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웹툰 작가 ‘서늘한 여름밤’(필명) 이서현씨(30)가 기억하는 명절 풍경이다. 그는 이번 추석에도 시댁에 가지 않는다. 2016년 결혼 이후 3년째다. 이씨 남편은 홀로 시댁에 가 친척들과 함께 차례상을 차리는 것을 돕는다. 이씨는 여성이 일방적으로 부계 제사(차례) 준비에 희생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생각을 남편과 나눴다. 남편은 시댁에 이런 입장을 알렸고 시댁도 이를 받아들였다. 이씨 부부는 명절이 아닌 때 1년에 한두번씩 시댁에 내려가 시부모와 시간을 함께 보낸다. 이씨는 이번 추석에 그처럼 차례를 지내기를 거부하는 여성들을 만나기로 했다. 지난 13일 자신의 블로그에 ‘제사 가지 말고 나랑 놀자’라는 행사 홍보글을 올렸다. 차례에 참여하지 않는 여성끼리 추석 당일인 24일에 모여 점심식사를 하자는 것이다. 글을 올린 지 4시간 만에 40여명이 신청했고 15명이 모이기로 했다. 미혼과 기혼, 비혼 여부를 가리지 않고 차례에 불참하는 데 용기가 필요한 이들을 우선했다.
아내는 처가로, 남편은 시가로 가야 맞죠.
전을 구워도 각자의 본가에서 하삼.
아예 차례에 관심없는 사람들끼리 만나 식사를 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고.
언제부터 그렇게 세상이 시키는 대로 살았다고, 이런 불합리한 건 못 걷어차고 꾸역꾸역 고구마인생 사시는 분들 있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