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맞벌이 부부에요
저는 사무실에서 일하니 덜하지만
남편은 방송통신 A/S기사님이라 여름, 겨울에 참 힘들어요
아침 9시부터 밤8시 9시까지 일해요
고객님들 예약 건 처리하다 보면
퇴근 시간이 일정치 않아요.
설치도 하고 A/S도 하니 계단도 수십번 오르내리고
옥상도 올라가야 하고
또 참 기상천외한 고객님들 때문에
애로사항도 많긴 해요
( 관련 업무 외에 다른 걸 요청하고 시키고
그런 경우도 좀 있대요)
또 여름이다 보니 고맙게도
차가운 생수나 음료수를 챙겨주시는 분도 많아요
어제 퇴근해서 저녁 준비하고 있는데
9시 다 되어서 남편이 퇴근길에
무슨 투명 봉투를 들고 왔어요.
보니까 토마토가 담겨져 있네요.
저는 보자마자
아! 노지 토마토구나! 싶었어요.
남편에게 들으니
할머니 고객댁에 A/S하러 갔더니
할머니께서 아침에 텃밭에서 따온거라며
토마토를 챙겨 주셨대요
노지 토마토 오랫만이라 반가워서
꺼내니 손에 까슬하게 뭍어나는 흙과
토마토 향이 코끝에 감싸고 들어와요
노지 토마토 향 아시죠?
그 특유의 싸름한 토마토향.
균일한 빨강으로 익은게 아니
얼룩덜룩하게 익어가는 토마토
게다가 꼭지 주변은 아주 푸른 녹색빛.
아침에 딴게 누가봐도 보이는 것이
꼭지가 파랗게 싱싱해요
노지에서 익다보면 다 익기도 전에
터져서 조금씩 갈라지려고 하는데
꼭지 주변으로 살짝씩 갈라지려 하네요
토마토 거꾸로 들고
꼭지 부분에 코대고 한참을 토마토 향을 맡았어요.
싱싱하고 씁쓰름한 향이 너무 좋은거에요
아.. 노지 토마토 향이 이렇지! 싶은게
한동안 서서 토마토 향을 맡으니
남편이 잼있다는 듯 쳐다보네요.
그냥 반가웠어요.
노지 토마토.
토마토 좋아해서 여름이면 마트에서 사다가
늘 요리에 넣어먹고
비빔국수에 넣어먹고
찌개에 넣어먹고..
마트에서 사온 토마토가 아직 몇 알 남았는데
냄새 맡으니
역시 노지 토마토를 못 따라가요.
노지 토마토 씻어서 바구니에 담아놨어요.
후숙되라고.
빨강 분홍 녹색이 적절히 섞인 노지 토마토가
눈과 코로 기분을 좋게 해주네요
할머니~ 잘 먹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