡 고등학교를 다녔다며 관련 글을 소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트위터와 인터넷에는 화곡고등학교 졸업생이라며 ‘벽돌 나르기’, ‘삽질하기’ 등 강제노역과 폭력 등을 증언하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앞서 ‘나는 꼼수다’ 24회에서 가톨릭 수사가 된 한 졸업생은 김용민 시사평론가와의 인터뷰에서 고등학교 당시 폭행, 노역을 당하고 돈 요구까지 받았던 일을 폭로했다.
이 기자는 21일 트위터에서 “어리고 가난했던 날들의 추억.. 새록새록 기억돋네요. 저도 이 학교 나왔거든여”라며 주부들이 주로 찾는 인터넷 사이트 ‘82쿡닷컴’에 올라온 글을 링크했다.
‘[졸업생의 글]나경원 아버지 나채성씨에 대한 기억’란 제목의 해당 글은 나경원 후보의 아버지가 교장으로 있던 학교를 졸업한 남자 ㄱ씨가 쓴 것으로 80년대 중후반 화곡 고등학교 실상을 정리했다.
ㄱ씨는 “(나채성씨는) 재단 이사장과 교장을 겸임했다”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다는 느낌을 어린 학생임에도 느낄 수 있었다, 그가 한번 걸음을 옮기면 모세가 홍해를 갈라 놓듯 쫙 길이 열리곤 했다”고 밝혔다.
ㄱ씨는 “나씨는 공군사관학교를 나와 공군대령으로 전역을 했다”며 “그래서인지 매주 월요일 아침 전교생 조회를 하는데 군대식 사열과 분열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학생들은 그냥 서 있고 고등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했는데 본부석에 서서 사열과 분열을 받는 것이 그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의식이었던 것은 분명하다”고 회고했다.
또 ㄱ씨는 “2번의 사열과 분열을 위해 주 2-3 회의 교련시간은 그야말로 군대식 폭력이 난무하다”며 “몇 년 후에 대학 2학년을 마치고 간 군대 훈련소의 연습의 강도에 비해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제대로 따라하지 못하면 나무로 된 목총의 개머리판으로 얻어맞는 것이 다반사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원래 홍신학원의 이사장은 나채성씨의 장인”이라며 “즉 공군사관생도였던 그가 있는 집안으로 가게 된 것이다, 그의 장인에 대한 아부는 하늘을 찔렀는데 그 절정은 홍신학원 이사장이 사망했을 때였다”고 밝혔다.
ㄱ씨는 “중‧고등학교 전교생이 장례기간 내내 검은 옷을 입도록 하고 검은색 리본을 가슴에 달고 다녀야 했다”며 “발인이 있던 날 학교에서부터 도로까지 이어지는 언덕길에 전교생이 동원되어 검은 리본을 달고 서서 추모를 해야 했다, 박정희가 죽었을 때를 상상하면 될 것”이라고 회상했다.
또 “H 중고등학교가 있던 교정 옆에 산이 하나 있었고 그 산을 깎아서 새로운 학교를 만들었다. H 여상”이라며 ㄱ씨는 “그 산을 깎는 일에 학생들이 동원됐다, 돌과 흙을 날랐다”고 밝혔다.
“그것도 나이어린 중학생들까지 동원해서 말이다”며 ㄱ씨는 “지금 생각하면 어처구니가 없는 일인데 그런데 그 일이 실제로 그 당시에는 벌어졌다”고 덧붙였다.
ㄱ씨는 “아무도 그를 교장선생님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난채(누드)성(섹스)’ 즉 ‘누드섹스 떴다’라고 했다”며 “학교 선생들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었고 학생들에게는 희화의 대상이었다”고 말했다.
또 “한 집안이 무려 17개의 사학재단을 소유하고 있다”며 ㄱ씨는 “생각하기에 따라 정말 교육열이 탁월한 집안이구나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제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의 기억을 되짚어보면 그는 그냥 교육은 돈벌이의 수단이고 학생은 장교들이 사병을 생각하듯 노비처럼 소모적으로 마구 써도 된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거짓말로 몰면, 졸업생들 처음으로 뭉쳐 대응”
ㄱ씨는 “어떤 식으로 17개의 사학재단을 소유하게 되었는지 그 속에서 세금탈루는 없는지 그 17개 사학재단 속에서 교육받는 학생들은 제대로 된 교육을 받는지 그런 것을 검증해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라고 의구심을 보였다.
ㄱ씨는 “아비를 보면 자식을 안다고 나채성씨를 겪어 본 바 나경원에 대해서는 충분히 그의 인성과 삶의 철학 등을 미루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해당 글을 소개한 회원은 “김포평야 벼베기라는 이벤트도 있었다고 한다, 학생 돈으로 낫을 사고 벼 베기가 끝난 후엔 주지도 않고 그 다음해에 또 돈 걷어서 낫사고”라며 “또 낫 어디다 팔아먹는지 돌려주지도 않고 해마다 벼 베기는 계속 됐다”고 다른 증언을 소개했다.
그는 “중학교 때 체육과 교련시간에 벽돌 나르고 시멘트를 날라서 지은 고등학교에 입학했다는 슬픈 이야기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트위터에는 “화곡고 나채성 이사장이 군 정복 차림에 칼 차고 나와서 전교생 사열 받았다는 거에 충격들 많이 받으신 모양이에요. 근데 사실입니다. 당시 우리 학생들은 그거 당연히 하는 건줄 알았고요, 칼도 장교 정복엔 의례 달린 거겠거니 했습니다”, “화곡고를 20여년전에 졸업한 일인으로서 일련의 사태가 마음 아프지만 나꼼수에서 인터뷰했던 내용 중 많은 부분에 공감하며 특히 선생들의 무자비한 폭력, 고3선생들은 부모 돈봉투 액수에 맞춰 대학원서에 도장 찍어줬단 얘기는 공공연한 비밀..”, “나꼼수 24회 화곡고 졸업생의 증언을 거짓말이라는 식으로 몰면 아마 화곡고 동문들 졸업 이후에 처음으로 뭉치는 모습을 볼지도 모릅니다. 증언 사실입니다. 부끄럽고 창피한 학교인 채로 내버려 둔 것이 후배들에게 늘 미안했는데 일 만들지 마세요” 등의 증언이 이어졌다.
한 트위터러는 “화곡중 졸업생으로서 나경원께 공개질의. 공인인 귀하는 공공방송 손석희 시선집중에서 ‘아버지 학교재단과 난 무관하다’고 했죠? 그럼 이 사진은 무엇을 뜻합니까? 대답하실 때까지 무한RT”라며 학교 홍보자료에 게재된 나경원 홍신학원 이사의 인사말 이미지컷을 올렸다.
한편 나경원 후보는 20일 밤 서울시선관위 주최의 MBC TV토론회에서 “아버님 학교와 관련해 네거티브가 심해 이게 제 선거인데 아버님께 송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