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잇살인지 30대 후반 다가오니 살이 조금씩 조금씩 쪄서 영 브랜드 66도 잘 안맞게 됐어요
애 둘 키우면서 일하고 전쟁치르며 살고 있는데 저녁 한끼 정도는 몇 숟가락 덜지 않고 저녁 먹고 싶더군요..아침은 잘 못 먹거든요..
저녁은 애들하고 같이 먹고, 일하고 돌아온 직후라서 배고프니 꼭 먹게 되길래
살좀 빼보자 싶어서 점심을 고구마랑 우유 싸가지고 다니면서 먹어요
아침에는 그래서 바나나랑 카누, 점심은 고구마랑 우유 그리고 저녁은 애들하고 같이 밥 한그릇 먹고 가끔 밤에 맥주도 마시고요 그래도 총 칼로리가 얼마 안되니까 살 빠질줄 알았지요
거기에 덧붙여서 애들 재우고 나서 아파트 단지 40분씩 꼭 걸어요 40분 걸으면 4000보 정도는 나오더라구요 거기에 회사에서 걸어다니는거 더하면 적어도 6000보는 될거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오늘 친정갔더니 친정 엄마가 늘씬한 여동생하고 비교하면서 (여동생도 회사다니는데 아이 하나 키우고 도우미 아줌니 계세요....얘는 늘 피트니스 센터 다니면서 관리하고 바이어들 자주 만나는 직업이라서 식단을 엄청 엄격하게 관리해서 55사이즈에요) 저보고 '살이 계속 디룩디룩 쪄간다'는 거에요...
저는 옛날부터 엄마든 시어머니든, 나이드신 어른들이 오지랖이랍시고
얼굴이 좋아졌네 안좋아졌네
피부가 푸석해졌네
살이쪘네 빠졌네 등등을 언급하는것이 너무너무 싫었어요
외국에서도 이렇게 살찌고 빠지는거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you seem to gain weight'이러면서 이야기하나요?
무지무지 실례인것 같은데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살이쪘니 빠졌니 이야기를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스몰토크조로 하고
우리엄마는 내가 얼마나 아등바등 살면서 개중에 살좀 빼보겠다고 점심에 고구마랑 우유 싸가지고 다니는것도 모르고 딸한테 '살이 디룩디룩쪄간다'니요..
진짜 너무 짜증나고 어이없고...뭐 살 안빠졌나보죠..그래도 전 계속 이렇게 노력하긴 할건데 엄마 한마디 들으니까 그냥 너무너무넘 짜증이 나는거에요...
전 그래도 배만 좀 나왔고 하체비만인데 비해서 허리랑 옆구리에는 살 없어서 요즘에 약간 루즈한 맨투맨에 슬렉스 입고 다니면 제가 볼때는 그렇게 심한거 같진 않은데 친정엄마는 여기저기 다 울룩불룩 튀어나와있고 배도 임신 8개월에 다리만 가늘거든요....제가 엄마한테 한번도 엄마 살좀빼라 배가 어쩌고 한적도 없는데 왜 엄마는 더 어른이라는 이유로 저렇게 다 큰 딸한테 말로 상처를 주는걸까요..
이번에 시댁 가서도 4년만에 첨 본 시고모라는 사람이 '그집 둘째며느리 살좀쪘네..등발이 좋아...난 셋째 가진줄알았네
라고 말하는거 듣고 너무 짜증났어요..왜 제가 월급 잘 벌어오고 그 집에 설거지에 음식까지 하러 갔는데 생판보는 여자한테 이런 소리를 그냥 들어야 하는건지..
우리나라 사람들 남의 살 가지고 왈가왈부좀 안했으면 좋겠어요 정말이에요..
인스타에서도 자기들이 셀럽이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사진 올리면 여자들 시녀들 다 몰려와서
살이 더빠지셨어요 등등....그냥 친구들 오랜만에 만나도 살이야기..그놈의 살 살 살 살 지겨워요
살 말고 요즘 읽는 책이 뭔지 요즘 재밌게 본 영화가 뭔지 너는 이런 사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하고 대화하고 싶어요..여자들은 만나면 다 살 이야기로 끝나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