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병원 근무할때 (전 의료기사)
같은 병원에서 근무하던 저보다 나이가 많은 의사가 있었어요.
키도 작고 배도 나오고 나이도 많던 노총각...
얼굴은 약간 손현주씨 닮은...
어른들에게 유난히 반듯하고 예의 바르던...
제가 제과점 빵을 정말 좋아하는데 그걸 알곤 정말 자주
저한테 빵을 한아름 안겨주곤 했었어요.
시크한듯 툭 놓으며 집에 가져가서 먹으라는 말을 하는데
그 당시엔 자격지심 같은게 있어서 이런걸로 넘어오길 바라나...
맘 한켠 그런 맘 있었거든요.
너무 자주 빵을 사주니 나중엔 그 빵을 쳐다도 보기 싫더라구요.
그렇게 묵묵히 빵대쉬를 오랜기간 하다 화이트데이날에 꽃과 브로치를 준비해서 저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는데 제가 단칼에 거절했어요.
남들은 의료기사 주제에 의사가 대쉬하는데... 라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냥 남자로 보이지 않더라구요.
막연히 저런 사람이 내 아버지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해봤지만
남지로서는.... 전혀 생각 없었어요.
게다가 주변 사람들에게 소문이나게 한 그 선생님이 좀 원망스러웠어요.
빵 사주고 커피 사다 주는데 모를리가 없을테니...
그러다 그 선생님 다른 병원으로 갔는데 가기 얼마전에 저한테 와서
자기때문에 곤란한적 많았지 않았느냐 나이는 많은데 재주가 없어서 그랬다 미안하다고 정말 정중히 진심으로 사과를 해주더라구요.
부디 잘 지내라구요. 그리고 업무에 관한 조언까지 아끼지 않았구요.
지금은 세월이 흘러 저는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데
어느글에 술 취하면 남편분이 케이크를 사온다는 글을 보고
문득 그때 그 남자가 떠올랐네요.
물론 미련이나 후회는 안하지만 가끔 순수했던 그 사람이 떠오르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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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가끔 생각나는 그 남자
... 조회수 : 2,469
작성일 : 2018-11-08 03:23:09
IP : 211.36.xxx.11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인간적으로
'18.11.8 4:58 AM (123.212.xxx.56)좋은 사람이라도
남녀관계로는 진전 않되는게 대부분이죠.
사람 좋은거하고 별개로 스파크가 생겨야...
여튼 인성이나 경제력만 놓고보면,
아까운 남자 꽤 있죠.ㅠㅠ2. ㅇㅇ
'18.11.8 7:57 AM (218.152.xxx.112)인간적으로 좋은 사람이라도
남녀관계로는 진전 않되는게 대부분이죠.
사람 좋은거하고 별개로 스파크가 생겨야...2223. 저도
'18.11.8 9:27 AM (175.125.xxx.49)대학생 시절 비슷한 경험이......
이십년도 훌쩍 넘은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내가 어려도 어려도 참 너무했구나 싶게 어렸고, 저한테 참 온갖 정성을 다 쏟았던 그 오빠는 참도 순수하고 진지했구나 싶은데...
지나고 보니 참 미안한 거 있지요. 그런 방법밖에 없었나... 대처를 그런식으로 밖에 못했나.
돌이켜 지금이 되어도 그 사람과 스파크가 튀진 않았겠지만 좀 더 현명하게 처신했어야 하지 않나... 가끔 생각납니다.4. 누구나
'18.11.8 11:55 AM (121.184.xxx.226)이런 추억 한가지씩은 있군요.
원글님의 글, 동화같고 순수하네요.
아무리 인성이 좋고 예의바르고 순수한 사람이라도 어쩐지 내쪽에서 뭔가 당겨지는 게 없을수도 있어요.
아우구스티누스가 말했듯
사랑은 나의 인력, 당겨지는대로 나는 그리로 끌린다고 했듯이
그 사랑이란 것이 없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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