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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래없던 할머니 장례식 참석

... 조회수 : 7,312
작성일 : 2019-02-21 00:45:42
부모님은 이혼하셨구요.
어릴 때부터 매일 싸우는 부모님에 구박과 폭력에 시달리는 엄마에
큰딸인 저에게 감정을 쏟아내는 엄마에 나름 힘겨운 어린 시절을 보냈어요.
나이들고 결혼해서 애낳고 살면서 저도 감정이 올라와
엄마만 명절 즈음 가끔 보고 아버지나 그쪽 식구들은 보지 않은 지 몇년 됩니다. 아주 연을 끊었다기 보다는 그냥 제가 일방적으로 연락을 받지 않는 거예요. 보면 힘들고 지난 세월에 대해 설명하는 것도 구차하고... 최소한 아이 크는 몇년은 보지 않아야 제가 살고 아이한테 제 감정 투사하지 않고 살 것 같아서요.
근데 조금 전에 아버지쪽 할머니가 돌아가셨다고 동생에게 연락이 왔어요. 아버지는 몇개월 전에 아이 보고 싶다고 문자했는데 제가 답장이 없어 그런지 직접 연락은 없구요.
엄마 구박하고 죽일년 살릴 년 하던 할머니가요양병원 생활까지 참 오랫동안 천수를 누리다 돌아가셨네요. 당신께서도 살아온 세월이 마냥 행복하고 편안하지는 않으셨겠으나 별 감흥도 슬픔도 없습니다.
다만 장례식에 가야 하는지 간다면 얼마나 있어야 하는지 아이를 데려가야 하는지 등이 고민이 됩니다.
아이는 여섯살인데 증조할머니 되는 고인은 한번도 본 적이 없고 할아버지인 제 아버지도 어릴 때 봐서 기억에는 없는 사람입니다. 가게 되면 아이는 질문이 많을 테고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왕래없던 터라 사람들 반응도 약간 쎄할 텐데 아이가 보는 게 좋을 것 같지 않구요.
제가 가지 않거나 너무 짧은 시간 머무르게 되면 동생에게 부담이 더해질 것 같아 걱정도 되고 어느 정도까지 도리를 해야 하나 판단이 안서네요.
가야 한다고 생각을 하니 가슴이 돌로 눌린 듯 답답하고 얼굴이 확 달아올라요. 멘탈이 그리 튼튼한 편이 못됩니다.
어찌하는 게 좋을까요?
IP : 121.178.xxx.140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9.2.21 12:57 AM (210.210.xxx.142)

    아버지가 노후대책이 안 서 있으면
    이것을 빌미로 집요하게 매달릴 것 같은 예감이..

  • 2. ㅇㅇ
    '19.2.21 12:57 AM (125.176.xxx.243)

    아무도 가지마세요

    갈 이유가 없잖아요

  • 3. ???
    '19.2.21 12:59 AM (222.118.xxx.71)

    거길 왜가요? 남보다 못한 사이인데 가는게 이상하죠
    심지어 사이나쁘지 않아도 5살짜리는 안데려감

  • 4. ,,,
    '19.2.21 12:59 AM (223.38.xxx.9)

    전 친할머니 장례식인데 안갔어요. 안가도 별 상관이 없더라고요. 친척들이 뒤에서 욕했겠지만 연락을 끊으니 욕하든 말든 내 알 바 아니게 되었고요. 안 간 거 후회안합니다. 오히려 갔으면 상처만 더 달고 돌아와서 오랫동안 괴로워할뻔 했어요. 저같은 경우엔 어렸을때부터 저를 성추행 해온 인간과 마주치기 싫어서 피한 거에요

  • 5. ...
    '19.2.21 1:03 AM (24.200.xxx.132)

    가지마세요.
    아버님 장례식이라면 모를까 원글님 아껴주신 분도 아닌데 갈 필요 없습니다. 가면 오히려 혹이 달라붙어요.

  • 6. 가지마세요
    '19.2.21 1:25 AM (220.116.xxx.216)

    아이한테 감정 투사하지 않고 살려고
    아버지와도 왕래 안한지 몇년되었다면서요.
    안가셔도 돼요.

  • 7. ...
    '19.2.21 1:26 AM (121.178.xxx.140)

    사실 저도 안가도 상관은 없어요. 정말 이럴 수 있나 싶게 아무 슬픔도 없고 오히려 참 오래도 사셨네 싶은 마음이 더 커요. 아흔이 넘으셨거든요.
    그러나 마음 한켠에 평생 바람 피우고 술마시고 엄마를 구박하고 때리고 그 모습을 자식들이 보게 했던 아버지이지만 당신 인생도 순탄치 않은 와중에(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두번이나 내거 죽다 살아났어요) 대학도 보내고 결혼할 때 돈도 천만원 보태줬으니 신세졌다는 느낌이 있어 항상 죄책감은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동생은 아마 발인까지 있지 않을까 싶어요. 아버지랑 사이가 저처럼 나쁘지 않아요.
    그래서 딱 결정내리기가 쉽지 않네요. 남편에게도 미안하구요.
    아이같은 경우는 어리긴 하지만 정상적인 상황에서라면 집안 어른 장례식에 참석하고 과정을 보는 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이 경우 그집 사람들이 저한테 좋은 말 할 것 같지도 않고 그 분위기를 아이에게 겪게 하고 싶진 않아서요...

  • 8. ...
    '19.2.21 1:26 AM (121.178.xxx.140)

    댓글 남겨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

  • 9.
    '19.2.21 1:40 AM (220.116.xxx.216) - 삭제된댓글

    가지말고 아버지에 대한 신세를 갚고 싶다면
    동생편으로 부조금 보내시든가요.

  • 10. 굳이
    '19.2.21 2:05 AM (182.226.xxx.159)

    갈 필요가 있을까 싶어요~

  • 11. ..
    '19.2.21 2:20 AM (117.111.xxx.249)

    안가도 되지만 꼭 갈거면 혼자 다녀오세요
    잠시 인사드리고 절만 하고 나와도 돼요
    동생이 발인 까지 지키는건 동생 선택이고
    님이 인사만 드리는것도 님 선택인거예요
    맏이라서 더 힘들고 괴로웠으니 상황이
    다른거잖아요 넘 자책 마셨음 해요

  • 12. ...
    '19.2.21 2:39 AM (121.178.xxx.140)

    네. 어떻게 해도 제 선택이고 이후 생길 일들이나 마음의 짐 같은 것도 오롯이 제 몫이겠지요. 남편이나 아이 없이 혼자 다녀오는 쪽으로 생각해 봐야겠어요.
    감정이 막 올라오지는 않는데 생각이 많아져 잠이 오지 않는 밤이네요.
    살면서 참 기대고 비빌 데가 없다는 느낌에 지쳐있는데 위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13. ..
    '19.2.21 3:12 AM (117.111.xxx.249) - 삭제된댓글

    오늘 저도 잠못드는 밤이네요‥ 원글님 마음 편해지고
    행복하길 바래요 따뜻한 밤 보내세요

  • 14. ..
    '19.2.21 6:51 AM (180.70.xxx.138)

    혼자 짧게 다녀오심 될거 같아요
    할머니보단 아버지를 맘에 걸려하시는 것 같으니까요

  • 15. ...
    '19.2.21 7:14 AM (119.64.xxx.182)

    전 친할머니 장례식 안갔어요.
    친척들이 뭐라하든말든 추모의 마음이 전혀 없었거든요.
    전 친부에게도 결혼식 초대 하지 않았고 지금까지 남편과 아이도 안보여줬어요. 친척들 통해서 수술비가 필요하다 외롭다 등의 말을 전달받았는데 무시하고 있어요.

  • 16. 안갑니다 ..
    '19.2.21 8:28 AM (124.62.xxx.135)

    저같음 안갑니다 ...

  • 17. 본인만
    '19.2.21 9:32 AM (118.221.xxx.165)

    다녀오시는게 좋습니다

  • 18. ..........
    '19.2.21 9:36 AM (211.250.xxx.45)

    저라면 안가요

    저는 제사면 장ㄹ례식장이건 형식보다는 뭐든게 좋은마음으로 간느거라고생각하는사람이에요
    그할머니장례식가서 좋은곳 가세요하는 마음 나오실거같으세요??

    그냥 앞으로도 모른척사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실상황이면 동생분이랑 갔다 바로오세요
    아이까지 데리고가면 거기서 누가어쩌고 저쩌고 누가 위고 아래고 서열나오고
    은근히 이런걸로 어물쩡 넘어가서 용서가되고 화해되었다고 생각하는 부류많습니다

  • 19. ...
    '19.2.21 9:57 AM (121.178.xxx.140)

    밤새 고민하고 혼자 다녀오는 걸로 결론 내리기는 했는데요. 윗님 말씀처럼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긴 해요.
    장례식이라는 의례가 사실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는 의미도 있는데 손녀도 사위도 없이 데면데면한 딸만 오는 것 자체가 별 의미가 없을 수도 있을 것 같구요. 결혼이고 뭐고 진절머리가나서 서른 넘도록 결혼 안하고 있을 때 아버지가 한 말이 “그럼 내가 친구들한테 뭐라고 해야 되냐” 였고 아이 낳고 한번씩 불쑥 올 때도 아이 사진 찍어서 카톡 프로필에 올려야 한다고 다른 친구들은 다 그렇게 하는데 나만 없다고 한 사람이에요. 그거 보고 사실 연락 끊은 것도 있어요. 우리 아이 그런 용도로 이용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 그러니 저 혼자만 가는 건 아버지에게 아마 더 부끄러운 일이 될 수도 있겠죠.
    본인 딴에는 최선을 다해서 키우고 애정을 줬다고 생각하는데 괘씸하다는 마음이 크겠지만 저는 그 과정에서 정서적 학대를당했다고 느끼고 마음의 문을 닫았으니 저도 자식인 동시에 부모지만 참 어렵네요.
    어쨌든 많은 분들이 조언해 주신 덕에 아이는 절대 데려가지 않을 거고 가더라도 저만 잠깐 다녀올까 합니다.
    그래도 한 인간이 90년 넘게 이 세상에 머물렀는데 애도의 마음보다는 이런 복잡한 마음이 먼저 드는 게 참 씁쓸해요.
    마음 써주시고 댓글 남겨주셔서 모두 감사합니다. 다들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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