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스포]기생충을 흥미롭고 즐겁게 봤습니다

스포 조회수 : 3,670
작성일 : 2019-05-30 23:05:06
오늘 흥미진진하게 잘 봤습니다.
봉준호 감독이 만든 단편 '지리멸렬'을 보면 그 짧은 단편도 3개의 스토리로 나눌 정도로
아기자기한 소품이라는 생각이 들죠.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는 단편을 장편으로 늘려서 만든 것 같다는 느낌의 영화였고요.
봉 감독이 살인의 추억 시나리오를 써서 차승재 대표에게 갖다 줬을 때
차 대표가 봉준호는 영화 감각이 참 좋은데 항상 스토리의 스케일이 작다는 게 문제다 라고 말하죠.
장대한 서사보다는 작은 스토리에 강점이 있다는 거였습니다.

기생충도 소품으로 느껴졌습니다.
크고 복잡한 서사와 대단한 메시지를 갖춘 영화가 아니라
소수의 등장인물들이 벌이는 기이한 소동을 보여줍니다.
제가 특히 감탄한 시퀀스는 저택에서 기생충들(?)끼리 난리가 났을 때
갑자기 주인들이 들이닥치는 장면들이었어요.
사실 이런 설정은 개그 프로에서도 흔히 볼 정도로 아주 익숙한 상황이었죠.
그런데 이 뻔한 상황을 웃기면서도 긴장감 넘치게 무려 20여 분 이상을 이끌고 가더군요.

전 이 영화가 빈부격차 문제를 다룬 사회적 메시지의 작품으로 보이진 않더군요.
그런 걸 떠나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기생을 한다는 설정 그 자체에 포커스를 맞춘 
블랙코미디로 읽혔어요.
그래서 영화가 더욱 기이한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비와 관련한 두 집안의 대비를 보여주긴 하지만
거기서 어떤 비판의식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 같진 않았거든요.

그리고 봉 감독이 좋아하는 영화 베스트 10에 일본영화 'Cure'가 있는데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사람이 많은 레스토랑에서 식칼을 담담히 들고 가는
종업원의 모습을 보여주며 끝이나죠.
왠지 봉 감독이 그 장면에 대한 오마쥬를 한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어요.
박찬욱 감독이 베르톨루치의 '순응주의자'를 그렇게 좋아한다고 하는데
'복수는 나의 것'에서 '순응주의자'에 나오는 암살 장면을 그대로 재현한 것처럼요.



IP : 211.195.xxx.102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가을바람
    '19.5.30 11:08 PM (182.225.xxx.15)

    와 저와 완전 관람평이 일치하네요.
    저도 이렇게 느꼈는데 왜 이런 글을 못 쓸까요?
    원글님 짱!

  • 2. ..
    '19.5.30 11:12 PM (210.183.xxx.220)

    보신분들만 있는게 아닌데 모바일로 들어오는분들도 계시니 제목에 스포 표시 좀요

  • 3. ..
    '19.5.30 11:14 PM (210.183.xxx.220)

    전 이 영화가 빈부격차 문제를 다룬 사회적 메시지의 작품으로 보이진 않더군요.2

    특히 공감합니다~!

  • 4. 스포
    '19.5.30 11:20 PM (211.195.xxx.102)

    닉을 '스포'라고 했는데...

  • 5. 원글님
    '19.5.30 11:25 PM (121.141.xxx.251) - 삭제된댓글

    모바일에서 보면 닉이 안보이니 제목에 표시해달라는 얘기인듯해요.

  • 6. 스포
    '19.5.30 11:27 PM (211.195.xxx.102)

    아, 그렇군요.
    모바일에선 닉이 안 보이는 줄 몰랐어요

  • 7. 안봤으나
    '19.5.30 11:52 PM (115.143.xxx.140)

    봉감독은 언뜻 보면 사회적 메시지를 담는것처럼 보이지만 사회적 메시지는 이야기 거리에 불과하고 관심은 다른데에 있는것 같아요.

    그래서 뻔하지 않고 지루하지 않아서 좋아요.

    이 글도 재미있네요. 다음주에 볼건데 스포를 읽으면 읽을수록 기대됩니다.

  • 8. 쓸개코
    '19.5.31 12:06 AM (118.33.xxx.96)

    저는 박찬욱 감독도 그렇고 봉준호 감독 유머코드가 좋아요.
    기생충도 사이사이 봉감톡의 유머를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슬픈듯 웃긴듯. 웃긴듯 슬픈듯.

  • 9. 짝짝
    '19.5.31 7:53 AM (112.150.xxx.63)

    글 잘쓰시네요.
    저도 이렇게 잘쓰고싶음~

  • 10. 공감합니다.
    '19.5.31 7:06 PM (14.36.xxx.37)

    전반부의 몰입감과 극 전개는 정말 흥미진진했어요.
    한 순간도 지루할 사이가 없었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936450 모공줄이는 시술이 프락셀인가요? 6 누리심쿵 2019/06/05 3,493
936449 이젠 정말 그만 듣고 싶어요 4 싫어 2019/06/05 2,475
936448 초등생에 퀴어축제 영상 보여줘 학부모단체 시위. 학부모에 벌금 5 ㄴㄴㄴ 2019/06/05 1,580
936447 라디오스타 안영미 합류하네요^^ 38 ... 2019/06/05 6,796
936446 미세먼지때매 놀랬어요 6 오마나 2019/06/05 2,924
936445 사무실 건물 주인분 요청사항인데 너무 황당해요. 18 ,,,,, 2019/06/05 5,099
936444 겨땀밴옷냄새제거ㅠㅠ 4 ; 2019/06/05 2,588
936443 사람이 저렇게 갑자기 변할수도 있는건가요? 8 ........ 2019/06/05 4,240
936442 한문장만 해석해주세요. sleep late 6 영어 2019/06/05 1,390
936441 월수금 - 요가 화목 - 필라테스 하는데요 3 계란 2019/06/05 3,570
936440 베란다에ㅜㅜ 갈색 번데기 껍질에 하얀 애벌레..뭔가요? 17 ㄴㄴ 2019/06/05 5,691
936439 외래교수는 정식교수 아니고 강사인거죠? 14 파란하늘 2019/06/05 3,284
936438 자영업자들이 태평성대로 기억하는 이명박근혜 시절의 진실 13 ㅉㅉㅉ 2019/06/05 2,970
936437 6인용 식탁 몇센티가 가장 이상적일까요. 11 ... 2019/06/05 2,525
936436 요즘 세상에 일본행을 제안한 사람이 1차 책임 7 제 생각은 2019/06/05 1,957
936435 학교 수련회 간 아들 전화 한통 없네요 19 영이 2019/06/05 4,012
936434 목에 뭐가 만져져요. 7 갑상선 2019/06/05 2,346
936433 쌍꺼풀 절개 수술 붓기 열흘만에 빠지나요? 10 하하 2019/06/05 3,358
936432 이젠 걸레라고 불리는구나 3 기레기들아 2019/06/05 2,571
936431 속얘기 하고나서 후회 4 :::: 2019/06/05 4,267
936430 우문이긴 하지만.. 보통 여행비는 소득의 몇% 잡으시나요 8 .. 2019/06/05 1,522
936429 직장궤양이라는데 좋은 영양제나 음식 뭐가있을까요? 1 ㅇㅇ 2019/06/05 930
936428 월 천 버는 직업중에 안정적인 직업은 없네요 6 ㅇㅇ 2019/06/05 4,341
936427 대장암 진단기 무료로 갖다 준다고 직원 수를 묻는데 괜찮은가요?.. 6 근로자예방협.. 2019/06/05 2,311
936426 운전 익숙해지기까지 10 자녀 2019/06/05 2,6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