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둘째가요
딸인데요
신생아때 입양을 했어요
저희는 아이 건강한 거 하나만 제시했어요.
아이를 첨 만났을 때 , 아 이쁜 외모는 아니구나 했어요.
아이가 몸이 핏줄이 퍼렇게 다 서있는 거무죽죽한 피부에(단지 피부 색깔이 어두운게 아니라)
작고 마르고 눈코입도 좀 째져있고
몸도 약해서 트름시킬 때 마다 깜짝 깜짝 놀라고 토하곤 했어요.
집에 와서 삼일 딱 지나고 나니 백목련처럼 피어나대요.
옹알이를 하는데, 정말 위에 아이를 낳고 키우고 했는데도
그런 옹알이는 첨 들어봤어요. 옹알이 자체가 신비로워..ㅎㅎㅎㅎ
그렇게 호소력 있는 옹알이는 못들어봤어요.
벌써 10년이 되었네요.
우리 아이는 정말 콩깍지가 아니라
뛰어난 매력이 있어요.
한 두 돌 유아때도, 가만히 물끄러미 쳐다보거나 좀 노닐면
여태껏 본 아이 중에 가장 이쁘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이목구비가 뛰어난건 아니에요.
사진 찍어보면 평범하게 나오는데
기럭지가 길고, 비율이 좋고, 전체적 라인은 좋아요.
방송댄스 방과후 선생님이 애가 끼가 엄청나다고 연락이 와요.
아이에게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가 좀 있어요.
어디 딱 들어가서 조금 있으면 시선을 끄는,,
외모보다도,
그 에너지와, 사랑스러움, 생명력...
목욕탕에 데리고 다니면 모르는 할머니들이 애 잘키웠다고 잘 그러세요.
밝고 이쁘다고..
근데 제가 키운게 아니라 그냥 그렇게 생겼어요.
네살 다섯살때도 교회에 손님이 오시면
어른들도 가만 있는데 아이가 다가가서 자리 드리고 물 떠다 드리고 해서
다들 박장대소..
단체 여행모임에서 아이를 큰 홀에 두고 잠깐 어디 갔다오면
어른들이 와서 얘가 대체 뉘집 애냐고 그래요..어쩜 이리 사랑스럽냐고..
(저를 보면 다들....아..아이가 아빠..닮았나..요?^^;;)
어제는 방송국 피디로 20년 넘은 친구가 오랜만에 놀러와서 훌쩍 큰 아이를 보자마자
얘 굉장히 특이하게 매력적이다..하더라고요.
제 느낌에도 딱 배우 같은 그런 느낌이 좀 있어요.
그런데 그 바닥이 험해서 나중에 자기가 재능있고 하고 싶다고 할 때까지는
안시킬 생각이에요.
그리고 데리고 다니면 예쁘다 소리를 많이 듣고 하다보니
이상한 놈들 꼬일까봐 걱정도 됩니다.
암튼, 아이가 저희에게 큰 사랑과 선물이 되네요..
오늘 등교하는 중학생 언니에게
둘째가 언니, 나 뽀뽀 안해주고 갈꺼야? 하며 입술 쭉~ 내미는데
싸울 땐 그렇게 툭닥거리면서도 밤엔 꼭 붙어자고..
너무 고맙네요 둘 다 에게.
첫째는 첫째대로 너무 귀하고 총명한 아이이거든요.
미세먼지 심하니 이렇게 새끼들 이쁜거라도 계속 곱씹으면서 살아내야겠어요.
ㅎㅎㅎ 뜬금없는 딸자랑 이었습니다.
얘네들 옆에 있으면 막 소리지르고, 야단치고 하는데
곁에 없을땐 세상 보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