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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옥 작가 문장 잘쓰는 사람 맞나요?

잘이해가안감 조회수 : 2,767
작성일 : 2019-03-05 19:33:39

김승옥 작가 좋아하시는분들

이 작가의 대표작으로 무진기행이 있죠

무진기행의 펼쳐진 분위기는 독특하고 신선했고 뭐 좋아요

서울 1964년 겨울도 대표적인 작품이고요

근데 이 작가가 문장도 완벽하게 썼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이를테면 이런 문장이 있어요

'희생자들이 작은 조각에 몸을 기대고 자기들의 괴로움을 울며 부유하는 것이다'

이 문장의 앞뒤 문맥을 잘 이해하지 못하겠어요 저게 문맥이 맞나요? 뭔말인지..


혹은 '고독이 병균처럼 우리 자신들조차 침식시켜 들어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이런 문장도 있어요

이게 도대체 뭔말인지 김승옥 작가의 소설집 안에서 가져온 것들이에요

단어와 문장관계가 비문 아닌가요? 맞는문장인지 국어 잘하시는분들 한번 봐주세요

 

IP : 222.111.xxx.205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하늘빛
    '19.3.5 7:47 PM (112.151.xxx.205)

    정확한 문장호응을 따진다면 그저 그럴수도~~우리 말로 섬세한 감정을 드러낸 한글세대 첫작가라는 면에선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기존에 딱딱하고 어려운 문장, 단어로 지적 허세를 늘어놓던 작가들과는 차별화되는 지점입니다. 김승옥이라는 작가의 탄생이.

  • 2. ㅇㅇ
    '19.3.5 7:56 PM (116.121.xxx.18) - 삭제된댓글

    그러네요. 비문이네요.
    저도 과평가된 작가라고 생각합니다만, 새로움, 독특하고 세련된 감수성 때문에 대표작가가 된 거 아닌가 싶어요.

  • 3. ㅇㅇ
    '19.3.5 7:57 PM (116.121.xxx.18)

    그러네요. 문장이 좀 그러네요. ㅠ
    저도 과평가된 작가라고 생각합니다만, 새로움, 독특하고 세련된 감수성 때문에 대표작가가 된 거 아닌가 싶어요.

  • 4. 삼천원
    '19.3.5 7:58 PM (202.14.xxx.177) - 삭제된댓글

    저 문장이 무슨 뜻인지는 아시잖아요? 저 문장을 상상해보세요. 감각을 예민하게 만드는 구절 아닙니까?
    단어 몇개로 저렇게 명료하게 주인공의 심리를 알 수 있는 거에요. 보통은 놀랍다고 하거나 시적인 작품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저런 문장을 비문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비문으로 유명한 모 여작가가 있는데 그 사람의 작품을 읽어보세요. 주어와 동사의 주체가 다르고, 부사의 호응이 안맞고, 읽다보면 알수있을겁니다.

  • 5. 전 좋아요.
    '19.3.5 8:11 PM (128.134.xxx.85) - 삭제된댓글

    이 바닷가에서 보낸 일 년. 그때 내가 쓴 모든 편지들 속에서 사람들은 라는 단어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그 단어는 다소 천박하고 이제는 사람의 가슴을 호소해 오는 능력도 거의 상실해버린 사어같은 것이지만 그러나 그 무렵의 내게는 그 말밖에 써야 할 말이 없는 것처럼 생각되었었다.

    아침의 백사장을 거니는 산보에서 느끼는 시간의 지루함과 낮잠에서 깨어나서 식은땀이 줄줄 흐르는 이마를 손바닥으로 닦으며 느끼는 허전함과 깊은 밤에 악몽으로부터 깨어나서 쿵쿵 소리를 내며 급하게 뛰고 있는 심장을 한 손으로 누르며 밤바다의 그 애처로운 울음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을 때의 안타까움,
    그런 것들이 굴껍데기처럼 다닥다닥 붙어서 떨어질 줄 모르는 나의 생활을 나는 라는,
    지금 생각하면 허깨비 같은 단어 하나로 대신 시켰던 것이다.

    바다는 상상도 되지 않는 먼지 낀 도시에서, 바쁜 일과중에,
    무표정한 우편 배달부가 던져 주고 간 나의 편지 속에서 라는 말을 보았을 때 그 편지를 받은 사람이 과연 무엇을 느끼거나 상상할 수 있었을까?

    제가 무진기행에서 가장 좋아하는 구절이에요. 저는.. 이 문장은 거의 외울 정도로 좋아해요.
    1941년에 태어난 작가가 1964년에 발표한 소설에 있는 문장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소름이 끼칠 정도에요.

  • 6. 전 좋아요.
    '19.3.5 8:11 PM (128.134.xxx.85)

    이 바닷가에서 보낸 일 년. 그때 내가 쓴 모든 편지들 속에서 사람들은 "쓸쓸하다" 라는 단어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그 단어는 다소 천박하고 이제는 사람의 가슴을 호소해 오는 능력도 거의 상실해버린 사어같은 것이지만 그러나 그 무렵의 내게는 그 말밖에 써야 할 말이 없는 것처럼 생각되었었다.

    아침의 백사장을 거니는 산보에서 느끼는 시간의 지루함과 낮잠에서 깨어나서 식은땀이 줄줄 흐르는 이마를 손바닥으로 닦으며 느끼는 허전함과 깊은 밤에 악몽으로부터 깨어나서 쿵쿵 소리를 내며 급하게 뛰고 있는 심장을 한 손으로 누르며 밤바다의 그 애처로운 울음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을 때의 안타까움,
    그런 것들이 굴껍데기처럼 다닥다닥 붙어서 떨어질 줄 모르는 나의 생활을 나는 "쓸쓸하다"라는,
    지금 생각하면 허깨비 같은 단어 하나로 대신 시켰던 것이다.

    바다는 상상도 되지 않는 먼지 낀 도시에서, 바쁜 일과중에,
    무표정한 우편 배달부가 던져 주고 간 나의 편지 속에서 "쓸쓸하다" 라는 말을 보았을 때 그 편지를 받은 사람이 과연 무엇을 느끼거나 상상할 수 있었을까?

    제가 무진기행에서 가장 좋아하는 구절이에요. 저는.. 이 문장은 거의 외울 정도로 좋아해요.
    1941년에 태어난 작가가 1964년에 발표한 소설에 있는 문장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소름이 끼칠 정도에요.

  • 7. 전 좋아요.
    '19.3.5 8:13 PM (128.134.xxx.85) - 삭제된댓글

    제가 남편의 일 때문에 바닷가에서 2년을 산 적이 있어서 더 마음에 확 와닿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어요.

  • 8. ..
    '19.3.5 8:13 PM (175.192.xxx.5)

    이미지는 잘 떠오르는데요. 김승옥만큼 모던한 감성의 작가는 2019년에도 없는것같아요.

  • 9. 전 좋아요
    '19.3.5 8:16 PM (128.134.xxx.85) - 삭제된댓글

    도시에 살아서 바다는 평생 한 10번 봤을까 싶은 제가 남편의 일 때문에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아이도 없는 신혼일 때 2년을 산 적이 있어서 더 마음에 확 와닿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어요.

  • 10. 전 좋아요
    '19.3.5 8:20 PM (128.134.xxx.85)

    도시에 살아서 바다는 평생 한 10번 봤을까 싶은 제가 남편의 일 때문에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아이도 없는 신혼일 때 2년을 산 적이 있어서 더 마음에 확 와닿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어요.

    박경리 작가님의 직설적인 문장, 이청준 작가님의 지적인 문장, 김훈 작가님의 간결하고 힘있는 문장, 김애란 작가님의 재기발랄한 문장, 김연수 작가님의 달콤한 문장, 황정은 작가님의 잘근잘근 씹어 펼처놓은 문장. 김사과 작가님의 ...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 하죠 ... 다 좋지마는, 문장만큼은 저는 김승옥 작가님이 최고로 좋아요.

  • 11. 무진기행 좋던데
    '19.3.5 8:24 PM (221.143.xxx.158)

    이해도 솔솔되고, 심리묘사도 언어의 유희로 착착 와 닿게 하고, 허구이지만 몽환적이지 않고 외설적이지 않게 리얼리티하게 풀어 쓰고, 공씨 같은 류의 통속소설 작가 보단 전 훨씬 좋던데요.

  • 12. 삼천원
    '19.3.5 8:36 PM (202.14.xxx.177) - 삭제된댓글

    김승옥의 전후로 많은 작가들이 있었죠. 하지만 그가 보배로운 취급을 받아야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가 일본태생이긴하지만 1941년생으로 일본어 정식교육을 받지 않은 세대의 시작이라는 거죠.
    일본어교육을 받았다는 건 일본문학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거에요. 사고의 판단, 행동의 기준, 감정의 고양.. 이런게 일본사소설과 비슷하다고 생각해보세요.
    김승옥은 거기가 아닌 정식 한글교육을 받은 작가고 원천이 우리말이라는 거죠.
    이십대초반에 그의 대표작이 다 쓰여지는데요. 45년 해방이후로 이십년도 안되서 순수문학이 완성된거에요.


    전혜린은 1930년대생인데 당연히 일본어교육을 받았고 독일유학을 갖다온뒤로는 일기조차도 일본어와 독일어로만 썼어요. 최상류층에서 태어나 초일류교육을 받은 결과가 그러합니다. 우리나라말은 식민지의 언어일뿐이니까요. 이해가 안가는 건 아닙니다. 자기 감정을 담는데 일본어가 가장 능숙한걸 어쩌겠어요? 우리나라 소설가를 애정하기는 해도 닮거나 영향을 받으려고 노력하기는 어려웠을겁니다.

  • 13.
    '19.3.5 8:38 PM (39.7.xxx.57)

    김승옥하면 감각적인 당시에 볼수없었던 문체 스타일로
    좋아하시는것은 알겠는데요
    스타일 이런걸 떠나 문장 자체로 놓고보면
    정확한 문장은 아니라 비문이 아닌가해서요
    소설 쓸때 제일 기본기인 문장론 이런쪽으론
    정확한 문장을 구사하는 작가는 아닌거 같아요
    물론 전체적인 분위기 묘사는 잘 합니다만..

  • 14.
    '19.3.5 8:53 PM (211.48.xxx.170)

    앞의 문장에서는 괴로움을 울다가 문법적으로 틀린 표현이지만 시적 변용으로 보아야 할 것 같고 그 외엔 특별히 틀린 부분을 못 찾겠어요.
    의미도 명확하구요.
    뒤의 문장은 비문이라기보다 좀 어색해요.
    원글님께선 어느 부분이 비문이라 하시는 건가요?

  • 15. 삼천원
    '19.3.5 8:54 PM (202.14.xxx.177) - 삭제된댓글

    비문, 비문하는데 모 여류작가의 초기소설을 찾아서 읽어보세요.

    김승옥의 작품에서 비문을 운운하면 한글을 어제 뗀 사람으로 취급받을 거에요.

  • 16.
    '19.3.5 9:14 PM (222.110.xxx.182)

    조심스럽게... 아마 시를 많이 안 읽어 보신 분 같아요...
    문법적으로 문장 호응이 잘 되는 문장만 좋은 문장이 아니에요...
    새로운 형식으로 원하는 감각을 전달하려고 일부러 문법적인 요소를 무시하고 쓰는 표현들도 있어요.
    물론 소설의 모든 문장들이 그렇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요.

  • 17.
    '19.3.5 9:19 PM (121.157.xxx.135)

    좋아했던 작가인데 전 무진기행보다 서울 1964년 겨울이 더 좋았어요.이분 펜을 꺾으신지 오래 되셨죠? 이유는 뭘까요.

  • 18. ...
    '19.3.5 11:00 PM (223.38.xxx.169)

    가장 멋진 작가. 글의 세련됨이 지금 읽어도 멋진.

  • 19. ㅇㅇ
    '19.3.5 11:17 PM (110.70.xxx.83)

    82에서 인정받는 작가인지는 모르나..
    글이 잘 안읽혀져서 머리에 들어오기 어렵게 느껴져요.

    그리고 글이 만연체? 라고 해야하나, 호흡이 길고 지루해서
    요즘 어필하기에 좋은 문체는 아닌거 같고요.

  • 20. ....
    '19.3.5 11:32 PM (122.35.xxx.174)

    훌륭한 작가임은 인정하지만, 원글님의 지적은 옳다고 생각해요.
    특히 첫번째 문장은 명백한 비문이죠. "울다"라는 자동사가 "괴로움을"이라는 목적어를 갖는 것도 문법적으로만 본다면 이상하죠.

  • 21. 111
    '19.3.6 4:48 AM (27.1.xxx.134)

    최대한 안건드리고 고쳐보면..

    '희생자들이 작은 조각에 몸을 기대고 자기들의 괴로움을 울며 부유하는 것이다'
    -> 희생자들이 작은 조각에 몸을 기대고 자신들의 괴로움에 울며 부유하는 것이다.

    '고독이 병균처럼 우리 자신들조차 침식시켜 들어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 고독이 병균처럼 우리 자신조차 잠식시키며 들어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이런 정도가 맞는 것 같아요.
    비문조차 저 사람의 글 인거죠. 교열교정편집자가 맞는 문장으로 고치는 것보다 저대로 두는 것도 의미있지 않을까 합니다. (본인이 원한다면)

  • 22. ...
    '19.3.6 7:32 AM (175.192.xxx.5)

    괴로움을 울다 라고 하는 것도 괜찮지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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