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 반찬가게 2년차 입니다
시작은 요리자격증3개와 요식업 관련 일을 10년 넘게하셨어요
아직 일을 놓기엔 젊은 나이이신지라 노후준비도하셔야 하고
친구들의 적극 지지로 기존반찬가게를 인수해서 하기로 했어요
근데 정말 집에서 잘하는거랑 해서 파는거랑은 다르더라구요
시식반찬들 혹평이 이어지고
그당시 저는 제가 사는 연고에서 너무 먼곳으로 발령이 나서 실업급여 받는
중이여서 엄마 도와 드릴려고 책을 사기 시작 했어요
일미무침 멸치볶음등 기본 반찬부터 다시 레시피 만들고
서울이 아닌다 보니 장을 보는것도 한계가 있고
어찌 어찌 한달이 지나 개업을 하고 한 3개월 미친듯이 바빠서 정신을
못차릴정도 였어요
그리고 정산을 했지요
마이너스 였습니다 ㅎㅎㅎ 손님이 그리 많았는데 어찌 마이너스 인지
그비싸고 좋은 재료를 그 가격에 파니 손님이 줄을 설수밖에요
임대료 에어컨포함 전기료 가스비포함 공과금 인건비 용기값
식재료비 빼고도 어마어마 하고
매출 90% 카드 라 수수료도 후덜덜 ㅎ
그래도 박리다매 많이 팔고 적게 남기자로 나갔지만
기존 반찬가게들의 반격이 시작되었습니다
1000원 2000원 3000원4팩만원 반찬 나오고 불고기나 매인요리들을
저희가게 반가격에 팔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저희와 똑같은 메뉴가 나오고 그걸 더 싸게 팔고
저는 새메뉴 만들어 내고 또 따라하고 같은동네 반찬가게가
파는게 다똑같아지고
반찬 잘팔리니 식당에서도 반찬 판다고 광고 하고
분식집에서도 반찬 만들어 팔고
한동네에 반찬가게가 저희 포함 12개가 있고
저번주 또 새로운 반찬가게가 생겼어요
요아래 어떤분 식당 차리셔서 셀프노예된거 같다고
저희도 마친가지 네요
3000원짜리 반찬 몇개 팔아야 임대료 내고 공과금내고
인건비 나가는지.... 계산조차 해보지 않고 시작한 가게...
잘되겠지 라고 내일을 바라지만
정작 내일은 더 힘들어 지고 있어요
장사는 양심도 없어야 하고
내 가게가 잘되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면 안되고
중국산도 미국산도 국내산이라 당당하게 말하는 뻔뻔함도 필요하고
새벽3시 4시부터 육수내는 일로 하루 시작 저녁 9시 10시 11시까지도 일할때 있어요
근데 벌이는 직장 다닐때 보다 못해요
온몸엔 골병 장착 몇달전에 손가락 시술 받았어요 지금 시술받은 손가락 아픈데
이번엔 수술해야 된다고 해서 그냥저냥 참고 있어요
장사 시작 하실때
내가 파는 물건에 원가부터 순이익까지 계산해서
그걸로몇개를 팔아야
임대료 인건비 공과금 다 낼수 있는지 부터 계산하세요
그리고 최소 1년을 버틸 여유자금도필요해요
sns홍보 중요 하지만 득이 되는만큼 실도 있어요
손님도 생기지만 경쟁업체도 생겨요
그리고 내가 할 업종에 최소 한달이라도 일해보세요
내가 하면 잘될겠지는 없는거 같아요
특히 요식업 내 뼈와 시간이 그 음식안에 녹아 들어 갑니다
골병을 옵션으로옵니다
좋은재료 저럼한 가격은 없어요
기존 현금장착 내건물에 대량구매 현금결재 되어야 가능한 공식이네요
보관할 곳도 있어야 하고
어제도 15시간 근무하고 왔어요
오늘은 쉬지만 내일 준비 해야 하니 이제 또 씻고 가게 나가 봐야 해요
이렇게 연휴 일때 직장인일때는 어디갈까 뭐할까 고민 이었는데
가게 하고 어디 하루 편하게 다녀온적이 없네요
인간관계도 거의 단절 상태 되고요
같이 장사하는 옆가게 언니랑 마치고 한잔 한는게
유일한 낙이자 사람만나는 일이네요
그리고 반찬가게 시작하실분들
프렌차이즈 하세요
받아서 파는 반찬이 있어야 조금이라도 편해요
저희처럼 하루 30가지 넘는 반찬 엄마랑 둘이 만들라면
오후3시까지 굶어 가며 화장실도 못가고 만들어 내지만
가게 오는 손님들 쓱 둘러 보고 반찬이 고를게 없다고 해요
그반찬이 그반찬이라 살게 없다고 하고 가요
그리고 프렌차이즈 반조리도 냉동도 있으니
재료손질 안해도 되고 데우기만 하면 되니 일이 반이나 줄어요
그리고 요즘 젊은 사람들 말은 유기농 조리료안쓴집 찾는다 해도
싸고 고기반찬이면 없어서 못팔아요
자기들이 사먹는게 미국인지도 모르고 카레에 들어 가는 감자가
냉동인지 국에 들어 가는 파가 냉동인지도 모르고 싸면 잘 사먹어요
그게 편하게 장하사는 거예요
내양심은 버리지만 ㅠㅠ
덧붙여 ...
손님들이 새반찬 새반찬 할때마다
우주에서 별을따다 태양을넣고 조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럼 새로운 반찬이 되려나?
저희 하루에 한가지 이상 일주일에 10가지 이상 새반찬이 나옵니다
그중에 반응 좋은것들은 그 다음주에 한번 더 하고 나면
다른 반찬가게에서 줄줄이 신메뉴로 나옵니다 ㅎㅎㅎ
500원에서 1000원 더 싸게 해서
못해먹을 짓입니다
입맛은 다 다르니 그냥 공장반찬이 무난합니다
일미무침부터 없는게 없습니다
일단 이걸로 30가지 넘어가니 장사 하여도 무방합니다
-저희가 이반찬집 인수하기 전에 그렇게 장사 하시다
장사 푼돈이라며 월급받는곳으로 가셨어요 -
대파에 에 디포리 마지막에 가쓰오브스 까지 넣어 드리는 육수보다
시판 쯔유 육수 더 선호 합니다 깊은맛이 있다고 하시네요
제 바램은 계약일까지만 하고 저는 다시 직장을 다니는 것입니다
지역맘카페에 가게 이름 오르내리른 것도 싫고
무슨 은혜 내리는것 마냥 후기써준다고 당당하게 요구하는 것도 싫고
새벽부터 저녁까지 그렇게 손가락 마비되도록 지지고 볶아도
공장반찬을 따라 가지 못하는 제 실력도 싫어요
- 어디 배우러 다시라고 하시는데 저 하나 빠짐 그날 장사는요?
그리고 마땅히 배우러 다닐곳도 없습니다
새로나온 책이나 블로거 레시피 보고 밤마다 반찬가게에 맞게 또 수정수정
하는게 지금으로선 최선입니다-
그리고 저도
식당에서 반찬 파는거
분식집에서 반찬 파는거
좁은 반찬가게 뒤로 지붕얹어서 거시서 반찬 하는집등등
신고 할꺼 천지지만
에효... 어서 시간이 흘러 계약기간 끝나기만 기다립니다
저같은 멘탈은 처음부터 직장생활이 답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