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입시를 망친다는 것...

수능 조회수 : 1,903
작성일 : 2018-11-16 11:35:57
사실 저는... 모고보다 실수능이 잘나온 경우였어요.
전교에 한둘있는 수능 대박을 쳤다는 아이가 저였죠.
. 불수능이라 친구들 다들 울고불고 난리날 때 미움도 꽤 받았죠.
제 입장에서야... 고3막바지 모고 볼때마다 꾸준히 점수가 올랐고, 집에서 혼자 사흘마다 한회씩 수능 모의고사 문제지를 풀었을 때 매번 3점 5점 올랐던지라... 실수능도 그 전 집에서 봤던 모의고사 에서 딱 평소 오르던 그 점수 폭만큼 올랐던 거지만 친구들이 볼때야 뭐 전 그냥 운 좋게 수능 대박친 애였을테니 얄밉죠.
그땐 등급이니 뭐니 없이 그냥 원점수만으로 줄 세우던 시기. 상위 3% 였나. 대학도 잘 갔어요. 특차로, 내신을 포함했다면 좀 어려웠을 대학을.

생각해 보면, 고3내내 참 평온하게, 막 죽어라 공부한단 느낌 같은 거 없이 느긋하게 보냈고 실 수능 점수를 받았을 때도 별 생각 없었고 그땐 특차 합격후 논술이니 본고사니 있었는데 뭐 특차 합격증 받았겠다 아무 생각없이 보내다 대학갔죠. 입시라는 게 실감이 안났던 게 이해 되시죠.

조카가 수능을 망쳤대요. ㅠㅠ
중학교땐 과고를 바라보던 애였고,
과고 떨어진 후 자사고 가서도 내내 모고 11111받던 애(라는데 언니 말론)가.... 이번 수능 가 채점 결과는 정말 듣도보도 못했던 등급이 줄줄이 찍혔다고 언니는 그냥 담담히 얘길하는데
전 어제 밤 늦게 그 소식 듣고부터 얼마나 울었는지 몸살이 와서 아침에 애들 학교는 어찌 보냈는지... 그러고 또 울면서 글 써요. 언니에겐 그냥 저도 담담하게, 뭐라 위로할 말이 없네. 속이 상하겠다 언니가. 애도. 하고 끊고는, 남편잡고 울고... 어디 이 속 터 놓을 곳이 없어 여기와서 울며불며 텁니다. 제일 속상할 사람 따로 있는데 이모가 뭐라고 나서서 울고불고 하겠어요. 당장 오늘 저녁에 논술 시험보러 올라온다는 아이 담담히 맞이하고 잘 먹이고 잘 재워서 내일 고사장에 잘 데려다 주는 게 제 역할이죠.

이제와서 고3때, 같은 반 친구들, 친하게 지냈던 친구의 엄마가 제게 그리도 쌀쌀했던 그 심정들이.... 이렇게 절절하게 이해됩니다. 그때도 이해를 한다 생각하고 원망따윈 없었는데, 이 입장이 되고보니 그 이해가 절반일 뿐이었단 것도 알겠어요.

어떻게 마무릴 지어야 할지 모르겠네요. 그냥 되도 않는 말 주저리 떠들었어요. 부끄럽습니다.
IP : 175.125.xxx.49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8.11.16 11:40 AM (117.111.xxx.240)

    지금은 조카지만 내아이의 입시를 치뤄보면
    미치고 환장하겠다는 표현이 딱이에요
    나름 쿨한척 하며 일년내내 골프치러 다니고 했던
    날나리 엄마였는데...
    수시광탈과 수능폭망은 견딜수없는 시련이네요

  • 2. ...
    '18.11.16 12:03 PM (1.229.xxx.111)

    마음이 깊으신 이모네요 조카를 보며 자신의 학창시절 주변 사람들의 마음도 돌아보실 줄 아는 .. 지금은 너무 힘들지만 다들 결국은 잘 겪어냅니다 저도 작년 입시치르면서 인생 다시 한번 돌아봤습니다

  • 3.
    '18.11.16 12:20 PM (183.98.xxx.95)

    맞아요
    그래도 좋은 이모네요
    자매간 우애도 깊어서 요즘 같은 시절에도 조카 집에서 재워주고..
    부럽네요
    맘으로 이해한다는 느낌이 확 드는 글입니다
    친정엄마나 누구하나 제 맘을 이해하는 없는거 같아서 더 그래요
    논술로 합격하길 기도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74656 증선위의 삼바 고의 분식회계 징계에 대한 소견 4 길벗1 2018/11/16 664
874655 꼬막무침 5 재료가 2018/11/16 1,696
874654 아이가 외고를 가고싶어하는데 제가 하나도 몰라요. 도와주세요. 13 어려움 2018/11/16 3,160
874653 올초 수능 최저등급 폐지권고는 4 .. 2018/11/16 1,455
874652 미역줄기 4키로 샀어요. 2 ... 2018/11/16 1,416
874651 정시 위한 표점 백분위 2 .. 2018/11/16 1,081
874650 눈영양제 아세요? 6 한꽃 2018/11/16 2,272
874649 1인 난방기 쓰고 계신분 있으세요? 1 혼자 2018/11/16 706
874648 이번에 겨울패딩 2개 샀어요 3 ㄹㄹ 2018/11/16 2,367
874647 세식구 식비 용돈 얼마면 될까요? (전업) 3 ... 2018/11/16 1,964
874646 닭입니다. 2 ... 2018/11/16 802
874645 인터넷으로 본 고구마 보관방법 공유해요 14 reda 2018/11/16 4,013
874644 에어프라이어에 새우구이 되나요? 7 dma 2018/11/16 2,223
874643 화사하고 투명한 느낌 팩트 아시는분??ㅠㅠㅠㅠ 1 ㅡㅡ 2018/11/16 1,672
874642 중학생 전학 해보신 선배맘님~ 4 전학 2018/11/16 1,684
874641 기한 많이 남은 세입자 내보내고 싶으면 9 어떻게 하나.. 2018/11/16 2,585
874640 마카롱 샾... 3 nora 2018/11/16 1,602
874639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지 않아서 마음이 지옥입니다. 24 도대체 2018/11/16 6,721
874638 치과 종사자님들 궁금한게 있어요. 1 궁금 2018/11/16 925
874637 11312 어찌 보시나요... 11 재수생맘 2018/11/16 2,471
874636 급)대학면접이 겹치는데 어느대학이 나을까요? 10 학교 2018/11/16 2,554
874635 치과에서 대충하는 것 2 ㅡㅡ 2018/11/16 1,936
874634 우편계리직 아시는분 10 공무원 2018/11/16 2,719
874633 지금 메가스터디나 진학사 합격예측은 의미가 없는건가요? 1 고3학부모 2018/11/16 1,302
874632 나혼자 산다 쌈디 하차한건가요? 5 ㅇㅇ 2018/11/16 4,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