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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한데 사람만나는걸 피하게 되요.

히키코 조회수 : 3,052
작성일 : 2019-03-12 15:36:35

올해로 53세예요.

오늘도 이렇게 낮시간이 갔네요. 언제부터인가 일상이 무료하지만 사람만나는 걸 피하게 되요.

지금도 같이 라인댄스 배우자고 연락주는 사람도 있고

수영할 사람도 있고

멀리 한 시간만 가면 사무실차린 친구 놀러오라고 성화인데

그냥 다 귀찮아요.


간헐적으로 알바를 하다가 얼마전 1년 풀타임으로 일을 하고 마친후로 일도 더 안들어오고

시간 여유가 많은 상태예요.

건강 생각해서 운동이라도 해볼까해도

거기서 사람들 알아가고 엮기는 게 싫고

또 한편으로는 낯선 사람들 속에 어색하게 있다가 오는 것도 싫고 그래요.


사람들 만나서 그저 애공부걱정(둘째가 늦둥이라 중2예요)

건강 걱정 옷 얘기 뭐 이런 저런 얘기하는 것도 뻔해서 별 기대감이 안들어요.

 친구 같이 지내던 둘있는 여동생들이 다 지방에 사는데 동생들이 형편이 너무 어려워서 항상 걱정거리가 많아요. 동생들 전화하거나 하면 그 얘기 들어주고 다독여 주는 것만으로도 사람 만나 힘든 얘긴 듣고 싶지도 않구요.


책읽기 좋아해서 독서모임에 가봤는데

여덟명 모인자리 다들 각자는 열의도 있고 좋은 사람들이고 독서 수준은 저보다도 높았는데


작가가 뭔 의미로 썼는지 모르고 단지 추측일 뿐인 것들을 등장인물 내면까지 쪼개고 쪼개가며 토론하는게 피곤하게 느껴져서 관뒀어요.  책얘기에 너무 열을 내는 모습을 보고는

순간 이게 이렇게 열을 내며 토론할 일인가? 이런 탁상공론이 뭔 대수라고 뭐 이런류의 생각이 들더군요


요즘은 그나마 한달에 한번 나가는 봉사활동이 유일한 낙이네요.

봉사 시간을 더 늘일 생각은 없지만 3년차인데 중증 정신지체 장애인 돌보는 일을 해요. 한달에 3시간.

만나는 봉사자들과 친밀하지도 않고 그저 그런데

이젠 그 장애인 분들과 정이 들어 봉사하고 돌아올 땐 기분이 개운하고 좋아요. 보람도 있고.


무료하고 답답하지만 이걸 해소하려구 사람만나는 게 싫으니 큰일이예요.

작년까지는 일을 쉬고 있을 때는 짬짬히 도서관이나 문화센터에서 역사강의,

인문학 강의도 듣고 간단한 자격증도 따곤했는데

그런 일을 했다고 해서 더 의욕적이었다거나 한 건 아니였어요.

그냥 뭐라도 해야할 것 같아서 그런거였지요.

지금은 왼쪽 발목이 좀 문제가 생겨서 일하는것도 여의치가 않아요. 물론 뭐 잠시 외출이 어렵거나 한건 절대 아니구요.


이러다 외롭고 괴팍한 노인이 되서 쓸쓸히 죽는건 아닌지.

내 마음을 내가 모르겠네요.

젊을 때비해서 몸무게도 많이 나가고 외모가 많이 망가져서 더 사람만나기가 싫은걸까도 생각해봤어요.

뭐 제가 미혼도 아니고 남편은 여전히 좋은 눈으로 봐주고는 있고

고도비만도 아니고 그저 퉁퉁통통한 아줌마 인데 처녀때 만나던 사람들이 보면 깜놀할 비주얼로 역변하긴했지요.

이런 것도 이유가 될까요?

외모도 가꾸고 다이어트도 하려면 나가고 싶고 뭐 의욕적으로 뭐든 해야할텐데

내 안에 의욕이란 어디간걸까요.

처음 글올린 제목이랑 내용이 삼천포로 갔네요.


IP : 1.237.xxx.200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9.3.12 3:41 PM (122.34.xxx.61)

    나름 부지런하신데요..

  • 2. rrr
    '19.3.12 3:48 PM (128.134.xxx.90)

    놀라워요. 저만 이런 고민인 줄 알았는데
    너무 비슷한 고민에 비슷한 연령대라
    갱년기-노화로 이르는 수순인가요?

  • 3. 53세
    '19.3.12 3:59 PM (39.118.xxx.140) - 삭제된댓글

    저도 또 다른 나를 발견하듯하네요.역변한 내모습에 자신감을 잃어서 더 그런것같아요.이렇게 나이들면 초라한 모습이 될거같아 큰맘먹고
    건강관리센타 끈어 면역주사와 식단괸라.스파 필라테스 다이어트프로그램 시작했어요.

  • 4. 어쩌면
    '19.3.12 4:01 PM (175.116.xxx.62)

    저랑 똑같으시네요.
    친구가 많지도 않지만
    연락오면 그들이 싫어서가 아니라 그냥 만남자체가 꺼려져요.
    그냥 아주 가끔 잊지않을정도로
    안부전화나 하고 그정도가 좋네요.
    그런데 이런마음을 드러내놓지 못하니
    만나자 밥먹자 연락오는데 그것도 참 고역이네요..

  • 5. 어쩌면
    '19.3.12 4:02 PM (175.116.xxx.62)

    나이 51
    원래 사람 만나는거 별로 좋아하지않는 성격인데다
    나이들고 그러니 더 그런듯해요..

  • 6. ㅋㅋ
    '19.3.12 4:25 PM (218.48.xxx.197)

    사람을 안만나도 안우울허고 안심심한것도 문제~~ 예전엔 약속이 자존심이었는데 지금은 전화통화로 소통하고 나가는게 넘 싫어요~ 내나이 52세^ 살린은 야무지게 잘해요ㅋㅋ

  • 7. ..
    '19.3.12 4:30 PM (223.38.xxx.92)

    43세 싱글인데 원글님과 같아요
    조금만 좋은 일 생김 표정관리 안 되는 친한 친구 동생들
    뭣 좀 큰 맘 먹고 시작해보려하면 그걸 급하게 따라하는 지인들
    생각하면 없는 게 참 평화로워요

  • 8. aa
    '19.3.12 7:41 PM (115.140.xxx.96) - 삭제된댓글

    53세인데,,둘째가 늦둥이라 중2예요. --전 이 글에서 눈물이 나네요

  • 9. ..
    '19.3.12 8:32 PM (218.49.xxx.180)

    저도 같은 증세
    친구 얘기 듣는게 재미 없어요
    아~지루해
    이런 느낌

  • 10. ..
    '19.3.12 9:13 PM (112.149.xxx.254)

    수십년 만난애들 무순말투 무슨생각 가진앤지 알아서 재미없고
    본인은 통통이라지만 그정도면 병원가보면 경도비만인 경우가 많으니 병원 가보시고 살찌면서 호르몬 변화온거 없나 확인하세요.
    저도 사는게 재미없는데 그나마 살빼고 옷입는 재미로 살아요

  • 11. ...
    '19.3.13 7:39 AM (58.238.xxx.221)

    저도 남얘기듣는거 넘 지루...
    사람만나는게 참 재미없어요.
    거가서 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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