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부터 제 정신이 아니에요.
사기당한 돈도 정말 아깝지만, 그런 보이스피싱에 넘어간 제 자신이 진짜 한심스러워서 자괴감이 들어요.
보이스피싱이 이 정도로 지능적이고 잘짜여진 한편의 연극같이 진행 되는줄 몰랐어요.
뉴스에 대검찰청 사칭한 수법이 요즘 극성이라고 나왔다는데, 저희집은 티비를 거의 안보기에 몰랐어요.
네이버에 검색해 보니, 아주 똑같은 수법이던데...
저도 처음엔 이게 뭐야 혹시 보이스피싱 아니야 했는데, 대검찰청 홈피에 접속해서, 개인신용정보 피해사건 접수를 하게 하니 사실인가 보다하고 넘어 갔어요.
이 놈들이 끊임없이 핸폰으로 말을 시키면서 조사하듯이 하니, 사람이 정신이 나가더군요.
거기다 예전처럼 어눌한 조선족 말투도 아니고, 까랑까랑하고 똑똑한 발음이였어요.
나중에 생각하니 숫자 불러줄때 좀 발음이 꼬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그땐 세뇌당한 사람처럼 시키는 대로 입급을 했네요.
제가 입력한 아이디, 비밀번호를 이용해 제 신용카드(하나sk카드)에서 카드론을 받아 입금시켜놓고, 정상 통장인지 대포 통장인지 확인한 거라고, 다시 돈을 자기들 계좌로 보내라고 했어요.
그나마 불행중 다행인게 카드론 한도액이 사백만원이여서, 그것만 당한 거에요.
이젠 다 0원으로 설정해야겠어요.
경찰서 지능범죄과에 사건 접수를 했는데, 담당 경사님 말이 어제 제가 31번째 피해자 랍니다.
이런 일을 겪으면서 이 나라가 무정부 상태인가 하는 생각에 화가 나더군요.
버젓이 대검찰청을 사칭한 아주 흡사한 가짜 홈피가 어떻게 계속 있을 수가 있는지, 또 전화번호가 국제전화번호가 아닌 실제 대검찰청 번호와 유사한 3480-1000으로 계속 걸려왔고, 자기들 대표번호는 3480-2000번 이라고 했는데, 그게 대검찰청 번호거든요.
통신사에서 대포번호를 허용한다는 거에요. 자기들 수익 올리려고...
또 지능범죄과 담당 수사관은 사건 접수하는 사람에 불과한 거 같아요.
아무 해결방법이 없다고, 돈도 찾을 수 없고, 범인도 잡기 어렵다네요.
입금한 돈 찾아간 심부름꾼이 한국에 있다면 잡을 수 있을까, 그것도 어렵다는 식으로...
그분은 통신사와 정보통신위원회만 쌍욕을 써가면서 욕했어요.
가짜 홈피와 대포 번호를 허용하고 있다고...
보이싱피싱 당하면 112에 바로 신고하는게 최선인듯 합니다.
112에서 바로 입금계좌인 농협으로 연결해 주더군요.
30분만에 지급정지 신고했는데, 벌써 그놈들이 인출했다고...
보통 5분,10분이면 인출해 버린다고 해요.
돈도 아깝지만, 나름 주변에서 똑똑하다는 소릴 듣고 살았는데,애들도 엄마 바보같다고 하고 창피하네요.
또 자신에 대해 돌아보게도 되구요.
신용카드, 개인정보 유출에 대비해 철저하게 신경을 써야겠어요.
82님들, 절대 국가기관은 전화상으로 조사를 하지 않는대요.그리고 주민번호, 계좌번호 다 유출됐지만 비밀번호만 아무에게도 알려주지 않으면 피해는 안당한다고 합니다.
휴...저처럼 당하시는 분이 없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