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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국수 - 아까 쓰다만 이야기

쌀국수 조회수 : 5,444
작성일 : 2019-03-11 20:59:40

아까 글을 정말 딱! 1분 있는데

쓸까말까 하다가

조금이라도 쓰다가 대강 짜른거데

주인분께서 댓글 안주셨으면

오늘 저 다시 먹으러 갔다가 헛탕칠뻔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일정 조절해서 다시 갈려고 했습니다.

남편에게 갈데 있으니 칼퇴해서 오라고 했습니다.

ㅋ)


어쨋든 그래서 아 글은 쓰고 볼일이구나

교훈을 얻고 마저 써봅니다.


가는 길부터 얘기해보자면

경희대 앞길이 아니라

어느 뒷골목으로 안내해줍니다.


사실 이런 경험이 처음이 아닌데요.

지리산에 에덴식당이라는 곳을 찾아갈때

그랬답니다.

네비를 따라가면 어느 산장에 스산한 느낌의 할머니가

어서와라고 말할것 같은 ....


거기도 산중턱 어느 마을이 나타나서 식당이 있었는데

이곳도 뒷길로 가면 그런 느낌입니다.


에덴식당은 안타깝게도 6-7년전쯤

문을 닫았는데요.

다행인것은 그집이 문닫기전에

"난 저집앞아서 먹고 자며 매일 밥을 먹고 싶다"는 소원을 이루기 위해

2박3일간 거기서 묵으면서 산채비빔밥을 매일 먹었던거죠.


사실 우리동네 없어진 국수집도

10일간 매일을 간적이 있어요.

여기가 정말 기억에 남는것은

정말 하루도 안빠지고 열흘을 갔는데

한번도 "또 오셨어요?"라고 묻지 않았다는거죠.


어디가 좋아서 그렇게 지리산에 비빔밥을 먹으러 가냐

사람들이 물으면 제가 하는 얘기가

언제 가서 먹어도 밥이 비벼먹기 좋게 똑같은 맛이라는겁니다.

살림해보면 아시겠지만 계절마다 쌀이 마르기가 달라서

같은 수준으로 찰기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열흘을 간 국수집도

그 열흘간 한번도 육수의 간이 달랐던적이 없었지요.

국수의 삶아진 수준도 당연히 항상 같았구요.

몇일간격으로 김치만 달라질뿐이었습니다.


오늘 갔던 쌀국수 사장님도 그런 스타일이셨나봅니다.

그러니 육수가 맘에 안들어서

문을 안열까 생각도 하셨겠죠


저는 오늘 그동안에 우울할을 떨쳐내고자

나만을 위한 일을 뭘할까 생각하다가 쌀국수집을 찾아간겁니다.


어제 "먹고기도하고 사랑하라" 영화를 봤습니다.

뭔가 우울함을 느꼈는데

자기전에 내일 뭘 먹을지 계획하며 잠자던 내가

뭔가 먹고 싶다는 감정이 거의 없어진거죠.


일 하느라 시간이 없어서

배고픔을 참고 (자유직인데 돈주면 밥 안먹고 일해야죠ㅜㅜ)

아이 입맛에 맞는 음식을 먹느라고

내 입맛에 맞는 음식을 포기하며 메뉴를 골랐던 시간들이

누적되어 이유없는 우울함이 되었던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국물은 집에 포장해와서

쌀국수는 포기하고 (쌀국수 맛나게 삶는거 어렵더라구요ㅠㅠ)

떡국이라도 끓여주고 싶은 맛이에요.

싸장님 육수만 좀 파셔요.


글고 설거지 하시면

물소리에 손님이 부르는 소리가 잘 안들리시나봐요.


sns를 하시던

까똑계정이라도 하나 열으셔서

거기에 상태 메시지로 가게 열었는지 말았는지

올려놓아주시거나

암턴 알려주세요.


마음같아서는 매일간 열흘가고 싶은데

예전의 일상과 달리 일정이 빡빡하여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곱빼기 메뉴 받으셔요. 

글고 사리도 주실때 양을 반만 주세요.

그치만 저는 그거 돈받으시면 두번먹을랍니다. ㅋ


남들이 놀라는 대식가인데

아주 오래간만에 즐거운 식사를 했습니다.

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이요.


저녁에 일 끝나고

아직도 쌀국수가 뱃속에 있나

정말 배를 만져보았습니다.


그러고도 혼자 어이가 없더군요.

저녁에 다시 못먹으러 가니 아쉬웠나봐요.

코미디언 이영자 씨가

뱃속에 함께하는 시간이 아쉽다더니 딱 그짝입니다.


조만간 줄서서 먹느라고

편히 먹기 힘들어질것 같은 예감이 들지만

그래도 사장님 화이팅 하시라고

혼자만 알고 싶은 마음 (82가 다아는데??) 누르고 긴 글 남겨본니다.


 














IP : 1.238.xxx.55
2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9.3.11 9:03 PM (115.40.xxx.182)

    원글님 미식가이신가봐요. 부럽습니다. 저도 그 쌀국수집 가보고 싶은데 너무 멀어서 이렇게 눈팅만하고 응원만 드리고 있어요.

  • 2.
    '19.3.11 9:04 PM (222.109.xxx.61)

    저희집에서 지하철로 두 시간 거린데 심각하게 가고 싶네요. ㅠㅠ

  • 3.
    '19.3.11 9:05 PM (121.167.xxx.120)

    거기 가보고 싶은데 전번이이나 위치 가게 상호좀 알려 주세요
    쌀국수 집하고 30분 걸리는 경기도에 살아요

  • 4. 00
    '19.3.11 9:06 PM (218.232.xxx.253)

    아 넘 멀어서 아쉽네요
    전 조미료 많이 들어간 음식 먹으면 혀가 꺼끌꺼끌해지는거 느끼는데
    진심 저런 음식 먹어보고 싶네요

  • 5.
    '19.3.11 9:06 PM (223.62.xxx.152)

    이런 따뜻한 글 너무 좋아요. 이런 섬세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글 간만에 읽네요. 수필같은 느낌이에요. 우리나라 사람들 정이 살아있어요 아직. 원글님과 82쿡회원들 덕분이에요.
    월남국수라는 이국적인 음식으로 대한민국의 정을 느끼네요.

  • 6. ..
    '19.3.11 9:09 PM (49.169.xxx.133)

    주말에 남편이랑 가봐야할듯 하네요 .

  • 7. 포도주
    '19.3.11 9:11 PM (123.109.xxx.106)

    "저녁에 일 끝나고

    아직도 쌀국수가 뱃속에 있나

    정말 배를 만져보았습니다."

    너무 재밌어요!!

  • 8.
    '19.3.11 9:15 PM (119.149.xxx.122) - 삭제된댓글

    와 이분 필력 장난아니시네요
    글이 술술 읽힙니다!!

  • 9. 익명
    '19.3.11 9:22 PM (115.40.xxx.182)

    수원 영통 포플러스로 검색해 보세요.

  • 10. 원글님께서
    '19.3.11 9:33 PM (121.128.xxx.174)

    오늘 맛 보신 육수 저도 먹어 보고 싶네요.
    음식점에서 맛 볼수 없는 맛인데 말입니다.
    서울인데 시중 음식점에서 사 먹고 흡족한 적이 없는
    제가 원하는 맛이라 저도 꼭 가봐야 겠어요.

  • 11. 육수를
    '19.3.11 9:37 PM (118.37.xxx.114)

    사오고 싶다는 말에 확신이 ..
    꼭 나들이 삼아 가보렵니닷

  • 12. 포플러스
    '19.3.11 9:38 PM (182.224.xxx.30)

    저 그쪽 알아요 ^^
    조만간 가봐야겠어요
    거기가 진짜 이상한 곳이죠
    메인도로에서 밑으로 쑥 빠진 곳.
    지하는 아닌데 지하로 가는 느낌 ㅋㅋ

    쌀국수집 원글님 꼭 문열어주세요 ㅎㅎ

  • 13. 글을 잘쓰네요
    '19.3.11 9:49 PM (112.184.xxx.71)

    쌀국수보다도 글 매력에
    푹 빠집니다

  • 14. 비빔국수
    '19.3.11 9:50 PM (182.228.xxx.71)

    그러니깐 그 국수집 이름이 뭔가요?
    현기증 나요
    그냥 알려주세요

  • 15. 쌀국수로
    '19.3.11 9:59 PM (223.62.xxx.174)

    검색하시면 계속 관련 글들이 있어요.

  • 16. 한 마디만.
    '19.3.11 10:05 PM (118.37.xxx.58)

    주인분께 한 마디 드리자면, 국물의 완벽성보다 중요한 건 온 손님이 헛탕치지 않는 것 아닐지요. 오픈하는 시간을 정해두고 꼭 지키시는게 중요할 것 같아요. 완벽하지 않다고 안 하시는 건 별로일 듯 합니다.

  • 17. ...
    '19.3.11 11:33 PM (1.227.xxx.49)

    원글님 ㅎㅎㅎ 다들 미슐랭 가이드 글 쓰시는 분들이세요?
    왜케 묘사가 찰져. 지방 사는데 가고 싶어지네요

    쌀국수 사장님 꼭 네이버나 인스타에 오픈 여부 올리세요.
    여기 맛은 보장되니 손님들 허탕만 안치게 하면 잘 될 것 같아요. 원글님 글 읽어보니 외진 곳이 눈에 그려지네요. 그렇게 갔는데 닫아있으면 두번 오지들 않으니까요~
    아 그리고 곱빼기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회사동료들 남자들은 꼭 곱빼기로 먹더라구요~

  • 18. 상호
    '19.3.11 11:34 PM (1.227.xxx.49) - 삭제된댓글

    https://m.blog.naver.com/charmingsse/221395247424

    여기예요. 다른 글에 어떤분이 올려주신거ㅡ복사해옴

  • 19. oo
    '19.3.11 11:46 PM (218.38.xxx.15)

    글을 읽다 너무 공감되는 부분이 있어서요
    “또 오셨어요?” 하지 않는 집....

    저도 대학 때 학교 앞 토스트집을 거의 매일 가다시피 했는데
    어느날 주인아줌마가 “ 저 학생은 맨날 야채토스트만 먹어” 라고 한 그 날로 다시는 그 집에 가지 않았어요

    어떤 마음이신지 1000% 이해 합니다 ^_^

  • 20. 주인장님!!
    '19.3.12 3:36 AM (49.196.xxx.219)

    쌀국수집 주인장님 꼭 보시면 좋겠어요!!

    진공팩 사서 육수만 택배 해서 파시라고요~

  • 21. 안녕물고기
    '19.3.12 3:40 AM (107.77.xxx.5)

    쌀국수 집 헛탕치지않고 줄서서 먹도록 번창하시길 빌어요

  • 22. 쌀국수집이에요
    '19.3.12 5:16 AM (61.77.xxx.189)

    원글님 너무 과분하게 칭찬해주셨어요
    감사합니다~이렇게 칭찬해주실집인가 저혼자 몸둘바를 모르겠어요

    인스타는 만들어놓은게 있어요 아이디가 pho 에요

    문 닫게되면 문 닫는다고 올려놓을께요

    응원 너무 감사드리고 더 맛있게 음식 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많이 과분하게 칭찬해 주셨는데요 혹시 다른분이 오셔서 실망하실까봐 말씀드려요..정말 가정에서 만든 쌀국수맛이에요...특별한 비법이 없으니 맛도 특별하진 않고 기본에만 충실한 맛이에요.)

  • 23. 쌀국수집이에요
    '19.3.12 5:18 AM (61.77.xxx.189)

    아 더하기 싸인이 댓글에는 안 올라가네요

    인스타 아이디가 pho더하기싸인 이에요

    가게 문 여는 시간 등 올릴께요

  • 24. 주인장님
    '19.3.12 2:04 PM (211.36.xxx.60)

    인스타 안나오는데요...

  • 25. 포도주
    '19.3.12 2:20 PM (123.109.xxx.106)

    인스타안나와요 링크 걸어주세요

  • 26. 쌀국수집이에요
    '19.3.12 3:53 PM (49.173.xxx.224)

    인스타 아이디가 phobullus 네요 ㅠ

    설거지 하다 말고 82쿡 해요

    저희가 보통 20인분 준비하는데 오늘은 저녁것까지 40인분 준비해서 지금 다 팔았어요
    오늘 장사 마감했어요

    점심때 보통 1.5회전인데 이렇게 3번 회전하기는 처음이에요

    엄마가 가라고 했다면서 귀여운 학생분 친구들 데리고 왔더라고요 감사해요~

    그리고 2시 이후엔 저녁에 팔려던것 준비하느라 오래 기다리신분들 계셨는데 감사합니다

  • 27. ㅇㅇ
    '19.3.12 4:32 PM (1.240.xxx.188)

    쌀국수집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phobullus/

  • 28. 인스타
    '19.3.12 6:51 PM (1.227.xxx.49)

    쌀국수 사장님 인스타에 매장 사진 몇장, 메뉴 몇장 찍어서 올리세요~ 영업 안하는 곳 같아요 ㅎㅎㅎ 일단 바깥에서 식당 간판 보이게 한장 (찾아오는 사람들이 알아보기 쉽게), 메뉴판 사진, 매장내부 사진.
    이렇게만 올려도 찾아가실 분들이 쉽게 가실 것 같아요!
    특히 경희대 학생들

  • 29. 대전사람
    '19.3.14 8:14 AM (175.223.xxx.86)

    저 대전 사람인데 진짜 한번 가려고 벼르고 있어요
    우리식구들 쌀국수 완전 좋아하거든요... 아 저도 넘 먹고 싶네요
    재미있는 후기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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