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에게 주어진 경우의 수
김정은은 사주팔자에 운을 타고난 모양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천둥벌거숭이 미치광이 같은 트럼프를 상대로 만날 수가 있단 말인가?
김정은의 상대인 미국대통령이 원칙주의자이거나, 사려 깊은 사람이거나, 철학이라는 것이 머릿속에 조금이라도 들어있는 사람을 상대로 만났다면 북핵문제는 어떻게든 벌써 판가름 나고 말았을 것이다.
트럼프가 대선에 나섰을 때 상대는 클린턴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 클린턴이었다.
힐러리는 국민의 표는 클린턴보다 많이 얻었으나. 선거인단이라는 미국의 독특한 대통령선거제도 때문에 클린턴이 아슬아슬하게 승리를 거두어 미국의 제 45대 대통령이 된 것이다.
만약에 힐러리 클린턴이 당선되어 백악관에 들어갔다면 북핵문제는 벌써 결말이 났을 것이다.
힐러리의 남편 클린턴대통령이 바로 북한의 1차 핵위기의 장본인이다.
한미연합훈련(팀스피리티)의 재개를 빌미로 북한이 NPT탈퇴를 전격 선언(1993. 3. 12)하고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보다 못한 클린턴은 북의 융단폭격을 단행하려고 모든 계획의 수립을 마쳤고, 남한의 김영삼 대통령은 그 심각한 상황을 인식조차 못하고 있었다.
당시 김영삼에게 대선에서 3번째 떨어지고 미국에 체류 중이던 김대중은 그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아주 인도적이고 사려 깊은 카터 전대통령에게 방북을 읍소하다시피 했다.
그렇게 해서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카터가 평양을 방문 김일성을 타일러서 1차 핵위기가 가까스로 수습(1994. 10 제네바 합의)이 된 것이다.
만약에 클린턴의 부인 힐러리가 대통령이 되었다면 한 이불을 덮고 자는 남편의 조언을 듣지 않을 리가 없고, 북핵문제는 전쟁이던 평화든 벌써 해결을 보았을 것이다.
결과론이지만 힐러리가 낙선하고 반미치광이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것도 김정은에게는 뜻밖의 행운이었다.
거기다가 남한에서는 하루아침에 금강산관광을 막고 잘 돌아가던 개성공단을 전격 폐쇄한 전임자들과 달리,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비굴하게까지 보일 정도로 발 벗고 나서는 서당훈장 같은 문재인이 상대로 등장을 했으니 김정은으로서는 행운이 겹친 것이나 다름없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북핵문제가 비-평화적인 방법으로 판가름 날 때 새우(북한)는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왕새우(한국)는 등이 터져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
하지만 김정은에게 주어진 경우의 수는 그렇게 많지 않다.
김정은은 이를 뼈저리게 깨닫고 잘 활용해야 한다.
1. 트럼프의 1기 임기 안에 협상타결
김정은이 선택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자 기회이다.
조금 만족스럽지 못 하더라고 김정은은 어떤 방법으로든 트럼프의 남은 1기 임기 안에 협상을 타결지어야 한다.
재선이 위태로운 트럼프로서는 북핵을 타결 지으면 그 공로로 재선은 받아 놓은 밥상이나 마찬가지일 것이고, 그가 재선이 되었을 경우에는 김정은과 북한을 최상의 선린국가로 대우해 줄 것이다.
1기 임기 안에 조금 만족스럽지 못하게 타결 짖더라도, 2기 임기 동안에 나머지를 곱빼기로 받아내면 된다.
2. 트럼프의 1기 임기 말까지 밀고 당기는 현 상태의 유지
천둥벌거숭이 같은 트럼프가 인내의 한계에 도달할 것이다.
북핵타결은 오리무중이고, 그로 말미암아 재선이 물 건너갔다고 판단될 때에는 잔여임기 안에 북한에 대해 어떻게 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참다 참다 급기야는 폭발하고 말 것이다.
김정은은 잠자는 호랑이 코털 잡아당기는 우를 범하지 말기 바란다.
3. 트럼프 낙선- 현 야당인 미 민주당의 집권
다시 지루한 싸움이 시작될 것이다.
하지만 상태는 트럼프와 같이 이랬다저랬다 하지 않고, 원칙을 내 세우고 무조건 미국이 요구하는 원칙에 북한이 순순히 따를 것을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나올 것이다.
그 와중에 북한인민은 <제2의 고난의 행군>이 아니라, <죽음의 행군>이 시작될 것이다.
북녘 천지에는 굶어 죽은 북한인민들의 시신으로 넘쳐나고, 압록강 두만강 접경지역과 동서해상의 남북 경계선에는 북한을 탈출하려는 탈북민을 사살하는 총소리가 그칠 날이 없을 것이다.
4. 북핵문제 해결 없이 트럼프의 재선
상상하기 힘든 가정이지만 전혀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트럼프는 김정은을 생각하며 잘근잘근 씹어 먹고 싶은 생각에 이를 부드득 부드득 갈며 취임식을 치르고 시뻘겋게 부릅뜬 눈으로 백악관으로 들어갈 것이다.
그 뒤에 북한과 한반도에서 일어 날 일은 끔찍해서 글로 옮기는 것을 생략한다.
이 경우 김정은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자폭하거나, 1945. 8. 15 히로히또가 미국에 했듯이 <무조건 항복>이 있을 뿐이다.
자- 김정은!
어찌할 것인가?
미국의 다음 대선은 2020. 11. 3에 치러진다.
이제 김정은에게 주어진 시간은 기껏해야 1년 남짓이다.
후회 없는 선택을 하기 바란다.
그게 8천만 한겨레와 전 인류의 바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