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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정말 행복한 하루

조회수 : 3,790
작성일 : 2018-08-12 22:45:46
너무 행복해서 일기 써봅니다

5년 전ᆢ 남편도 일자리 없이 떨어져 살고 제가 버는 이백만원 정도로 중딩초딩 형제를 키우던 시절, 그래도 방학이니 어렵게 이틀 휴가내서 어딘가 가보려고 숙박딜이 젤 싸게 나온 울산으로 저랑 아이들, 셋이서 고속버스 타고 가는데요

휴게소에서 화장실갔다가 간식을 사는데 초딩 5학년 둘째가 휴게소 이천원짜리 저렴햄버거랑 알감자 사이에서 너무 오래 갈등을 하는거에요
그래서 차시간은 다됐고 그냥 둘다 하라고 했더니
아이가 깜짝 놀라 그래도 되냐며 기쁨과 놀라움과 미안함이 동시에 터져나오는 표정으로ᆢ 자기가 너무 돼지같이 욕심많아 미안하다는 거에요ᆢ
저는 자랄때 이보단 유복했던거같은데ᆢ. 끼니 겸한 간식인데 어쩌다가 이정도도 맘껏 못사주는 처지로밖에 안됐을까.

그때부터 제 꿈은 적어도 고속버스 휴게소에서는 애들 먹고싶은거 다 사줄수있는 부모가 되자 였습니다

그후 몇년에걸쳐 벌이도 조금씩 늘고 남편도 직장을 구했어요
가끔 애들 치킨 시켜줄때 두마리씩 시키고 피자 시켜줄땐 라지두판 시키고 휴게소에선 물론 먹고싶은거 다 사줍니다

애들은 이제 익숙해져 별 생각없이 먹지만
저는 몇년사이 나아진 우리 살림수준이 아직도 안믿기고 너무 감사하고 이렇게 해낸 우리부부가 스스로 대견해서 아무도 몰래 눈물이 납니다 ㅠㅜ

오늘저녁 피자 두판 시켜주고 괜히 뿌듯해서 써봅니다 ᆢ
IP : 125.132.xxx.156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솔솔라라
    '18.8.12 10:51 PM (175.114.xxx.210)

    읽으면서 저두 눈물나네요
    어릴때 우리집도 많이 가난했는데
    그래도 부모님이 어떻게든 피서를 데리고다녔어요
    그때 기억이 아직도 자산처럼 남아있어요
    두 아이도 그럴거라 믿습니다
    더 부자되시되 가난한날의 작은 행복도 잊지마시길ᆢ

  • 2. 글 읽으니 저도 기쁘네요
    '18.8.12 10:54 PM (211.247.xxx.95)

    아이도 참 착하네요. 오래오래 행복하시길 ~~

  • 3. 사는 맛이
    '18.8.12 10:55 PM (118.218.xxx.190)

    보입니다.홧팅...

  • 4. 행복
    '18.8.12 11:06 PM (14.40.xxx.74)

    님 행복이 소록소록 묻어납니다^^

  • 5. 행복하세요
    '18.8.12 11:06 PM (211.210.xxx.216)

    자녀들도 잘 자랐으리라 짐작됩니다

  • 6. 그랬어도 되는데..
    '18.8.12 11:08 PM (175.193.xxx.206)

    집도 있고, 학교에서 냉장고 전화기 조사하던 시절 다 자동차, 피아노는 없었지만 냉장고, 집, 전화기는 있었는데 피서는 아마도 집나가면 고생이라 안가신것 같고, 어딜 나가도 밖에가서 오붓한 외식은 사치라 여기셨던듯 해요.

    우리 부모님은 앞집에 단칸방 사는 친구의 예쁜옷, 외식, 피서등등을 "저렇게 살면 언제 집을 사냐?"로 마치 자신들만 바르게 사는양 하셨죠.

    전 반대로 살아요. 30에 보는 자연, 40에 보는 자연 그 느낌과 감성이 다른데 아이들은 어련할까? 차라리 아이들 사교육하나 줄이고 여행도 다니고 즐길줄 알게 하고 싶어서요.

    열심히 사셨네요. 그래도 고속버스타고 휴가를 즐기셨네요. 멋지세요.

  • 7. 대단하시네요
    '18.8.12 11:10 PM (211.44.xxx.42)

    고생하셨어요. 아이들도 착하구...
    저도 그렇게 자랐는데, 아직도 뭐 사달라는 말은 못해요..
    대신 제가 돈 벌어서 책도 사고, 옷도 사고... 그런게 얼마나 신기하고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뭔가 좋기도 한데 미안하고... 그랬네요.

  • 8. ......
    '18.8.12 11:14 PM (61.78.xxx.65) - 삭제된댓글

    읽는 저도 기쁘네요..
    앞으로도 더 잘 되실거 같아요.. ^^
    덕분에 행복한 마음 더불어 느끼고 갑니다..^^

  • 9. 따뜻한시선
    '18.8.12 11:28 PM (58.122.xxx.153)

    덩달아 기분 좋아지는 글이네요
    우리 앞으로 더욱더 기쁜 일들 많을거예요^^

  • 10.
    '18.8.12 11:54 PM (125.132.xxx.156)

    모두모두 감사드려요 ^^
    따뜻한 댓글에 더욱 행복해졌어요 ♡♡♡

  • 11.
    '18.8.12 11:56 PM (125.132.xxx.156)

    댓글님들도 모두 평안하시길요~~♡

  • 12. ㅇㅇ
    '18.8.13 12:01 AM (175.223.xxx.166)

    마음 많이 아프셨을텐데.. 그간 고생 많으셨어요.
    눈물이 핑도네요
    착한 아이들과 내내 행복하시길~~!!

  • 13. 우왕
    '18.8.13 12:27 AM (211.215.xxx.107)

    너무너무 행복한 글이에요,
    애들도 참 바르고 예쁘네요.

  • 14. 좋은 부모애사고
    '18.8.13 1:10 AM (139.193.xxx.73)

    애들도 기특하네요
    늘 건강하사고 행복하시길
    분명 그럴거예요

  • 15. aa
    '18.8.13 1:15 AM (175.209.xxx.117)

    글읽다 눈물이 나네요
    아이들도 참 착하네요 앞으로 더 행복하세요

  • 16. ...
    '18.8.13 1:29 AM (1.231.xxx.48)

    원글님께선
    돈으로도 살 수 없는 너무나 소중한 것을
    이미 가지고 계시네요.
    서로 아끼고 위하는 가족이야말로 최고의 축복입니다.
    아마 앞으로 좋은 일들 더 많이 생기실 거에요.

  • 17. 착한
    '18.8.13 4:07 AM (175.198.xxx.197)

    아이의 초롱초롱하고 선한 얼굴이 오버랩됩니다.
    꽃보다 사람이 아름답지요.
    앞으로 꽃길만 걸으시길...

  • 18. 행복
    '18.8.13 9:29 AM (175.223.xxx.40)

    행복이란 이런 것인데 말예요 ~~~

    저도 왜 주책 맞게 눈물이 나나요 ㅠ
    원글님 앞으로는 행복만 하시길요 !!

  • 19. 공감
    '18.8.13 2:49 PM (202.38.xxx.115)

    그래서 저도 제 아이를 데리고 가끔 무리해서 여행을 떠납니다. 갔다 오면 우리만의 추억이 되어 사는 게 힘들때 버팀목이 되기도 하더군요.

  • 20. 아이 맘 기쁘게 해준 엄마도
    '18.8.16 7:44 PM (61.35.xxx.145)

    지혜롭고 미안하단 맘 가지는 아이는 너무 사랑스럽네요.
    열심히 살아오신 원글님 가정 늘 행복하고 사랑이
    넘치길 바래봅니다. (Feat 눈물 주루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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