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퇴근 후 처음 앉은 자리에 양말을 벗어서 곱게 놔둬요.
소파에 앉았으면 소파밑에
식탁에 앉았으면 식탁밑에
침대였으면 침대밑에
도저히 고쳐지지가 않아서 잔소리때문에 싸울 날까봐
제가 수용하기로 했어요.
져 주자라고 생각해서 제가 이긴 줄 알았는데
결론은 제가 진거고 그 양말 볼 때마다 홧병이 쌓여요.
제가 져 주면 가정이 평화로울 줄 알았는데
여기서 막히니까 남편의 다른 약점을 더 크게 인식하고
눈을 흘기고 있더라구요. 서랍마다, 싱크대 문짝마다 한 번 열면 못닫아요.
오늘 아침에 보니 총 6개를 열어놨더라구요.
양말 꺼내고 서랍 열어놓고
텀블러 찾으면서 싱크대 위아래 옆 열어놓고
약 꺼내고 그릇장 열어놓고 약 쳐먹고 약봉지 식탁위에 그대로 두고
이것들 치우는데 힘도 안들고 시간도 안들어요.
주워다 세탁기옆에 두고 문들은 닫으면 되거든요.
그런데 그런거 치울때마다 제 행동이 무지 막나가요.
양말은 제 발로 질질 밀고가다가 세탁기 근처에서 휙 발로 던져버리고
문들은 항상 소리나도록 부셔져라 탁탁탁 닫고, 서랍장 어거지로 밀다가 서랍바퀴 어긋났어요.
식탁위 약봉지들도 와락 구겨잡고 쓰레기통에 아주 휙 던져요.
저도 곱고 싶거든요. ㅠㅠ
이거 어떻게 글 끝내야,하나,,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