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느 부부의 일기

바다의여신 조회수 : 3,082
작성일 : 2018-07-23 16:24:17
2018. 7. 22.

아내의 일기

저녁 내내 남편이 좀 이상하다. 
오늘은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만나 저녁을 먹기로 약속했었다. 친구들과 하루종일 쇼핑을 했는데, 그 때문에 조금 늦었다고 
화가 난 것 같긴 하지만 남편이 그래서 그렇다고 말한 것은 아니다. 대화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어디 조용한 곳에 가서 이야기좀 하자고 했다. 
남편도 그러자고 했지만 그다지 입을 열지 않는다. 
뭔가 잘못된 일이라도 있냐고 물어도 '아니'라는 말 뿐이다. 
내가 잘못해서 화가 났냐고 물었다. 
화난 거 아니라고, 당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란다. 

집에 오는 길에 남편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다. 
남편은 그냥 웃어보이면서 운전만 계속했다. 
그의 행동을 이해할 수도 없고 '나도 사랑해'라고 말해주지 않는 이유도 알 수 없었다. 

집에 도착하니 남편이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다. 
나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이 된 것처럼 말이다. 
남편은 그냥 조용히 앉아 티비만 봤다. 
너무 먼 사람처럼, 없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이윽고 우리 사이에 침묵만이 흐르자, 
나는 잠자리에 들기로 했다. 약 15분 후 그도 침대에 누웠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위축돼보였고 
다른 생각에 사로잡힌 사람같아 보였다. 

그가 잠들자, 나는 울었다. 
무엇을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가 다른 사람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인생이 재앙이다. . . .


2018.7. 22.

남편의 일기

오늘 연습장 갔는데 .. 
계속 슬라이스가 난다...
이유를 모르겠다.
IP : 218.39.xxx.209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남자는
    '18.7.23 4:26 PM (175.198.xxx.197)

    저렇게 단순하고 여자의 미묘한 심리나 상황을 볼 줄
    몰라요.

  • 2.
    '18.7.23 4:30 PM (223.33.xxx.184)

    이 글 펌글인거죠? 이 글 읽으니 눈물이 나네요.
    요 며칠 냉전중이라 저도 세상이 넘 답답하고
    공기가 짓누르는 듯한 느낌으로ㅡ물론 상황은
    다르지만ㅡ 힘이 든데 조금 위로 받았어요.
    감사해요

  • 3. 정답입니다
    '18.7.23 4:34 PM (211.245.xxx.178)

    가끔 남편과 아들의 단순함에 진정 우리가 같은 종이라는게 믿어지지않습니다.
    종구분을 해야할거같아요..

  • 4. 아내의 다음날 일기
    '18.7.23 4:37 PM (116.39.xxx.29)

    눈 뜨자마자 82에 접속해서 '제 남편이 왜 이러는걸까요'라고 글을 올렸다. 수많은 댓글들이 달리기 시작한다.. 회사,여자,빚...

  • 5.
    '18.7.23 4:42 PM (223.33.xxx.184)

    윗글님, 넘 웃겨요. 온갖 소설이 만들어지고,,

    가끔은 남편과 같이 볼거예요 라는 글이 될 수도
    있죠.^^

  • 6. 인터넷에서
    '18.7.23 4:44 PM (223.62.xxx.215)

    남편은 이미 여자 있는걸로 판결
    그리고 아내는 매일 운다
    남편은 요즘 왜 저러지하고 잘해주려 노력한다
    아내가 기쁨의 소식을 올린다
    해피엔딩

  • 7. 바다의여신
    '18.7.23 4:49 PM (218.39.xxx.209)

    정말 이글을 읽으면서 82쿡에 올려야 겠다 생각했네요. 우리 부부도 그래요. 남편이 멍하게 딴 생각하면 난 무슨일 있나 무지 걱정하는데 결국 남편은 아무것도 아닌일로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을 이 글을 읽고 느끼게 되네요 ㅠㅠㅠ

  • 8.
    '18.7.23 7:11 PM (61.72.xxx.130)

    우리집은 왜 반대죠 ㅜ 울고싶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43624 종일 집에서 뒹굴면 몰골이 가관이 되나요? 3 다들 2018/08/13 1,622
843623 jtbc뉴스에서 숙명여고 라고 말하네요 19 숙명 2018/08/13 5,298
843622 초등아이 영어단어 어떻게 외우는게 좋을까요? 4 영어 2018/08/13 1,273
843621 어젯밤 아들과 한 판하고 마음이 지옥같아요 18 엄마 2018/08/13 7,499
843620 하지만 그래도 난 워마드 폐지는 반대한다 13 .... 2018/08/13 1,407
843619 특활비 꼼수 1 꼼수 2018/08/13 467
843618 상대방이 내 카톡 차단한 줄 모르고 1 카톡궁금 2018/08/13 3,464
843617 시누가 애 받아주셨는데 뭐 선물해 줘야 할까요 12 ㅇㅇ 2018/08/13 3,480
843616 집배원들이 추천하는 대한민국 숨겨진 명소 78곳, 25 000 2018/08/13 4,706
843615 쇼핑몰 항공권 취소 환불 어떻게 해야 할까요 3 .. 2018/08/13 543
843614 대학생보험 여쭤볼께요 2 EJ 2018/08/13 861
843613 눈밑지방 수술말고 방법이 전혀없나요? 11 정녕 2018/08/13 2,866
843612 개업 세무사 몇살까지 현직으로 일할수 있나요? 3 122018.. 2018/08/13 2,649
843611 여행갈 때 거북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6 ... 2018/08/13 2,274
843610 한전에서 전화왔어요 40 ㆍㆍ 2018/08/13 28,726
843609 한우 한팩 구워서 맛있게 먹었어요 7 체리 2018/08/13 2,548
843608 이승환·공민지·정동하, '2018 봉하음악회' 무대 오른다 6 고마와요 2018/08/13 1,736
843607 겁보들에게.. 15 오늘도 2018/08/13 1,710
843606 샤넬 재킷이나 아르마니가 입어보면 5 ㅇㅇ 2018/08/13 3,781
843605 와칸 염색 2 sheak 2018/08/13 2,348
843604 터놓고 얘기할 사람은 상상 속 동물인 걸 알지만... 20 터놓기 2018/08/13 3,597
843603 에어컨 24시간 풀가동이네요... 9 2018/08/13 3,578
843602 고3딸 살이 쪄서 다리가 다 텃네요 9 ... 2018/08/13 3,859
843601 김진표 후보를 당대표로 지지하는 이유 27 아마 2018/08/13 692
843600 아하!!! 특검이 김경수도지사 걸고 넘어질것이 없으니 14 ... 2018/08/13 2,7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