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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7년의 밤을 읽었어요.

너그러운 저녁 조회수 : 4,130
작성일 : 2019-04-24 22:00:20

82에서 추천해주었던 7년의 밤이,

오랫만에 동네도서관에 있더라구요.

그동안은 늘 대출중이었고,

물론 정유정작가의 대부분이 늘 대출중이긴 했어요,


종의 기원을 읽은후로 28을 완독하고

이제 7년의 밤을 이틀에 걸쳐 읽었는데

활자의 능선을 눈이 따라가기가 바쁘네요.

머리속으로는 거대한 스케일이 대서사로 펼쳐지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핵폭탄급 스릴감과

장면장면마다 긴장하게 할수밖에 없는 긴박함.


독자들을 책속의 세상으로 안내해서 정신없이

휘몰아치게 하는 그 역량이 너무 감탄스러워요.

편백나무조각을 성냥개비크기로 잘게 잘라

성채를 만들어대는 그 놀라운 솜씨를 발휘해서

전직 야구선수의 아들 서원의 위패까지 미리 만들어두고

7년간을 남몰래 숨통을 조여왔던 오영제.


한순간의 실수로 결국은 사형까지 받을 처지가 되어버리고

일시에 모든것을 잃어버린 남자, 전직 야구선수였던

그러나 2군에 계속 머물러있다가 그나마도 은퇴해야 했던 씁쓸한

거구의 평범한 남자 , 김현수.


결국, 그는 사형되어버리고, 흰가루로 남은 그를

바다깊이 뿌리러 가는 서원이가

44번째의 생일을 맞은 아버지의 뼈를 뿌리며

해피버스데이라고 말해주는것으로 소설은 끝이 나잖아요.


끝까지 몰아치는 폭풍처럼 스릴이 잔뜩 넘치더니

어느 누구보다 체격이 컸던 거한의 사내, 김현수는

살았을때도 마티즈속에 쪼그리고 앉아 운전을 했고

그의 영혼은 어린시절 알콜중독자였던 월남전참전경력이 있던

아버지가 빠진 우물속에 갇혀 헤어나오질 못했고

죽을때까지는 좁은 철장속에서

죽은후로는 자신의 몸보다 더 좁은 관속에서 지내야 했다는 대목에서

울컥 눈물이 나더라구요.


그게 제가 살아왔던 궤적중의 중요인물들의 삶이 그런 사람이 있었거든요.

서원이가 그 아픔을 대물림할까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뼛가루로 남아 바닷속에서 포말을 그리며 흩어지는 아버지에게

생일축하한다는 말을 하는걸 보니

서원이는 좀더 슬기롭게 자라려나봐요.


참,

가슴아픕니다...

아직 영화는 못봤는데,,

그냥, 제마음속의 스케일로 그려진 영상으로 만족하려고요.

너무 늦게 읽었지만, 그 여운은, 오래남네요.



IP : 220.89.xxx.158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영화
    '19.4.24 10:05 PM (49.164.xxx.254)

    영화는 추천하지 않아요
    중반까지는 책의 흐름을 잘 따라오더니만 끝으로 갈 수록 다른 얘기가 되어 버려요
    책의 그 치밀한 긴박함을 지루함으로 바꾸어 버렸어요

    장동권이며 류승룡도 소설의 인물들과 닮지 않았어요 ㅠㅠ

  • 2.
    '19.4.24 10:24 PM (110.70.xxx.174) - 삭제된댓글

    와 글 잘쓰시네요
    요즘은 눈이아파 책을 잘 안보는데
    재미있게 읽은 책이어서 정유정작가 팬이 되었어요
    종의기원은 잔인하죠
    영화는 실망스럽더라구요

  • 3. 필력 ㅎㄷㄷ
    '19.4.24 10:42 PM (175.223.xxx.43)

    7년의 밤
    마지막 부분 차안에 걸어놓은 마스코트 얘기도 가슴저리고..
    책을 읽은 후 이토록 먹먹한 느낌
    실제처럼 가슴 아팠던적 처음 이었어요.

    종의 기원, 28은 그저 그랬고
    너의 심장을 쏴라 , 히말라야 환상 등반기 가볍게 읽기 좋았어요.
    근데 28이 뭘 뜻하는지 아시는 분..설명좀 해주세요.

  • 4. 원글
    '19.4.24 10:50 PM (220.89.xxx.158)

    맞아요, 그 결말을 아귀짓는 부분에서
    그 마스코트와, 한적한 놀이동산에서 서원의 아버지가 불러주던 휘파람소리,

    너무 가슴아팠어요,
    비록 책내용이지만, 서원이는, 아버지같은 전철을 안밟겠지요.

  • 5. 작가
    '19.4.24 11:10 PM (112.151.xxx.95)

    이 여자는 진심 천재같음

  • 6. Jj
    '19.4.24 11:17 PM (221.140.xxx.117)

    와. 맞아요.
    아마도 글 쓰기 구상 단계부터 마을 지도부터 그려두고 시작할거에요. 이분이..
    또 다른 추천 책들 있으신가요?

  • 7. 개인적으로..
    '19.4.24 11:23 PM (49.1.xxx.190)

    그 작가의 책은 이제 손이 안가요.
    읽고나면 피로감이 몰려와서...
    지레 두려움과 짜증이..
    그래도
    작가가 재능있는건 맞는거 같고,
    그중 7년의 밤이 가장 나았고...

  • 8. 다시
    '19.4.24 11:58 PM (103.252.xxx.248)

    여기서 추천받아 읽다가 너무 피곤,지루해서 구입하고 후회하며 읽었는데 원글님이 쓰신 스토리 읽고 다시 읽어봐야 되나 헷갈리네요. 정말 ! 재미있게들 읽히나요?

  • 9. t정유경
    '19.4.25 12:14 AM (211.244.xxx.184)

    단숨에 읽히긴 하는데 글이 되게 남성적이지 않던가요?
    전직 간호사라고 했나? 사람을 헤치는 잔인한 묘사가 디테일해서 두권정도 읽으니 싫어지더라근요

    종의기원 이모 살해하는 부분은 소름끼치게 무섭더라구요

  • 10. 책은 진작에 사고
    '19.4.25 12:48 AM (211.107.xxx.182)

    아직 안읽은 이 여기 잇으요.. 아 얼른 읽어야겠네요

  • 11. 아..
    '19.4.25 5:54 AM (122.34.xxx.62)

    읽고나면 여운이 오래 남죠. 가슴이 저린다고 해야하나. 안타까운 운명에 그저 ....정유정 작가의 책 즐겨 읽었어요. 다 재밌고 박진감있고, 인물들이 독특했어요. 원글님 책 많이 읽으시는 분인듯요. 글 잘쓰세요.

  • 12. . . .
    '19.4.25 6:34 AM (180.66.xxx.161)

    정유정 작가 글이 지루해서 안읽히시는 분은 뭔가가 안맞나봐요. 그럴 내용이 아닌데..며칠 날밤을 새서라도 결말을 알고싶게 만드는 스토리예요.너무 급히 읽어서 찬찬히 다시 읽어야 하게 만드는 책들이죠.

  • 13. 원글님
    '19.4.25 7:32 AM (39.7.xxx.91)

    글만 읽어도 , 7년의 밤 책 한 권을 다 읽어 본 것 같네요.

  • 14. 젠느
    '19.4.25 7:43 AM (220.94.xxx.112)

    7년의 밤을 읽을 때는 우와 대단해 이런 작가가 있다니 하면서 열광하며 읽었고
    28일은 썰매개들이 설원을 달리는 풍경과 전염병이 도는 고립된 도시. 이런 설정들이 매력있어 나름 잘 읽었어요.
    그리고 기대에 차 종의 기원을 읽었는데
    아들이 엄마를 죽이고 시신을 처리하는 과정까지 지나치게 섬세한 묘사를 했더라고요. 사냥감을 쫓듯 사람을 죽이는 싸이코패스의 심리를 내내 다루고 있고요.
    너무 불쾌하고 쓰레기같아서 그냥 이 작가 소설은 이제 그만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심지어 작가의 후기를 읽으면 더 해요. 7년의 밤이나 28일을 쓰고도 해소되지 않았던 순수악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고. 그걸 종의 기원에서는 가감없이 다 풀어냈다고.

    나름 장르적 성격이 강한 소설도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하는데도
    선을 넘은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평생 읽을 수 있는 책의 양은 제한되어 있는데
    정유정 작가의 책을 굳이 읽을 필요는 없겠다 싶었네요.

    예전에 모니카벨루치가 나왔던 프랑스 영화
    돌이킬수 없는 이라는 영화를 보고 오랫동안 불쾌했었는데 딱 그런 느낌이었어요.

    종의 기원 읽은 후로는 잘 읽었던 7년의 밤이나 28일 마저도 싫어졌어요.

  • 15. 영화
    '19.4.25 8:34 AM (119.202.xxx.149)

    영화 보지 마세요!!! 장동건이 오영제로 나오는데 앞부분 보다가 껐네요. 스크린에 원작을 다 못 담았어요.
    저 7년의 밤 보면서 악몽에 시달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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