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살던 집에는 처마가 있었습니다.
처마 밑에 제비가 둥지를 지어 새끼를 낳고 키웠지요.
보셨나요?
어미가 오면 하얀 배에 검은 망토를 입고 빨간 입을 잔뜩 벌린 채
잭잭 거리며 먹이 달라고 보채는 둥지 속 새끼 제비들을?
한번은 문 열어 둔 방 안까지 들어와 어쩔 줄 모르고
이리저리 우왕 좌왕 하더니 다시 문 밖으로 탈출...
마당과 둥지 주변에 널려 있던 검은 색 제비똥들.
그거 치우누라 여름에 고생도 했지만 제비가 참 좋았습니다.
그 많던 제비들은 다 어디로 간걸까요?
전선 위에 빼곡히 앉아 지지배배 거리던 여름 손님 제비를
올 여름엔 보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