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결혼 16년차 워킹맘이고요 초등 고학년 딸둘이 있습니다.
신혼 때부터 계속되는 남편의 돈사고, 음주 문제로 뭐 사이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2년전에 외도를 했고요 (그 때 82쿡에 글 올렸었는데 소설쓰지 말라고 하신 분도 있었죠..힘내라고 응원해주신 분등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그x를 너무 사랑한다면서 나한테 계속 징징거림. 줄창 이혼을 요구함 (그 때 헤어졌으면 둘다 윈윈인데 정말 아깝습니다...지금은 그x한테 연락해서 다시 연결시켜줄까 진심으로 고민 중. 너무 막장스럽지만 대왕거머리 한마리 떼어내고 저만 당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 다음에는 알콜중독이 와서 음주운전으로 면허취소가 되었고, 그리고는 바람핀 주제에 저에게 폭언을 쏟아부음.
그리고 바로 창업을 했는데 소득이 2년간 전무함. 내가 오히려 빚을 내서 사업자금 댐 (네, 제가 호구입니다...ㅠ)
이번 달에 드디어 흑자냈다네요....뭐 이제는 수억을 벌어도 제 빚만 갚아주면 아무 관심없습니다.
하여간 아이들을 이혼가정에서 자라게 하긴 싫어서 그 여자한테 가겠다고 이혼해달라고 하는 인간을 붙잡아 보려고 오만 정성을 다 들였지만 계속 되는 폭언에 저는 화병이 와서 1년 넘게 정신과를 다니고 있고요. 지난 연말에는 부정맥 진단을 받아 계속 병원 진료를 다니고 있습니다. 하여간 지난 2년 동안 겪은 일만 생각하면 이건 막장드라마 몇편 찍은 느낌입니다.
그리고 작년 12월에 제가 이혼을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저도 휴가를 못내고 남편도 바빠서 여지껏 지지부진하다가 이번에 또 이혼해달라고 서류를 들이밀었더니 그럼 이혼을 하면 자기는 제 얼굴을 안 보고 애들을 밖에서만 보겠답니다. 그럼 애들이 금방 알아챌텐데 괜찮겠냐고 하네요. 그것도 거의 협박하듯이요...그래서 일단은 남편이 집을 나가고 주말에만 와서 지내는 것으로 합의하고 아이들이 좀 더 크면 서류정리를 하기로 했습니다. 남편이 아이들은 끔찍히 예뻐해요. 뭐 실질적으로 챙겨주는 걸 절대 안 해서 그렇지 마음으로는 매우 사랑합니다. 지난 주말에 그렇게 얘기하고 며칠이 지났는데 너무 화가 나고 감정이 주체가 안됩니다. 힘든 세월을 이혼으로 마무리짓고 새출발하기를 원했는데 그게 당장 좌절이 되니 너무 실망스럽고 가슴이 진정이 안 되네요.
그래서 여쭤보고 싶은 것은 아이들이 몇살 정도 되면 그나마 충격이 덜할지요? 물론 아이에게는 천지가 흔들리는 충격이겠지만 다행이라면 다행인 게 남편이 밤에 일하는 직업이고 바빠서 평소에도 주말 딱 하루만 아이들과 시간을 보냅니다. 주중에는 얼굴도 못봅니다. 그래도 부모의 이혼이란 건 너무나 아이에게 공포스러울 테죠....2년 동안 상담받고 있는 선생님은 요즘 아이들은 중학생만 되도 의연하게 받아들인다고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지만 아이한테 너무나 미안할 따름입니다.
뭐 지금도 싸우진 않지만 말이 곱게 안 나가서 같이 있을 때는 분위기가 냉랭해요. 아이들은 알지만 그냥 모른체하는 것 같고요. 제가 시댁에도 발길을 끊어서 아이들도 처음에는 왜 엄마는 안가냐고 하다가 이제는 그냥 그런가보다 해요. 그런데 이렇게 오래 살다가는 내가 먼저 병나서 죽는 거 아닌가 별 생각이 다 들고 우리 애들 엄마 없이 자라는 것보다는 이혼가정이라도 엄마가 버텨주는 게 나은 게 아닌가 싶고요....
둘째가 중학교 입학할 때 정도로 계획을 하는 게 좋을까요? 그럼 2년 반이나 남았네요....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