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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3/ 독일 프라이부르크 편

나누자 조회수 : 4,521
작성일 : 2018-10-27 14:47:03
# 프라이부르크 호프 집에서의 저녁 수다
- 미리 주문해 놓았던 '슈바인스 학세'를 시민 님이 각자의 접시에 서빙하는 동안
희열/ 독일에 이민자가 많은 이유는?
영하/ 2차 대전 때의 유대인 학살에 대한 반성과, 전후 재건 노동력의 필요로 이민자와 난민을 많이 받아들였음.
그들이 없었으면 지금의 독일이 가능하지 않았을 것임.(터키 이민자만 삼백만.)

희열/(시민에게) 왜 독일로 유학왔음?
시민/돈 없던 34세 때 학비 무료인 독일 시스템이 좋아서 아내, 딸과 함께 왔는데
아내는 공부가 목적이었고 난 넓은 세상을 보고 싶어서였음.

희열/(진애에게) 왜 하필 프라이부르크를 독일의 도시로 추천했음?
진애/환경과 태양의 수도라 우리의 미래가 있는 도시이기 때문임.
여러 에너지를 새롭게 이용한 새로운 삶의 모델을 보여주는 고장임.
시민/ 이 도시를 다녀보니까 곳곳에 전쟁과 현대사의 흔적이 남아 있음.
'슈톨퍼스타인'(주: 유대인이 희생 당한 장소에 박아넣은 금속 걸림돌)을 거리 곳곳에 새겨 그 야만적 탄압을 기억하게 하고 있음.

영하/한나 아렌트가 여기서 살며,'악이란 어디서 오는가?'라는 의문을 연구했음.
진애/ 나치의 악함이 히틀러를 포함한 일부 악인 때문이 아니라 누구나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지 않으면 악인이 된다는 '악의 평범성'을 연구한 것.

시민/ 한나는 전범 아이히만의 재판 기록,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는 책으로 대중에게 알려진 인물임.
아이히만의 최대 실적은 효율적인 유대인 청소를 위해 가스실이 설치된 열차를 제작한 것이었는데, 
이 죽음의 열차에서 학살당한 유대인이 육백만 명임. (흠!)
(주: 아이히만 어록/ "내가 제작한 열차 덕에 우리조직은 시간 낭비 없이 일을 처리할 수 있었다")

신분 세탁하고 아르헨티나에 숨어 살던 그를 모사드가 찾아낸 후 이스라엘로 데려가 예루살렘 법정에 세웠음.
법정에서의 아이히만의 일관된 입장은 "선량한 시민으로서 국가가 법에 따라 내린 의무를 나는 성실하게 이행했을 뿐"
이라는 것이었음.
영하/ 그 부분을 한나는 이렇게 설명했음.
"타인에게 공감하지 못하는 무능력이 바로 악이다. 생각의 무능은 말하기와 행동의 무능을 낳는다. 그게 악의 평범성이다."

시민/악이 악한 사람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 악에 가담하지 않기 위해서는 누구나 생.각.해.야 한다는 것!
희열/ 나치 전범들의 변명은 한국 청문회의 관료들에게서 무수히 들어본 변명임.
시민/ 생각한 후 안 해야 한다는 판단이 섰을 때 그걸 안하는 용기. 그게 인간에게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음.

# 프라이부르크 대학 박물관에 다녀온
희열/히틀러는 화가지망생이었는데 어쩌다가 악의 화신이 된 것임?
시민/1차 대전 후, 전쟁배상금을 갚아야 하는데 독일 경제가 재기불능의 불황상태였음. 
정부는 무분별한 화폐발행으로 물가상승과 실업자를 양산하는데, 
그때 제국주의자 히틀러가 폭동을 일으키며 대중의 주목을 받게 됨.

결국 연방총리로 당선되면서 "지금부터 공익은 사익에 우선한다."를 선언함.
즉 내가 공과 사를 결정하고 그 판단에 따른 통치를 하겠다는 의미였음.
(주: 케인즈 어록/ 경제와 화폐를 파탄시키면 야만이 살아나온다.)
진애/ 독일국민의 우수성을 구호로 내세우며 타 민족에 대한 증오와 혐오를 통치의 수단으로 쓴 게 너무 끔찍함.

# 자, 이제 미래의 얘기로 넘어가자고 화제를 돌리며
시민/ 여긴 벌의 도시더라고~ 벌이 많은 것과 우리의 미래는 어떤 연관관계가 있는 걸까?
영하/ 묘지에 가보니, 묘 마다 초미니 정원을 만들어 놓은 생태묘지였음. 
내가 가본 전세계 묘지 중 가장 아름다웠는데 구석구석 벌통이 있었음. 
꿀을 모으기 위한 게 아니라, 벌의 수분 활동에 의한 꽃의 활성화를 위한 것임.

#자연박물관에 다녀온 상욱
상욱/자연박물관에 갔더니 한 층이 다 벌에 관한 자료였음. (벌이 돼보는 체험을 한 상욱, 귀염귀염 ㅋ)

시민/(가이아 가설에 따르면) 21세기가 가기 전에 양 극지방을 제외한 지구의 표면은 인간 거주에 부적합한 지역이 될 거라 했음.
온난화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진행되다가 특이점을 넘어서면 어떻게 될까?
온난화를 늦추고 지구를 지키는 해법이 이곳 남쪽 보봉 마을의 '노아의 방주'라고 생각함.
진애/ 자동차 없고 태양광으로 에너지를 자급자족하는 마을인데 해를 향해 도는 해바라기 같은 '헬리오드롭'이 있음.
이 모든 게 원자력발전소에 반대해서 개발 발전시킨 것임.

상욱/ 에너지는 소비를 줄이려고 노력하는 게 가장 중요함. 전력이 확보된다고 편의를 위해 써버리면
에너지는 그냥 사라지는 게 아니라 나쁜 에너지가 돼서 온도를 높이고 지구의 쓰레기가 된다는 걸 인식해야 함.

# 검은 숲-  티티제에 다녀온
영하/ 독일 숲은 대부분 사유지인데, 주인이 맘대로 백그루를 베어내면 백그루를 심어야 하는 원칙이 있음. 
그것만 지키면 높낮이가 잘 조절된 건강한 숲을 유지할 수 있음.
시민/ 독일이 환경에 눈을 뜬 게 산성비 때문이었음. 라인강이 오염됐을 때는 눈도 깜짝 안했는데
산성비로 숲이 죽는 걸 보면서 극도의 위기감을 느낀 것임. 녹색당의 득세가 이뤄진 계기이기도 함.
(주: 프라이부르크는 녹색당 출신 시장이 무려 16년 간 역임했음.)

#테마 파크 - 유로 파크에 다녀온 상욱님의 신나는 놀이 한마당이 소개된 후 유럽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고
다음 주엔 한국 진주에서 만나요~

덧: 알쓸신잡 제작팀이 세 나라에서 허가를 맡아야 할 일들이 많았는데
그리스: 시큰둥하게 그저 도장 꾹 찍어줌.
이탈리아: 너무 좋은 기획이다~ 맘마미아~ 라고 환호하며 최대의 지원을 하겠다는 친절을 베품.
독일: '알쓸신잡'이란 제목을 설명하자, '아니 이게 왜 쓸데없는 지식이냐? 너무 쓸모있는 지식이다'라며 진지했다고 함.
IP : 122.34.xxx.30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우앙
    '18.10.27 2:48 PM (125.188.xxx.225)

    원글님 대단해요

  • 2. 원글님
    '18.10.27 3:09 PM (115.21.xxx.72)

    글 기다리고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

  • 3. ww
    '18.10.27 3:13 PM (124.54.xxx.52)

    와 술술 잘 읽혀요
    이글만 읽어도 똑똑해지는 기분입니다

  • 4. ..
    '18.10.27 3:14 PM (182.211.xxx.149)

    양승태 사법농단에 무행동으로 동조하고 있는(적어도 밖으로 드러나기에) 판사님들
    한나아렌트가[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얘기하는 '악의 평범성'에 대해 생각해 보면 좋겠네요.

    알쓸신잡 너무 좋은 프로그램이구요.
    핵심요약해 주신 원글님 감사드려요.

  • 5. 저도
    '18.10.27 3:35 PM (59.9.xxx.213)

    요약해주시는 글 기다리고 있었어요,
    저는 묘지에 벌통 얘기부터는 봤는데 앞에를 못봐서 말이죠.
    다시 보기 해야겠어요,
    늘 감사합니다.

  • 6.
    '18.10.27 3:45 PM (122.42.xxx.212)

    잘읽었어요. 감사합니다~

  • 7. oo
    '18.10.27 4:26 PM (218.237.xxx.203)

    생각의 무능은 말하기와 행동의 무능을 낳는다. 그게 악의 평범성이다
    ....이 부분이 기억에 남네요. 전력소비 환경문제 등에 관한 부분도 재밌었어요. 일있어서 늦게 봤는데 이 글 읽으면서 한번 더 되새기게 되네요.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 8. 나누자
    '18.10.27 5:15 PM (122.34.xxx.30)

    사실, 끝 부분 상욱 님의 유로 파크 체험 후에 나온 수다들이 흥미로웠어요.
    롤러코스트를 탄 후에 "자기가 움직이는 걸 알 수 없다는 게 상대성 이론의 원리예요"
    라고... 빛의 광속에 이르면 시간은 멈춘다는 아이슈타인 이론을 설명해 주신 것.

    광속의 속도로 무엇(여기에선 롤러코스트에 오른 상욱)을 가속시키려면 태양계 전체의 에너지가 필요한데, 이건 1g이 빛의 속도로 날아가려면 150조의 Kcal(= 200억 리터)가 요구되는 뜻이라는 것. (헉~)

    이번 편은 특히 초딩5 이상의 자녀가 있으신 분들은 약간의 설명을 곁들이며 함께 시청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9. ㅇㅇ
    '18.10.27 5:40 PM (82.43.xxx.96)

    한나 아렌트가
    전범재판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고 쓴 책
    "악의 평범성" 에 대한 내용은
    그당시에 엄청나게 공격받죠.
    그러나 지금은 모두가 동의하는....

  • 10. ㅇㅇ
    '18.10.27 5:41 PM (82.43.xxx.96)

    요약 진짜 좋아요.
    나중에라도 꼭 챙겨볼께요.

  • 11. ...
    '18.10.27 5:54 PM (218.236.xxx.162)

    잘 읽었습니다
    전쟁범죄자를 이스라엘 법정에 세운 것 부러웠어요

  • 12. . . .
    '18.10.27 6:19 PM (175.223.xxx.232)

    알쓸신잡 3ㅡ독일 프라이부르크 편. 요약 감사합니다!

  • 13. 알쓸신잡
    '18.10.27 7:11 PM (61.85.xxx.249)

    이번편도 기다리고있었어요
    감사합니다~~

    순종적인 사람이 나쁜일에도 순종적으로 잘 따른다는 말씀
    관리가 무너지면 인간 본성 나온다는 말씀

    악,죄 많은 생각이 들게 해주었어요

  • 14. 000
    '18.10.27 7:23 PM (124.50.xxx.185)

    알쓸신잡 정독하기.

  • 15. 감사해요
    '18.10.27 7:27 PM (175.223.xxx.125)

    요약글 읽으면서 다시 정리하게 돼서
    너무 감사합니다^^
    특히 유시민님의 악이 악한 사람만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악에 가담하지 않기 위해서는 누구나 생각해야
    한다는 말씀 다시 새깁니다.

  • 16. 감사합니다
    '18.10.27 8:03 PM (39.7.xxx.31)

    잘 읽었습니다:)

  • 17. 나옹
    '18.10.27 10:49 PM (123.215.xxx.117)

    뒷부분만 봤는데 한나 아렌트의 이야기 너무 공감이 가네요. 꼭 다시 봐야 겠습니다. 원글님 감사합니다.

  • 18. ...
    '18.10.27 11:09 PM (49.163.xxx.134)

    우생학자~ 아이히만 나오는 장면 즈음이 인상깊었어요.
    히틀러 보면서 요즘 처와 함께 시끄러운 누구도 떠올랐고...
    열린 사회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볼 계기가 되었어요.


    유시민님의 악이 악한 사람만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악에 가담하지 않기 위해서는 누구나 생각해야
    한다는 말씀 다시 새깁니다. 22222

  • 19. 오늘 좋았어요
    '18.10.28 9:33 AM (98.250.xxx.150)

    저도 오늘편 특히 더 좋았어요
    전반부 나찌독일과 한나 아렌트의 이야기
    아주 깊이와 울림이 있는 내용이었죠.

    후반부 지구 온난화와 에너지 절약에 대한 부분. 에너지 절약은 결국 생활방식에 대한 문제라는거. 깊이 공감햇어요.

    이번 시즌 3는 특히나 모든 패널이 제 역할을 다 잘하고 있는 것 같아요.

    김영하 작가로부터는 여행하는 법에 대해서 많이 배우네요. 한국의 알랭 드 보통(맞나요? 여행의 기술 쓴) 이신듯.
    특히 김상욱 교수님.. 뒤로 가면서 점점 입이 풀리시는 듯하구요.
    어려운 물리 이야기를 쉽게 전달해주시네요.

    김진애 박사님은 적재적소에 콕 찌르는 질문을 던지시는것 같구요.

    아무튼 오늘편 특히 좋았습니다.

  • 20. 나누자
    '19.2.5 6:11 AM (217.182.xxx.63) - 삭제된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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