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 빌려준 돈을 갚질 않아서 갚으라고 얘기하면
내가 그 돈 떼어먹을 거 같아서 그러냐고 눈 부라리고
몇푼 되지도 않은 거 가지고 자꾸 사람 쪼지 말라고 소리지르고
전 돈을 빌려준 적 없지만 예전에 귀중한 책을 빌려줬다가 완전히 인간 바닥을 봤던 적도 있어서요.
그리고 주위에서 보이는 모습이 대략 그러해요
당사자가 죽고 옛날 일이라면 그냥 묻어버리기도 일쑤고.
솔직히 살다 보면 이래저래 어려워서 정말 돈 못갚을 수도 있는 건데
그때 죄송하다고, 미안하다고, 이러면서 고개 숙이면 오히려 빌려준 사람도 마음 약해져서
크게 채근 못하지 않나요? 근데 그런 사람이 없네요...
궁지에 몰렸을 때 그 사람 본성이 나온다더니 정말입니다.
저도 사실 성격이 그다지 좋지는 않은데요.
제가 한 가지 스스로에게 다짐한 게
사과할 일이 생긴다면 이런저런 변명하지 말고, 적반하장으로 나가지 말고
무조건 미안하다, 죄송하다로 밀고 가자...이거예요.
나 혼자 좀 억울해서 꿍얼대는 한이 있더라도 일단 그 당사자한테는 무조건 숙이자.
하도 사람의 밑바닥을 보다 보니 저 스스로 반 강제적으로라도 이렇게 변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