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는 세상이 느리게 가는거 같고
내 환경이 좋지 않을 때에도
미래의 나는 잘 되어있을거 같았는데
마흔중반에 접어든 지금은요
눈만 돌리면 슬픔이 걸리적거려요.
엄마가 석달전쯤 돌아가셔서 그럴까요.
가족의 죽음을 겪고 나서
신에 대한 생각마저 바뀌었어요.
그전엔 그나마 복주고 벌주는
전지전능하고 인격적인 신이 있을거 같았는데
물론 여전히 내 생각이지만
종교는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란
후에 걸쳐 미화되고 첨언된것일거란
그 생각이
정말 진저리치게 외롭게 느껴지더라구요
나이가 들수록
더 그렇겠죠.
아직 어린 내 아이도
이제 17살 11살인 내 강아지들도
내가 슬픔으로 죽지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내 남편도
강아지가 아파요.
나이가 많으니 이제 죽음에 더 가깝겠죠.
17살 아이보다 11살 아이가 더 아프네요.
아침부터 동물병원을 오가며
약으로 안되면 시티검사와 수술을 해야할지 모른다는
의사의 말에 가슴이 싸하게 저미네요.
집에 와서 약 먹이고 안아주고 긁어주고
눈 마주치고
매일 매일 아침마다
오늘 하루만 살자는 마음으로 다짐하는데
뭐든 너무 큰 기대도 하지말고
그저 하루 넘김에 감사하자 싶은데
소방관 사망 뉴스 보면서
그 젊은 가족이 생각나 눈물 나고
세상만사 허무하고
얼마전 강아지 죽었는데 너무 힘들어하던
82회원의 글에 그 분은 좀 나아지셨나 궁금하고
슬픔엔 면역이 없을까요?
이별도 겪을수록 면역이 없을까요?
누구나 이 나이되면 겪는거 아니죠?
제가 이상한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