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로지 국내 중고등 대학만 나와 해외학위, 유학에 대해선 전혀 모르는 사람입니다만 최근 알바 차원에서 지역 일을 좀 하다 이런저런 얘기를 듣다보니 진심 제가 모르는 세계들이 있더군요.
1. 과거 2000년대 초반엔가 우리 대학중에도 1플러스 3이라고 해서 국내 대학에 일단 입학한 뒤 해외대학으로 2학년에 유학가 졸업하면 국내.해외대 학위를 모두 받는다는 입학전형이 있었습니다. 중앙대, 건대, 외대 이런 곳에 글로벌어쩌고 하는 학과들이 그랬는데, 이게 학교에서 편법으로 만든 과정이라 나중에 문제가 돼 모두 없어졌더군요. 제가 아는 어떤 학생이 고1 때도 공부를 별로 못했는데, 서울에 저 사립대 중 한곳이 그 과를 합격했다고 해서 그저 수능을 잘 봤나 했더니... 무튼 당시 기사를 찾아보면 대학들도 학생들 뽑아놓고 이삼년 후 결국 학과가 폐쇄된 셈인데 그 학생들은 어떻게 됐는지 궁금하네요.
2. 유학원 관계자에게 들은 얘기입니다. 입시에 실패하고, 유학원 통해 일정 영어점수(토익 토플은 아니던데)와 교양수업을 듣다가 다음해(국내 대학에 진학했으면 대학 1학년2학기) 9월 외국대학에 편입학 하는 과정이 널렸답니다. 이 경우 유학원의 프로그램을 해외대학에서 인정해서 편입을 받아주는 거고, 그 대학에서 졸업할 때까지 3~4년 공부한 후 학위를 받아 돌아오는 겁니다. 물론 못따라 가서 중도 탈락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근데 이 경우도 그 대학에서 진짜 학생으로 인정하는 경우(장학생, 기숙사 혜택 가능)와 일종의 평생교육원 학생으로만 인정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네요. 졸업장 자체가 다른데 국내에서는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니 그냥 해외 **대학 졸업이라고 하는 거고요. 문제는 학생이나 부모가 이런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는 경우 vs 인지하지 못하고 유학원 말빨에 속아 갔다가 거기서 비로소 인지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돈만 퍼붓다 졸업하고 오는 경우 등으로 나눠진다 합니다. 재작년까진 외국대학 항공학과(졸업하면 기장 가능), 항공서비스학과 쪽 유학상품이 엄청 핫했는데 교육부에서 문제 삼는 바람에 주춤했다고.
그런데 유학이 끝이 아니죠. 한국에서 취업이 안됩니다. 누구나 아는 하버드대, 예일대 졸업한 펀드매니저, 교수급 지식인이야 검증 절차가 확실하겠지만 잘 모로는 외국 대학 어디 졸업장, 학위증 내면 국내 중견기업 이하에선 검증을 못해서 아예 뽑지를 않는 결과가... 물론 이렇게 유학한 학생들은 대부분 집안이 좋아 어디 낙하산 들어가거나 집에서 놀아도 괜찮은 경우가 많죠. 혹자는 유학원에 사기 당해도 자기 자식 흠 될까 말도 못해서 이슈가 되지 못하고 묻히는 거라고...
3. 그런데 특수한 분야는 좀 문제가 있어보입니다. 제가 겪은 일이라 진짜 조심스럽게 말씀드리지만, 의사와 상담사 경우가 그랬어요. 제 한참 먼 친척이 어디 외국에서 의사 공부를 하고 있는데(무슨 과인지는 잘 ㅡㅡ), 나중에 국내에 들어와 의사를 할 수 있다는데요. 이미 동남아 치대, 동유럽 의대 같은 걸로 유학 상품이 있다고 하네요. 국내에서 의대입시 실패하고, 그렇게 해외 의대과정도 저 위의 유학원 프로그램으로 갈 수 있다고. 해외 의사면허는 국내서 인정이 안되지만, 그게 또 일부 인정이 되는 경우가 있다는데... 진짜인가요?
상담사의 경우 최근에 지역센터에서 여자청소년들 상담하시는 분을 개인적으로 뵙고 있는데, 전 이 분이 외국대 상담학 박사라는 게 정말 믿어지지가 않아요. 외모는 오은영 샘처럼 화려(?)하고 인자한데, 상담하는 내용이 '저런 말은 나도 할 수 있겠다' 싶은... 결정적으로 그분이 자기가 상담한 학생에 대해 뒷말(임신, 낙태)을 공공연히 떠벌리는 거 듣고 인격까지 의심스러워지는 지경이었데, 혼자 괴로워하다 같이 일하는 다른 분께 살짝 운을 띄웠더니 저보고 세상 순진하다며, 그 학위 네 눈으로 봤냐고, 외국 상담학 박사 돈 내면 받는 거 같던데 아니냐며 비웃더라고요. 더 자세히 물어보진 못했지만, 이 상담사분 프로필은 공식적으로 도교육청에도 보고된 거 거든요.
혹시 저 위에 1플러스3 국내대학 입학했던 학생들 상황, 외국 의사면허 인정 여부에 대해 확실히 아시는 분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