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주 예전 남친으로부터의 연락

.. 조회수 : 3,151
작성일 : 2018-11-05 14:03:09

점심 먹고 사무실 돌아와 보니 이상한 문자가 와 있네요.

모르는 전번인데 오랫동안 궁금했었다는 스팸 같은 내용 끝에 이름을 보니 옛 남친....

안 좋은 쪽으로 지지고 볶았고, 잠수 이별 이후 헤어지자는 말도 없이 헤어졌던 아주 불쾌한 기억만 있습니다.

삐삐도 없던 시절이라 연락이 안되니, 저만 전전긍긍. 영화표까지 다 사놓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펑크를 내놓고도 오히려 자기가 화를 내던 더런 놈이었어요.

직장에 취직하고 나서는 이 핑계 저 핑계 다 대고 연락이 안 되었고요, 지친 저는 아예 연락도 안 했습니다. 그게 20-30년 전 이별 방식이었네요.

대놓고 독신주의자라더니 몇년 후 속도위반으로 결혼했다는 소문만 바람결에 들었어요.

일은 잘했던 모양인지 모 대기업 이사까지 승승장구했단 것은 뉴스에서 봤습니다.

하도 이 남자에게 데여서 연애는 다시 안 하리라 생각했던 저도 비교도 안 되게 좋은 남자 만나 적어도 찌질함 때문에 싸우는 일 없이 결혼해서 잘 살고 있습니다.

은하계 너머 기억이라 생각했던 이 왕재수덩어리가 뜬금없이 왜 연락했나, 혹시 늙마에 보험이라도 하나, 내 번호는 어떻게 알았나 하는 생각 땜에 점심이 소화불량되는 기분이군요.

그러고 보니 다음달에 총동문회가 있다는 것을 깜박했습니다. 저야 어차피 다른 지방에 살고, 일이 바빠서 못 가는데 이 인간이 혹시 내가 나타날까봐 조금 찔끔했나 봅니다. 워낙 치사한 방법으로 헤어졌거든요.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잘못한 건 1도 없었는데 지도 그걸 아니까 저러는 건지. 그러든지 말든지 연락은 안 할 거구요, 누가 안부 전한다 해도 쿨하게 넘기렵니다. 

오늘 집에 가면 딸에게 다시 한번 형편없는 남자 감별법을 알려줘야겠습니다. 몇십년이 지나 후회하지 않으려면 쓰레기라는 것을 감지했을 때 미리 털어버려야 한다고요.  상대방이 아무리 좋은 학벌에, 있는 집안에, 번듯한 외모에, 화려한 언변에, 좋은 사교술을 갖추었더라도 연애과정 중 몇번의 신호가 그 인간의 본질을 말해준다고 말이죠.

지금 혹시 이런 관계 속에 갇힌 분이라면 후회 말고 던져버리세요. 좀 있다 사이다나 사러 가야겠네요^^ 

   

IP : 59.4.xxx.232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Ww
    '18.11.5 2:24 PM (117.53.xxx.25)

    잠수 이별한 넘들이 꼭
    뜬금연락도 하더러구요
    찌질함의 수미쌍관이랄까 세트랄까ㅋ

  • 2. 쪼잔한놈
    '18.11.5 2:32 PM (221.141.xxx.186)

    쪼잔한놈이라면서요?
    그놈을 너무 과대평가하시는것 아닙니까?
    그놈은 아마도
    지가 잘못한건 한개도 기억못하고 있을겁니다
    그냥 과시하고 싶어서 일겁니다
    쪼잔한놈들은
    양심도 없어요 ㅎㅎㅎ

  • 3. ..
    '18.11.5 2:52 PM (59.4.xxx.232)

    Ww님/ 너무 웃겨요^^ 찌질함의 수미쌍관, 세트... 그런 것 같습니다. 다 늙은 인간이 지는 그렇게 찌질하지 않다는 거 내게 입증하려고 하는 개수작이려니 생각합니다.

    쪼잔한놈님/ 그 쪼잔한 놈이 선택적 쪼잔함이니 웃기죠? 대기업 이사씩이나 올라갔고 남들과 있을 때는 아주 호쾌한 사나이입니다. 저도 첨엔 그런 줄 알고 만났으니까요. 그런데 전체 동문회에서 만나 혹시 제가 지한테 무슨 분풀이라도 할까봐-사람을 뭘로 보고!!- 사전에 한번 간 보는 거 아닐까 생각해요. 찌질 쪼잔함은 어디까지나, 저를 떨궈내기 위한 도구로 사용한 거 아닌가 싶네요. 어쨌든 못난 인간이고 예의도 없다는 점에서 사회적 지위와 상관없이 저열한 놈입니다.

  • 4.
    '18.11.5 4:02 PM (110.70.xxx.219)

    한마디답하세요 할필요도 없지만 그냥 꺼져 너같은놈 만났음 어쩔 ㅋ 하고

  • 5. ...
    '18.11.5 4:13 PM (125.128.xxx.138)

    예전에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요. 영화에서 처럼, 혹시 옛 남친이 과거를 돌아보고 미안했던 일들을 뒤늦게 사과하고픈..뭐 어떤 그런 상황일까 상상의 나래를 펴봤었죠. 결론은 잠시 그런 망상을 했다는것만으로도 스스로 화가날 정도의 천박한 찔러봄이었어요ㅠ

  • 6. 그건
    '18.11.5 6:16 PM (14.32.xxx.70) - 삭제된댓글

    삐삐도 없던시절이면 50대인데...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71669 한단계 아래라도 공대가 나은 건가요? 35 이과 2018/11/05 5,872
871668 주식 해볼까 하는데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모르겠어요 13 2018/11/05 3,411
871667 셰프직업 가지신분 만나본적있으신가요? 10 JP 2018/11/05 1,918
871666 아래 먹는걸로 남편 싫다셨는데 저는 5 ... 2018/11/05 2,451
871665 남편이 혼자 여행을 가겠답니다 70 여행 2018/11/05 20,746
871664 중학교올라가는 아이 시골과 광역시 어디가 나을까요 3 어쩔까 2018/11/05 602
871663 서양인 . 서양혼혈같이 생긴 연예인 얘기해주세요 24 화장 모음 2018/11/05 4,847
871662 부산에서 진도 팽목항 1 ,, 2018/11/05 503
871661 남편이 못나게 느껴지는 분 7 시민 2018/11/05 3,637
871660 두마리치킨이요~ 2 궁금 2018/11/05 853
871659 남편한테 미안하다고하기싫은데 6 2018/11/05 1,807
871658 알타리.. 좀 더 있다 사야하나요? 15 알타리좋아 2018/11/05 2,775
871657 이런 미세먼지에 밖으로 운동가도 되나요? 5 ... 2018/11/05 1,558
871656 9월 초 꼭지에서 집을 샀는데요 9 상투이든 아.. 2018/11/05 5,768
871655 가슴이 답답하고 숨쉬기가 곤란해요 11 도와주세요 2018/11/05 3,448
871654 갑상선 고주파 치료 잘 아시는 분? 2 ... 2018/11/05 995
871653 인생에서 제일 큰 시련이 뭘까요.. 41 ㅡㅡㅡ 2018/11/05 12,343
871652 40대 중반.. 국어강사 어떨지요? 10 그럼 2018/11/05 2,540
871651 소설 편집자는 무슨일 하는건가요? 3 출판사 2018/11/05 950
871650 오늘 하나도 안춥죠? 3 11월인데... 2018/11/05 1,630
871649 미혼 친구한테 시부모 상까지 연락하는 친구... 41 .... 2018/11/05 9,993
871648 비밀의 숲과 최근 드라마 ㅈ ㅜㅇ 재미있는 것?? 7 tree1 2018/11/05 1,526
871647 허쉬키세스 원산지가 2 원래 2018/11/05 1,273
871646 김구라 아내 빚 아직도 갚고있나 보네요 54 김구라아들 2018/11/05 26,184
871645 연애할때요 1 hiya 2018/11/05 7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