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글들 읽어보니 사는 모습이 참 각양각색입니다.
딸만 일시키고 며느리는 공주님 대접하시는 시어머님도 계신데...저는 반대 경우네요..
물론 경우 없는 시댁은 아닙니다. 시어른들 좋은 편인데도 불만이 생기는건 어쩔 수 없네요.
결혼 이십년차가 다 되어갑니다.
시어머님이 좋은 편인데 음식 솜씨가 없으세요..제가 아주 잘 하는 편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시어머님이 솜씨가 없어서 저랑 동서가 명절 음식 준비를 대부분합니다. 물론 간소하게 하지만 최하가 이박삼일..길 때는 사박까지도 했네요.
친정과 시댁이 한 도시라 때로는 명절날 친정 갔다가 시누 온다고 하면 다시 가서 밥 차렸어요. 남편이 원했고 좋은게 좋은거라 생각했는데 날이 갈수록 일손은 안 돕고 늦게 와서 밥만 먹으려고 하는게 너무 눈에 보여 맘상하더라구요.
명절에는 4시간에서 6시간 걸려 내려가서 장까지 봐서 음식합니다. 때로는 김치도 없어요.ㅠㅠ
명절에 친정 갔다가 다시 컴백하길 오랫동안 하다가 몇 년 전부터 이제 왔다갔다 못 하겠다고 했고 남편도 서운한 기색이더니 시간 가면서 다들 그러려니 하는 분위기입니다. 다시 안 오다보니 명절 끝에 시간 맞춰서 다 같이 외식하기도 하고 아니면 시누가 명절 전날 시댁(시누에게는 친정)에 와요.
저는요...식사 같이 하려면 함께 준비하는게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이 준비 못 하면 설거지라도 해야된다고 생각해요.
근데 오래 전에는 조금 일찍 와서 돕는 시늉이라도 하더니 최근에는 딱 밥 먹을 시간 되야 옵니다. 멀리서 오는 거면 당연히 오느라 고생하니까 미리 와있는 사람들이 식사준비할 수 있어요. 근데 시누는 시댁과 같은 도시삽니다.
지난 설에는 다들 늦은 저녁을 먹고 있는데(우리 가족 동서 가족 시부모님 총 열 명) 시누 가족이 왔어요..아마 8시 넘어 9시 다되갔던거 같아요. 시간이 늦었으니 당연히 밥 먹고 오는 줄 알았는데 밥도 안 먹고 그 시간에 왔더군요. 차로는 30분 안 되는거리예요. 저는 부모님댁에도 밥 때 되면 먹고 가지 그냥 안 가요. 근데 갑자기 와서 밥 먹다가 밥차리고 음식도 부족해서 제대로 먹지도 못 했어요. 애들이 갈비 맛있게 먹고 있는데 갑자기 네식구가 오니 양이 부족하더라구요.
그래서 이번에는 온다길래 저녁 시간 맞춰서 오라고 연락했더니 집에서 6시 반에 출발할거라고 하더군요. 그럼 7시쯤 도착예상되고 거기에 맞춰 상 차려놓으니 딱 와서 네식구 밥 먹고 설거지는 할 생각도 안 하고 앉아서 과일 깍더군요.
저는 친정가도 올케언니 안 시키고 제 동생과 상차림 설거지 거의 다 합니다. 음식은 친정엄마가 명절 보내느라 해놓은게 많이 있어요.(우리 새언니 대박부러워요. 상차림과 설거지만 해도 요리 안 하면 얼마나 수월한지 몰라요 근데 우리 시누는 그것도 안 하려고 해요.) 가끔 올케언니랑 할 때도 있지만 올케 언니는 못 볼 때도 많아요.저랑 제 여동생은 오던 안 오던 신경 안 써요. 오면 봐서 반갑지만 못 봐도 그러려니 하고 서로 친정가는게 당연하다 생각하거든요. 오빠는 본가 처가 다 도보 거리에 살아서 가깝지만 오라가라 안 해요.
시누가 저러니 맘 상해요. 본인 엄마가 밥해주는거면 모르겠지만 올케들이 하는거면 저러면 안 되는거 아닌지...ㅜㅜ
제발 밥 먹을거면 준비 같이 하고 하다 못해 설거지라도 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