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대문에 어떤 아기를 만났다는 이야기를 읽고
마음이 따뜻해져서 잠자리에 들었는데
몇달 전 있었던 일이 생각났어요
자주 지하상가를 지나다니는데
통행하는 사람들이 꽤 많고
그 날도 여느때처럼 쇼윈도우에 막연히 시선을 주면서
빠른 걸음으로 걷고 있었죠
그런데 같은 방향으로 서 있는(서 있었는지 걷고 있었는지)
젊은 여자가 미소짓는 얼굴로 앞을 보면서
가슴 높이에서 두 손으로 손수건 같은 걸 흔들고 있는 거예요
자연스럽게 그 시선을 따라갔더니
한돌 반쯤 된 아가가 그 여자(엄마겠죠)를 보고 환한 얼굴로 달려오는데
순간 내 쪽으로 방향을 트는 거예요
발걸음을 멈추고
정확히 내 다리에 부딛힌 아기를 허리를 굽혀 한 손으로 안았죠
놀란 아기가 동그란 눈으로 나를 올려다 봤고
옆에 있던 엄마는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를 연발했어요
이게 3,4초의 아주 짧은 찰라에 일어난 일이에요
내가 손수건을 흔드는 아기 엄마를 보지 못했다면...
무심히 보고 흘렸다면...
나는 그 작은 아기와 부딛쳤을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