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책을 펼치면 아무리 재미가 없어도 내용이 무익하다해도 끝까지 읽습니다.
뭐, 쓸데없는 성취감, 과시욕 같은거죠.
요즘 소현 세자에 꽂혀서, 인조시대에 관한 여러 책을 읽었습니다.
병자호란이 일어난 배경등등, 소현세자의 청나라 인질 생활 등등
영화로는 '남한산성' 드라마로는 '꽃들의 전쟁' 등이 있습니다.
오늘 박안식 작가 '소현세자'를 읽다가 2/3 쯤에서 접고 말았습니다.
소현세자나 강빈에 대해서 그래도 제일 제대로 , 잘 씌워진 역사 소설인데 정말 이제는 못읽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우울하고 화가 나고, 아무래도 강빈에 너무 감정이입 되었던거 같습니다.
인조는 참 무능한 왕이죠.그런데 그냥 무능한게 아니라 참으로 악합니다. 너무나 악하죠.
9년 가까이 청나라에서 인질 생활을 한 맏아들 소현 세자를 죽입니다. 조선으로 돌아온지 2달여만입니다. 독살이냐 병사냐 설왕설래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독살이 맞다고 보여집니다.
그리고 세자빈의 오빠들을 때려 죽입니다. 세자빈을 돌보던 상궁이며 여러명을 때려 죽입니다. 세자빈의 어머니도 사사 당합니다.
그런데 세자빈은 사사 당하기전에 '열화당(인조)'을 향해 절을하고 사약을 받고 죽는 데, 저는 이 장면에서 세자빈이 그럴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자식들'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자식들만은 살려 달라, 살려 주겠지, 아직 어린것들이고, 손주들이니까...
그러나 인조는 그 어린, 세자의 아들 둘을 제주도로 유배 보내고 굶겨 죽입니다.
인간의 악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악합니다.
그게 인조입니다.
정치 상황이 어쩌고, 다음 세대를 어쩌고, 하는 거 다 필요 없습니다. 딴지 걸지 마셨으면 합니다.
악행은 용서가 필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