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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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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하다가 울었어요

비오는날 조회수 : 4,246
작성일 : 2019-04-26 12:54:13
며칠전 우리 멍뭉이하고 공원에서 산책하고 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축 늘어진 개를 안고와서 풀밭에 자꾸 세우는 거에요

거리가 좀 있어서 좀더 가까이 가면서 
왜 저러지 학대하나? 개가 아픈가?
생각하면서 슬쩍슬쩍 지켜보니

등도 거의 반으로 굽어 있고
다리에 힘도 없고
눈은 그냥 아래로 내리 깔고 
아저씨는 개(좀 커요 )를 자꾸 세워보려 하고 있더라구요

아픈애 같았어요

근데
갑자기 눈물이 나가 시작하는 거에요
우리아이도 아프면 어쩌나 
나이가 많은걸까
무슨 사고라도 난 걸까
여러 생각하면서 눈물이 나는걸 훔치며 안보려고 애쓰고 있는데

가다보니 우리 앞쪽에 있어서

애가 아파요?
물었더니
애가 19살이에요 작년까지만 해도 산책도 하고 큰 문제 없었는데
갑자기 올해부터 걷지를 못해서 병원가보니 수술도 불가하다네요
그러면서

우리아이를 보면서
00아 너 산책 좋아하잖아 한번 걸어봐
하는데도 애는 축 처져서 소리가 안들리는지 어떤지 반응조차 없어요
목줄을 손에 쥔 아저씨가 산책가자면 그리 좋아하더니
이젠 아무 반응이 없다고...

진돗개 비슷하게 생겼는데..
희고 연한 갈색털에 깨끗하게 이뻤어요
19살이 되도록 저리 깨끗하게 키웠구나 싶었어요

산책내내 우리아이 나이들걸 생각하니 눈물이 나더라구요

지금도 엄마가 보이는 반대편에 누워서 
자다가 
가끔 눈뜨고 엄마 확인하고 또 자고 있는
너무 귀엽고 이쁜 우리 멍뭉이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자~

(우울한 얘기 죄송)

IP : 122.35.xxx.177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9.4.26 1:12 PM (220.118.xxx.157) - 삭제된댓글

    읽는 데 저도 마음이 아프네요.
    저도 예전에 18살이 되도록 키웠던 반려견이 있었던 지라 (그 후로는 안 키웁니다. 못 키운달까.. )
    그 아저씨 마음도 너무 이해가 되고 공감하시는 원글님도 충분히 이해가 되고...
    사는 동안 많이 예뻐해 주세요.

  • 2. ==
    '19.4.26 1:12 PM (220.118.xxx.157)

    읽는데 저도 마음이 아프네요.
    저도 예전에 18살이 되도록 키웠던 반려견이 있었던 지라 (그 후로는 안 키웁니다. 못 키운달까.. )
    그 아저씨 마음도 너무 이해가 되고 공감하시는 원글님도 충분히 이해가 되고...
    사는 동안 많이 예뻐해 주세요.

  • 3. ㅇㅇ
    '19.4.26 1:25 PM (211.207.xxx.225) - 삭제된댓글

    열아홉까지 사는 것도 행운이고 그런 주인 만난 것도 행운이에요. 저는 장님견 키우는데 사람들이 얘 눈 왜 그래요? 안 보여요? 불쌍해라 이런 말 할 때마다 눈물이 나요.ㅜㅜ

  • 4. ㅠㅠㅠㅠ
    '19.4.26 1:27 PM (112.170.xxx.23)

    ㅠㅜㅠㅠㅠㅠㅠ

  • 5. ...
    '19.4.26 1:33 PM (118.43.xxx.244)

    마음 아프네요. 19년이나 같이 지냈으면 자식보다 더 애틋하실텐데... 무지개 다리 건너고 나면 한동안 정말 정신못차리게 우울하던데 에고고...ㅠㅠㅠㅠㅠ

  • 6. ..
    '19.4.26 1:37 PM (58.233.xxx.96) - 삭제된댓글

    제 첫째냥 14살인데 아직 쌩쌩해서 24살까지 살아라~노래부르는데..
    개나 냥이는 늙어도 귀엽고 예쁜듯..

  • 7. ㅁㅁ
    '19.4.26 1:50 PM (120.16.xxx.98)

    노약한 개는 유모차 태우면 좋아하더라구요.
    우리개도 힘든 지 마당에 안나가고 방에만 있네요

  • 8. 기억나는 두가지
    '19.4.26 3:49 PM (107.77.xxx.231) - 삭제된댓글

    네모난 유모차?를 자전거 연결해서 아기나 강아지 넣고 다니는 걸 보는데요.
    셰퍼드 비슷한 큰 개를 넣어 힘들게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할아버지가 동네에 있었어요.
    노인이 끌기에는 무거워 보였지만 이제 늙어서 기운없는 강아지 산책시켜 주는 거였죠.

    한번은 야외에서 누가 커피를 마시는데 의자 옆에 리트리버가 꼼짝도 안하고 누워 있었어요.
    참 얌전하다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suv 트렁크를 열고 그 큰 강아지를 안아 태우더군요.
    안고 태워서 눕혀놓는 과정에서 덩치 큰 주인 (20대 남자)은 연신 강아지한테 예쁘다 사랑한다 속삭이며 뽀뽀를 했어요.

    저도 강아지를 키웠었고 지금도 키우고 있어서
    슬픈 강아지 얘기나 장면들은 잊혀지지가 않네요.

  • 9. ....
    '19.4.26 5:25 PM (110.70.xxx.86)

    19살 키우고
    저렇게 보살피신거면
    좋은 주인 만난거예요

    나이드는건 어쩔수 없죠
    그럼에도 동일한 애정으로 같이 있어주는게 중요한거니까요

  • 10. ....
    '19.4.26 9:22 PM (220.120.xxx.159)

    사랑하는 저희 강아지 보낸지 오백여일..산책말만들어도 이리뛰고 저리뛰고 그리좋아했는데 나이가 들어가니 산책하다 자주 쉬기도 하고 ㅠㅠ 강아지들 나이들어가는 모습 참 마음이 아프지요 그래도 그아이 좋은 아빠만나 19살까지살고 부럽네요 저희 아이는 15살도 못살아서 ㅠㅠ 19살 노견아이 떠나는 날까지 아프지않고 잘 지내다가 무지개다리 건너길바랍니다 원글님도 아이와 행복하시길요

  • 11. ..
    '19.4.27 1:23 AM (1.227.xxx.232)

    눈물나네요 우리애는 이제 막 네살접어들었는데 작년에 다리수술로 인형물어오기도 못하고 산책좋아하는데 얼마 못걸어요 유모차태워다녀야하나 하고있네요 가슴아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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