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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생일 선물로 헤어지자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힘드네요 조회수 : 5,672
작성일 : 2011-09-20 10:26:03

 

 

이제 일주일이 되었네요 

추석 연휴 마지막 날 , 갑작스레 헤어졌어요 

매일 매일이 너무 힘든 나날이네요 …

 

제가 집이 지방이라 , 추석 전에 서로 집에 보낼 선물들도 들려 보냈는데

그 사람은 그 때도 마음 속으로 이별 준비를 하고 있었나봐요 .

연휴 마지막 날 , 서울 돌아와서 만났는데

느낌이 이상하더라구요 …

보통 저희 집으로 와서 만나는데 ,

문을 두드리지 않고 , 집 앞 카페에서 만나자고 .

 

저희 2 년 만났어요 . 알고 지낸지는 훨씬 오래 되었죠.

같은 학교 다니며 그 친구가 저를 오랜 기간 많이 좋아해서 시작된 관계였고

만나는 동안 제가 더 많이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

 

친구들과 같이 만나면 저를 너무 잘 챙기고 자상하게 대해주는 모습에

다른 사람들은 그 친구가 절 너무 많이 사랑하는 것 같아 보인다고 했지만 ,

사실은 제가 더 많이 사랑한 것 같아요 .

 

이상하다 생각하면서 집 앞 카페로 가니 ,

너의 생일 선물을 줄 수 없게 되었다 … 헤어지자

이렇게 얘기하더라구요

 

며칠 전 제 생일이었어요 .

그 사람은 제 생일에 프로포즈를 해 주기로 했거든요 .

몇 달 전 그 사람이 그 이야기를 하고 난 후 얼마나 생일을 기다려 왔는지 몰라요 .

상상만 해도 너무 행복했어요 .

 

그런데 그 선물을 해 줄 수 없다는 거죠 …

그 얘기를 멍하니 듣다가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니 … 언제부터 그런 생각 한거고

왜 하나도 티 내지 않았니

혹시 여자가 생긴거니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어요

 

그 친구의 대답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우리가 결혼하면 행복하지 않을 것 같대요 .

 

첫 번째 이유는 , 금전적인 문제예요 .

이전에 저 글 올렸다가 베스트 되어서 지웠는데 …

 

그 친구네 집에 빚이 많이 있어요 .

그리고 지금 … 부모님과 함께 친척집에 얹혀 사는 상태예요 .

빚이야 상속 포기를 하면 된다손 쳐도 , 집이 문제라서

저희가 결혼을 하게 되면 적어도 1 억정도를 대출해서 부모님 전세라도 구해 드려야 하는 상황이예요 .

그리고 그 친구가 부모님과 사이가 좋지 않아 전혀 같이 살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

저희가 살 집도 대출 받아 구해야했죠 .

 

그 친구 직업이 전문직이고 저도 대기업 다녀서

대출이야 어떻게든 해결한다 해도 …

그 친구 부모님께서 소득이 거의 없는 상태여서 결혼 후에도 생활비를 거의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

예전에 … 결혼 때문에 1 억을 대출받아 남자친구 부모님께 해드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글 올렸을 때

많은 분들이 반대하셨죠 .

 

네 … 그때 말씀 주셨던 대로 , 1 억이 끝이 아닌 상황이었어요 .

그렇지만 전 결혼 하려고 했구요 …

모두 이겨낼 수 있을거라 생각한 제 마음과 달리

그 친구는 힘들거라 생각 했나봐요 . 이번에 그 얘길 하더라구요 …

 

두 번째 , 이게 가장 큰 이유인데 …

이제 저한테 다 맞춰 줄만큼 저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대요 .

그 친구와 저는 참 많이 달라요 .

기본적인 정치 성향부터 평소에 좋아하는 것들 ,

그리고 인생의 지향점까지도요 .

 

정말 많이 다르지만 , 저를 너무 좋아하니까 제가 좋아하는 쪽으로 맞춰가려고

그 친구가 노력을 많이 했어요 .

물론 저도 그 친구에게 맞춰가려고 노력을 많이 했고 …

이제 서로 많이 닮아간다고 생각했는데 ,

그 친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봐요 .

 

저도 머리로는 이해 해요 …

그 친구는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부모님 사이를 포함해 가정이 불행해졌다고 생각해서

돈이 행복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

 

돈을 많이 벌게 되려면 그 친구의 직종상 젊은 날의 여유와 즐거움을 모두 포기해야 해요 .

야망도 있고 , 능력도 있어서 정말 성공할 수 있을 것 같구요 .

 

그렇지만 제가 그 옆에서 함께 행복해지긴 힘들겠죠 …

연애하는 중에도 그 친구 일이 많이 바빠서 만나지 못할 때면 많이 속상한데요

저는 여행도 좋아하고 , 아이가 생기면 아이에게도 자상한 아빠였으면 좋겠으니까요 .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함께 하는 미래가 행복할거라고 저 스스로를 다독여 왔는데

이렇게 헤어지고 나니 …. 참 허무하네요

 

여자가 생긴 건 아닌 것 같아요 .

그런걸로 거짓말 할 사람은 정말 아니거든요 …

 

프로포즈를 앞두고 미칠듯이 고민하다가 내린 결론이라고 하는데 …

저한테는 정말 너무 아픈 생일 선물이었네요 …

처음엔 믿기지 않는 꿈 같아서 매달리고 또 매달리고 …

그럴수록 더 매몰차지는 그가 또 믿기지 않고 …

 

아직 잠을 잘 못자고 밥도 잘 못먹고 있지만

이제 조금씩 안정되어 가고 있는게 느껴져요 .

그렇지만 아직 혼자 있는 시간이 너무 무서워요 …

전화 하고 싶고 … 그의 예쁜 미소를 보고 싶구요

 

여러 번 이별을 겪으며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언제쯤이면 괜찮아질지 모르겠어요 .

학교 친구였던지라 친구, 선배 모두 다 너무 많이 얽혀있는데...

 

그 사람이 정말 행복해지기를 바라지만

지금 제가 힘든 만큼 그도 힘들기를 바라는 이기적인 마음은 어쩔 수가 없네요 .

그런데 그는 그렇게 힘들지 않나봐요 …

갑자기 급한 일이 터져서 많이 바쁘거든요 . 바쁘면 생각은 별로 안 나잖아요 …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의 구절이 생각나요

사랑 받던 사람에게서 그 사랑이 없어졌을 때 , 그 사람의 빛도 꺼진다구요

사랑을 하는 사람의 빛은 스스로에게서 나오는 빛이라 착각하며 살지만

사실 그 빛은 상대방의 사랑이 내게서 반사되는 것이라구요 .

제가 참 못난이가 된 것 같네요 …..

 

친구들은 잘 헤어졌다고 ,

마음이든 물적인 것이든 좀 더 여유로운 사람을 만나라고 하지만

그런 사람은 그냥 그런 사람일 뿐 ….

제가 사랑한 그가 아니잖아요 .

저 어쩌나요 ….

IP : 58.87.xxx.234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현실을
    '11.9.20 10:33 AM (1.177.xxx.202)

    직시하셔야죠.. 1억 대출 너무 쉽게 생각하시는거 같은데요.. 빚이 빚을 부르는 겁니다. 전문직이고 대기업다니시면 그 빚 쉽게 갚을수 있다 생각하시나요?? 절대 아닙니다.. 세상살이라는게 무슨일이 더 벌어질지 모르고 아이가 태어나면 끝도없이 돈 들어갈일만 생깁니다. 돈이 들어올 일은 거진 없구요.. 경제적으로 힘들면 모든게 귀찮아 집니다. 남자분께서도 여자분 앞길을 생각해서 그런 결정을 하신거 같은데 받아들이시는게
    현명한 판단이라 생각됩니다...

  • 2. ...
    '11.9.20 10:39 AM (122.42.xxx.109)

    원글님 자신보다 남친이 원글님을 더 잘 알기에 헤어짐을 택한거 같네요. 본인은 모든 걸 다 이겨낼 수 있다고 하시지만 글쓴 것 보면...남친의 짐을 나누어 들기보다는 짐을 더 얹을 것 같은 분으로 보여요.

  • 3. .....
    '11.9.20 10:42 AM (175.196.xxx.75)

    남자분이 전문직이고 집이 어렵다면 원글님께서 좀 보태주어도 될듯한데 원글님도 그럴 생각은 없으신가봐요..? 넉넉한 집으로 장가가라고 놓아주세요...

  • 4. 에고
    '11.9.20 10:45 AM (147.6.xxx.8)

    이전 글도 그렇고 그런 비슷한 고민글 올라오면 헤어지세욧! 하고 강력하게 댓글 했었는데..
    막상 헤어진 원글님 심정을 읽으니 마음이 아픕니다.
    길게 보면 잘된 일이고 현명한 일일테지만 지금 그런 이야기가 눈에 들어오시겠어요..ㅠ ㅠ
    기운내시고 나중에 현실이 너무 힘들어서 사랑이고 뭐고 웬수가 되는 것보다는
    아프게 헤어지고 그리운게 더 낫다고 다독이세요..

  • 5. ㅇㅇ
    '11.9.20 10:46 AM (211.237.xxx.51)

    더 살아보시면 지금 헤어진게 수렁에서 건진 내 인생이였다는걸 느끼게 될겁니다.
    저도 윗분 말처럼 좀 경제적으로 윤택한 여자 만나라 놔주는게 옳다는 생각이드네요..

  • 6. 괜찮은남자
    '11.9.20 10:47 AM (125.180.xxx.163)

    원글님을 사랑해서 보내준 것 같네요.
    같이 지옥으로 걸어들어간게 아니라...
    고맙게 여기시고 빨리 아픔을 극복하시는 수 밖에...

  • 7. 원글
    '11.9.20 10:48 AM (58.87.xxx.234)

    머리로는 아는데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요.자꾸 붙잡고 싶어요...저도 보태주고 싶지만 그럴 형편이 아닌데...그냥 놓아주어야 하는거겠죠..

  • ...
    '11.9.20 11:17 AM (121.169.xxx.129) - 삭제된댓글

    원글님, 냉정한 이야기일지몰라도, 남자분 생각은 아마 원글님의 생각과 좀 다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첫번째로 우리집 빚이 많아 니가 오면 고생한다라는 이유를 들었지만, 아니예요.
    남자들은, 아니 사람들은 모두 사랑하면 이성을 잃고 뭐든 헤쳐나갈 수 있다 생각해요. 실제로도 그렇기도 하구요.
    근데 그 사랑이 조금씩 사그라들면 핑크빛 미래가 점차 회색빛 현실로 바뀌게 되는데 남자분이 그런 상태인 것 같구요.
    그렇게 되면 이제 헤어질 구실을 찾게되는거예요.
    오면 니가 고생한다.. 이건 구실이구요. 진짜 이유는 두번째에 나와있네요.
    니가 힘들까봐, 니가 고생할까봐.. 이런 이유를 대면 남자는 상대에게 상처주지 않고 아름답게 끝낼 수 있다고 생각하나보죠?
    사실은 원글님이 더 마음아파지는 길인데, 여자가 극복하지 못해 헤어지는거가 되버리는.... 참 이기적인 남자예요.
    붙잡으면 붙잡을수록 매달리면 매달릴수록 남자마음의 바닥을 보게 될꺼예요.
    남자는 계속 핑계를 대야하니까요.
    그래 이제 나를 사랑하지 않냐? 뭐? 맞춰주기 싫어???? 잘먹고 잘살아라 괜히 핑계대지말고 치사하고 구차하다 나쁜놈아! 이러고 그냥 끝내세요.

  • 쩝..
    '11.9.20 12:39 PM (114.200.xxx.81)

    남자들은 자기가 사랑에 미쳐 있을 때에는 "나 못 믿냐, 우리 둘이 잘 할 수 있어"라며
    뒤로 주춤거리는 여자를 오히려 꽉 붙들죠...

    남자분이 원글님께 맘이 떠난 거 같습니다. 다만 마음이 떠난 이유가 원글님에 있는 게 아니고
    남자분이 자기 상황이 너무 힘들었을 거 같아요. 자기 생활이 힘드니까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은 거겠죠.
    솔직히 그런 이유만 가지고는 어떤 여자도 못 만나지 않을까요.
    남자분 입장에선 지금 봉양해야 하는 부모도 힘든데, 결혼해서 살면 와이프에 자식까지..
    자기가 먹여살려야 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진 게 힘든 게 아닌가 싶어요.

    그리고 다 떠나서.. 좋은 남자 만나세요.
    솔직히 여동생이라면 "잘됐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해줬을 거 같아요.

  • 8. 사랑은 사랑일뿐.
    '11.9.20 10:50 AM (115.143.xxx.38)

    재래시장 가서 굵은 콩나물로 하면 더 맛있어요.

  • 9. ..
    '11.9.20 10:53 AM (61.81.xxx.147)

    객관적으로만 봤을때는 잘 헤어지셨네요
    지금 힘든것은 시간이 해결해줄거에요
    될수있는한 빨리 다른 연애를 시작하세요

  • 10. 위로가 되시길...
    '11.9.20 10:55 AM (118.220.xxx.21)

    http://tvpot.daum.net/clip/ClipView.do?clipid=27945990

    알리의 365일이에요...

    그냥.....잘 보내주세요...다시 좋은 사랑하실날이 있을거에요...

  • 11. 가장 중요한 사실.
    '11.9.20 12:57 PM (203.142.xxx.49)

    사람 사는거 그래요
    어떤 식으로든 상처 있고
    아픔있고...

    전 아부지 항암치료 3차 투여차 입원 하셨다가
    검사결과 악화일로라 포기하고 퇴원시키는 날인데
    아부지 얼굴 어케 대하나 난감해 안절 부절 이러고 있습니다요.

    울지말고 현실적으로 대처 해요.
    파이팅!

  • 12. ..
    '11.9.20 2:26 PM (116.37.xxx.149)

    남친이 어떤 전문직인진 모르겠지만 지금 남친의 상황으로서 경제적으로
    도움 많이 줄 수 있는 여자를 찾는건지도 모르겠네요
    냉정하게 님이 도움줄 수 없는 상황이라면 님이 떠나주는게 서로에게 좋죠
    그치만 마음 아파하시는 님글이 느껴지네요..
    훨씬 더 좋은 남자 만나시길 바랄께요

  • 13. 저도
    '11.9.20 8:49 PM (118.45.xxx.30)

    마음이 떠나갔어요.
    남친이 더 경제력 있는 집으로 가고 싶을 겁니다.
    매달리지 말고 놔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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