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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교과서 'the lottery'라는 소설 아세요?

반전 조회수 : 956
작성일 : 2018-09-06 14:40:00
대학교 교양영어 교재에 있던 이 소설이 문득 생각나서.
다녔던 대학교는 자작나무와 마로니에 나무가 그득했던 대학이었고 1학년 교양영어 선생님이 
상당히 지적이고 열정적인 사람이었어요. 영어교재에 이 소설을 읽고 독후감을 써오라고 했는데
당시에는 인터넷도 자료도 없고 그냥 이 소설을 읽으면서 '뭥미?' 했던 기억이 나요.

소설은 아주 평화로운 시월의 어느 날, 미국 한 마을의 타작마당에서 시작되고 
마을 사람들은 서로 덕담을 주고 받으면서 올해 추수를 걱정하고 
자녀들 혼사를 걱정하면서...'제비뽑기'가 시작되는데 ...
그리하여 제비에 뽑힌 마을 주민 중에 친숙한 한 아주머니가 뽑히고
방금까지만 해도 서로 친숙했던 , 서로 음식 나누고 파티를 같이 했을 
마을 사람들은 일제히 그녀에게 돌을 던지면서 막을 내리는 겁니다. 
돌던지기에 가담한 사람들은 어른들 뿐 아니라 어린아이들도 아무런 감각없이
참여했고 돌 맞은 아주머니는 그렇게 죽어갔죠. 
당시 나이 갓 스물, 만으로는 열 여덟 나이. 세상과 인생을 전혀 알지 못한터라.
이 소설이 이해하기에 상당히 난해했었는데 그래서 
저의 독후감은 엄청나게 헤맬 수 밖에 없었답니다.
그런데 교회에 다녔던 내 친구 하나는 재빨리 파악을 해내더라고요. 
구약 여호수아서에 있는 '아간의 거짓말'에서 나오는 '제비뽑기'를 이미 알고 있었던 거예요.
교회에 전혀 다니지 않았던 사람들은 이런 기괴한 소설을 이해하지 못했던 거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지식이 일천한 터라 한참 동안 이 소설을 이해할 수 없었는데요. 

나이 쉰이 가까와 오면서 인간 내면에 있는 깊은 악의 실체라던가, 
악을 저지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무덤덤한 인간의 실체에 대해 경악한 것,
순진하다고 믿어지는 시골마을 사람들이 어떤 믿음에 맹목적으로 잡히면
그 무지함이 어마어마한 잔혹함, 야만성, 비인간성을 가져온다는 것을 비로서야 알게 된 것이죠.
이 소설을 쓴 작가는 이 짧은 단편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던진 것입니다.
'시골', '평범함', '평화로운 마을', '일상적인 대화', '맑은 날씨', '가족'
이러한 겉모습을 한 얼굴 뒤에는 인간의 깊은 악을 말하고 싶지 않았나 싶어요. 
IP : 191.85.xxx.120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읽어 본
    '18.9.6 3:29 PM (50.54.xxx.61)

    적은 없는데 궁금해지네요.
    단편이라니 언제 기회닿으면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군중에 편승해 비판없이 스스로의 행동을 돌아보지않고 악을 저지르는 인간들에 대한 이야기같이 느껴집니다.

  • 2. ...
    '18.9.6 3:42 PM (211.36.xxx.1) - 삭제된댓글

    온라인에서 많이 보여요

    누군가 타켓이 정해지면
    (나름의 비난받을 이유가 있는 사람이긴 하지만)
    너나할것 없이, 때로는 신나하면서
    집단적으로 공격하는 모습 많죠

    또 많은 경우 그 사람이 받아야할 비난 이상의
    조롱을 당합니다

  • 3. ......
    '18.9.6 3:59 PM (68.96.xxx.97) - 삭제된댓글

    미국 중학교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읽는 유명한 소설인 것 같아요.
    그거 읽고 진짜......오싹.
    저희 아이 숙제하느라 읽은 기억 나는데...

    반전 소설이라는 설명 들은 것도 같고요.
    무지한 집단의 맹목적 신념 등을 이야기하는 거라는 해석 본 것 같은데...정확히는 기억이 안나네요^^;;

    내용이 충격적이고 인상적이어서 제목과 내용은 기억이 나요, 분위기도.

  • 4. 그렇죠
    '18.9.6 4:43 PM (112.154.xxx.167)

    주위에도 더러 있지 않나요?
    특히, 종교에 빠지는 사람들이 그런경우가 많은거같네요
    얼마전 티비 어느 고발프로에서도 봤네요
    어떤종교집단의 우두머리인 교주와 아들이 아주 작은 나라, 피지에 거대한 땅을 사들여 여기 교인들을 대거
    이주시켜놓고 농장에서 일하게 하면서 노예처럼 부리며 살고 있더라구요
    폭행도 일삼으면서요 참지 못하고 탈출한 사람들이 고발하면서 알려지게 되었고 지금 조사중인 상태이구요
    그렇게 잘못된 길인줄 알면서 그들은 왜 그런 종교에 미친듯이 빠져들까요? 무지하니 판단력은 떨어지고
    뭐든 쉽게 믿어버리고 맹목적이게 되는거겠죠
    맹목적으로

  • 5. .....
    '18.9.6 5:32 PM (125.186.xxx.152)

    영문학은 성경 기반이라..
    신자가 아니어도 성경은 한번 읽어야 영문학 이해가 쉽다고...고등때 영어쌤이 한 말이 생각나네요.

  • 6. ...
    '18.9.6 6:09 PM (221.151.xxx.109)

    저 영문과인데 이거 배웠어요
    교수님도 열정적이셨고
    유학갔다온 직후라 정말 하나라도 더 알려주시고 싶어했었고

  • 7.
    '18.9.6 6:27 PM (1.237.xxx.90)

    셜리 잭슨의 제비뽑기라는 제목으로 출판됐어요. 저도 읽었는데 정말 내가 저 마을 주민이어도 그랬을것 같다는 이입이 되면서 무서워지더라구요. 인간은 원래 악한 존재가 맞나봐요. 그걸 이성으로 억누르고 사는건지. 셜리 잭슨 소설 국내에 3편 번역됐는데 다 좋아요. 읽어보세요.

  • 8. ....
    '18.9.6 8:01 PM (211.110.xxx.181)

    전 84 학번인데 영어 교재에 나오는 걸 읽고 너무 쇼킹해서 아직도 기억이 나네요
    인간이란 참 잔인하구나...
    님 덕분에 제목을 알게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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