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약한 친정엄마
보통 엄마들이 해줄 법한 일들을 열심히 했지만...
너무나도 마음이 약한 분이었죠
남편(저희 아빠)가 화내면 그냥 울고
운 다음 저(맏딸)을 붙들고 하소연을 쏟아내고...
학교에서 제가 부당한 일을 당해도
꾹 참으셨죠...
세상 평판이 더 중요해서 무조건 참아라...
제 남동생한테는 조금 달라서
동생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아빠를 대동해 해결해주러 갔죠...
남동생은 엄마에게 늘 아픈 손가락...
미혼이었을 때에는 장가를 어찌 보내나 늘 걱정했고
수십 개의 선자리를 주선 끝에 결혼시킨 후에는
잘 사나 늘 걱정..........
오늘도 아들 걱정을 저와 함께 하시며
왜 애가 안생길까 사주를 보러 가자시네요...
나는 동생의 엄마가 아니라 한 살 위 누나일 뿐인데...
하지만 저는 저희 엄마가 제게 공들이신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고액과외로 대표되는 사교육과...
학교에 적응을 못하는 제가 무단결석할까 봐
고등학교 3년 내내 아침이면 학교에 태워다주셨죠...
엄마 덕에 좋은 대학에 입학해 잘 살고 있습니다...
저도 엄마께 그럭저럭 의무는 다하는데
어째 살가운 정은 생기질 않네요...
저는 저희엄마 같은 엄마는 아니에요
딸이 하나 있는데... 음... 의식적으로 노력하지는 않았는데
저는 엄마랑 좀 다르긴 해요...
하루는 아이와 함께 친정에 갔는데
6살인 딸아이가 온몸으로 제게 안기며
엄마가 정말 좋아 좋아 좋아 좋아 외치면서
마구 뽀뽀를 해 주었어요
그걸 보던 엄마가 순간
"넌 엄마가 그렇게 좋니?" 라고 제 아이한테 말씀하시는데
부러워하신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아....... 우리 엄마도 나한테 사랑받고 싶었구나...
그 순간 엄마가 너무 짠하다고 할까
엄마한테 진심으로 잘해드려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생각만큼 쉽진 않네요...
엄마가 어쩌다 안아줘도 그게 너무 어색하고...
아무튼 늘 자랑스러운 딸이 되길 원하셨던 분인데...
제가 힘들다고 하면 화들짝 놀라면서 네가 그러면 어떻게 하니
울 듯한 얼굴로 쳐다보셨던 분인데...
저희 엄만 정말 마음이 약한 분이세요
늘 외롭고 서럽고 그러면서 타인에게는 행복해 보여야 하고...
우리 엄만 왜 그렇게 마음이 약한 사람이었을까...
오늘 친정에서 가족행사가 있어 엄마를 뵈었는데...
음... 엄마가 바라는 살가운 딸이 되어주고 싶은 맘이 들다가도
참 쉽지 않네요...
우리 엄만 왜 그렇게 약한 사람이었을까...
어떻게든 잘난 딸을 만들고 싶어 안달복달하기보단
내가 힘들 때 한 번 꼭 안아 주시는 분이었더라면...
그럼 내가 지금 엄말 꽉 안아 줄 수 있었을까...
(엄마를 원망하는 마음은 없어요 고마운 마음도 미안한 마음도
그리고 답답한 마음이 많이 있어요...)
저는 정말 강한 엄마가 되고 싶어요... 제 딸에게...
1. 나쁜엄마
'19.5.6 9:09 PM (223.33.xxx.192)결혼하고 자식낳고도 다른 자식 더 사랑하는 엄마 짝사랑하는 효녀딸
2. ...
'19.5.6 9:38 PM (106.102.xxx.22) - 삭제된댓글엄마 마음에 들게 잘해드리지도 살갑게도 못 하면서 그걸 엄마 마음이 약해서라고
그걸 핑계라고 대시는 건가요 지금?3. ㅇㅁ
'19.5.6 9:58 PM (121.152.xxx.203)그 약한 마음때문에 엄마도 평생
불안하고 힘들고 지치면서 사셨을거예요
멘탈도 타고나는게 커서 본인도 어찌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아요
그래서 더 강하고 능력있는 딸 원하셨을거고
부모들은 자식이 자라면 자식한테 힘받고
살더라구요. 더구나 약한 어머니였은ㄱ
자식을 든든한 기둥처럼 생각하고 사시는듯
하네요
안쓰러운 분이네요.4. 저 정도면..
'19.5.6 10:00 PM (211.36.xxx.235)나쁜엄마 인가요?
5. ㅇㅇ
'19.5.6 10:01 PM (182.227.xxx.59)그 와중에도 아들한테는 없는 용기를 쥐어짜내 발휘하셨나 봐요.
일관성 없으니 더 화나는 심정 이해해요6. Oo0o
'19.5.6 10:02 PM (61.69.xxx.189)저는 자식은 없는데,
본인은 저에게 사랑을 전혀 주지 않았으면서, 저에게 사랑 받기는 원하는 엄마가 있어요.
전 받은 사랑이 전혀 없고 오히려 상처만 받아서
제가 자신을 사랑해 주길 원하는 엄마가 너무 뻔뻔하게 느껴졌어요.
지금은 연락도 하지 않아요.
가끔씩 분노만 들 뿐이에요.
원글님도 받은만큼, 그만큼만 하실 수 밖에 없을거에요.
엄마에게 미안해 하지 마시고
딸에게 더 좋은 엄마만 되시면 돼요.7. 따님 화이팅
'19.5.6 10:21 PM (101.96.xxx.122)마음을 확 열 수 는 없었을거 같아요.그러면 어머님이 많이 기대셨을테니까요.사랑 받은것도 알고 어머니 나름 세상살이에 버거워 하면서도 자식들을 위해 애도 쓰셨고..
엄마도 처음 살아보는 엄마 인생 늘 버거우셨겠네요.
따님도 조금 더 나이가 들고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 어머니를 안아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그 시간이 너무 길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다들 살아생전에 잘 해드릴걸 후회하니까요.8. 감사합니다
'19.5.6 10:54 PM (121.160.xxx.214)댓글에 많은 위로를 받고 또 반성도 하게 되네요
현명하신 댓글들 ㅠㅠ 감사합니다...
제 동생이 잘 살고 엄마한테 잘 하면 좋았을 텐데...
그렇질 못하네요 ㅠㅠ
그치만 시간이... 얼마 없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드네요
잘 풀어나가 볼께요... ^^; 감사합니다!!9. ..
'19.5.7 12:05 AM (121.191.xxx.194) - 삭제된댓글우리 친정엄마도 무지 마음 약한 분이었어요.
평생 아버지 눈치만 보고 할망도 제대로 못하고 사셨죠.
가부장적 친가에서 며느리로서 사람대접도 못 받고 사셨고
아마 어머니에게 아들이 없었다면 소박 맞았을거예요.
어머니 삶이 바람 앞의 촛불 같고 기댈데가 없어서
어머니 삶을 기틀이 되는 아들을 위할수밖에 없었어요.
우리 어머니에게 아들은 삶의 조건이었죠.
근데 엄마가 진실로 아들을 사랑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어쨌든 이런 상황에서 딸인 저는 정말 개미만도 못한 댜접을 받으며 컷고 자라는 내내 그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원글님은 어머니가 등교 시켜줬다고요?
우리 어머니는 당신의 설 자리가 불언해서
딸이 어떻게 크는지 신경 쓸 여력이 없었어요.
솔직히 전 저 혼자서 컷어요.
어머니가 제게 젖을 물리신건 어린 저를 딸이라고 내버릴수 없어서였을거예요.
아버지는 차마 남의 이목때문에 내다버라지 않은걸거규요.
제가 결혼할 때 친정 부모님이 엄청나게 반대했는데
제가 그때 이렇게 생각했어요.
도대체 언제부터 나를 딸이라고 여겼다고 이러는건지.
전 우리 어머니 무척이나 약한 분이라고 정의해요.
어머니의 약함이 제게 현실적으로는 악함으로 작용했어요.
어머니는 첨으로 약하기만 할 뿐 나쁜 분 아니었지만
어미로서 약한 건 딸에게는 악한겁니다.
가부장적 이념이 극에 달한 가정에서 딸이 그 누구의 보살핌도 못 받고 큰건 악함 외에 다른 말로 설명할 수 없다고 봐요.
제가 철이 든 후에 전 어머니의 약함을, 어머니의 서러운 안생을
제가 당한 가부장제의 피해라는 큰 틀에서 이해했어요.
어찌보면 우리 어머니가 저보다 더 큰 피해자이죠.
전 그런 상황을 극복할수 있지만
우리 어머니는 시대적으로 도저히 극복할수 없는 틀에 같혀서
평생을 주변인으로 삶을 소모하셨기 때문입니다.
원글님이 표현한 약함이
제 친정어머니의 약함과는 많이 다르네요.
중요한건 어머니와는 다른 어미가 되겠다는 자각이라고 봐요.
어머니는 어머니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겠죠.
전 어떤 상황에서도 어머니와는 다른 선택을 할 것이고
그게 어머니와 저의 다른 점이겠죠.10. ...
'19.5.7 12:14 AM (175.223.xxx.119)우리 친정엄마도 무지 마음 약한 분이었어요.
평생 아버지 눈치만 보고 할말도 제대로 못하고 사셨죠.
가부장적 친가에서 며느리로서 사람대접도 못 받고 사셨고
어머니에게 아들이 없었다면 소박 맞았을거예요.
어머니 삶이 바람 앞의 촛불 같고 기댈데가 없어서
어머니 삶을 기틀이 되는 아들을 위할수밖에 없었어요.
우리 어머니에게 아들은 삶의 조건이었죠.
근데 엄마가 진실로 아들을 사랑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어쨌든 이런 상황에서 딸인 저는 정말 사람취급 못 받고
자라는 내내 그런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원글님은 어머니가 등교 시켜줬다고요?
우리 어머니는 당신의 설 자리가 불언해서
딸이 어떻게 크는지 신경 쓸 여력이 없었어요.
솔직히 전 저 혼자서 컷어요.
어머니가 제게 젖을 물리신건 어린 저를 딸이라고 내버릴수 없어서였을거예요.
아버지는 차마 남의 이목때문에 내다버라지 않은걸거구요.
아버지는 제가 뭐 먹는것도 아까워했습니다.
제가 결혼할 때 친정 부모님이 엄청나게 반대했는데
제가 그때 이렇게 생각했어요.
도대체 언제부터 나를 딸이라고 여겼다고 이러는건지.
전 우리 어머니 무척이나 약한 분이라고 정의해요.
어머니의 약함이 제게 현실적으로는 악함으로 작용했어요.
어머니는 첨으로 약하기만 할 뿐 나쁜 분 아니었지만
어미로서 약한 건 딸에게는 악한겁니다.
가부장적 이념이 극에 달한 가정에서 딸이 그 누구의 보살핌도 못 받고 큰건 악함 외에 다른 말로 설명할 수 없다고 봐요.
제가 철이 든 후에 전 어머니의 약함을, 어머니의 서러운 안생을
제가 당한 가부장제의 피해라는 큰 틀에서 이해했어요.
어찌보면 우리 어머니가 저보다 더 큰 피해자이죠.
전 그런 상황을 극복할수 있지만
우리 어머니는 시대적으로 도저히 극복할수 없는 틀에 갇혀
평생을 주변인으로 삶을 소모하셨기 때문입니다.
원글님이 표현한 약함이
제 친정어머니의 약함과는 많이 다르네요.
중요한건 어머니와는 다른 어미가 되겠다는 자각이라고 봐요.
어머니는 어머니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겠죠.
전 어떤 상황에서도 어머니와는 다른 선택을 할 것이고
그게 어머니와 저의 다른 점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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