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우리집에 데려왔는지는 가물가물합니다.
2002년인지 2003년인지 크리스마스 무렵이었던 것 같습니다.
늘 하는 말로 한 마리 있는 강아지가 외로울 것 같다며 데려온 갈색 실뭉치같이 예뻤던 애프리코트 푸들.
스탠다드 푸들은 아니어서 평생 몸무게가 3키로를 조금 넘었던 아이입니다.
2012년에 말티즈 한 마리를 식구로 또 맞이했으니 우리 가족은 세 마리의 강아지와 지지고 볶고 살았지요.
딸아이와 함께 성장한 강아지들이었지요.
2년 전 예쁜 시츄 아이를 떠나 보내고
어제 푸들 아이를 보냈습니다.
체온이 갑자기 낮아져서 손 쓸 수가 없었어요. 첫번째 아이와 비슷한 증상이었습니다.
신부전이라고 일단 병원에서 수액 맞으며 체온을 올리려 입원시켜두고 어제 오전에 잠시 보러갔을 때 아이가 계속 움직이려 하고 울길래 얼른 나아져서 집에 가자고 달래두고 왔었는데...
그래도 언니를 기다렸었는지 데리러갔던 언니 품에 안겨 지하 주차장에 도착했을 무렵 조용히 떠났습니다.
딸아이는 집에서 못 보내주고, 병원에서 평소와 다르게 울 때 못 안아줬다며 눈물을 흘립니다. 제 마음도 미어집니다.
오늘 아침 마지막으로 가족들이 마음 모아 보내주고 돌아왔습니다.
왠지 정이 덜 가 많이 안아주지도 않고 살가운 말을 건낸 기억도 별로 없으니 더 미안하기만 합니다.
아빠 배 위에 올라가 눈 맞춰달라며 바라보고 있던 모습이 생각나고 그마저 막내가 오고는 제대로 하지 못했던,
세 아이 중에 가장 사랑을 못 받은 것 같고 너무 착해서 치이기만 했던 아이를 보내는 마음이 너무 무겁습니다.
여러 곳이 안 좋아 힘들었었는데 이젠 좀 편안해졌겠지요.
같은 곳에서 보냈는데 먼저 가 있는 초코가 우리 쿠키를 마중나와 줄까요.
미안하고 안쓰러워서 몇 줄 적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