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작년 이맘때

구사일생 조회수 : 569
작성일 : 2018-07-14 13:08:38
제가 건강한거 자부하면서 사는 사람인데
작년 이맘때 사고로 죽을 뻔하다가 겨우 살아났어요.
건강해서 오래 살거 같은 나도 이런 일로 갑자기 죽을 수 있구나 해서 놀랬었고
우리 가족 모두 커다란 충격에 빠져서 한동안 힘들어했어요.

지난 1년간 우리에게 어떤 일이 있었나 되돌이켜보니
내가 그때 사고로 죽었다면 지난 1년 간 우리에게 일어난 일들을 나 없이 이겨내기 힘들었겠다 싶고
또 넘넘 기쁜 일들도 있었기에 그런 일을 나와 함께 나누지 못한다면 슬펐겠다 생각했어요.

좋은 것이라는게 언제든 갑자기 이별할 수 있다는 거 생각하면 사람이 겸손하게 살아야 하는데
사람은 참 너무 어리석은 존재라서 내가 누리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잊기 십상이죠.
오늘 아침에도 남편에게 잔소리 하고 출근했네요.

저는 토요일에도 출근하고 남편은 토, 일 모두 쉬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시간이 넉넉치 않길래 빨리 아침먹고 가야 하는데
남편이 일어난 기척이 없었어요. 그냥 나 혼자 아침차려먹고 가야겠다 생각했거든요.
안방에 들어가보니 남편이 일어났길래 아침 먹자 했어요.
남편이 아무 답이 없어서 그냥 나 혼자 먹을까 했더니 같이 먹자고 해요. 
제가 다시 부억에 가서 아침 차리고도 남편이 나오지 않아서 몇번이나 불렀거든요. 
겨우겨우 뒤늦게 나와서 식탁에 앉으니 이미 제가 조금 늦었다 싶더라고요.

언제나 설거지는 남편이 하는거라서 저는 서둘러 출근준비하는데
침대 옆 탁자에 남편이 귀지를 또 파놓은게 있더라고요.
우리 남편이 정말 매일매일 귀지를 파요.
멀쩡한 귀를 맨날 후비고요. 
남들하고 얘기 하다가도 귀를 후벼요. 정말 못살아.. 
남편이 설거지 마치고 안방에 들어와서 내가 그랬어요.
도대체 왜 귀지는 맨날 파느냐고, 파더라도 휴지에 싸서 그때그때 버려야지 탁자에 이게 뭐냐고..

남편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휴대용 진공청소기 가져와서 웅~~ 다 빨아들이더라고요.
난 간다.. 이러고 그냥 나왔어요.
사실 우리는 누구고 먼저 집 나가는 사람이 뺨에 뽀뽀 해주고 나가는데
제가 오늘은 남편이 너무 미워서 해주고 싶지도 않더라고요.

출근하면서 생각해보니
이것도 작년에 내가 죽었다면 남편 귀지뿐 아니라 코딱지도 반가울텐데 싶었어요.
사람은 늘 자기가 누리는거 당연하게 생각하는 어리석은 존재라는...
사람은 겸손해야 한다는 그런 생각을 생존 1년 주기에 다시 새겨봅니다.

그래도 여보.. 귀는 좀 그만 파자..

IP : 220.83.xxx.189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8.7.14 4:42 PM (211.41.xxx.16)

    생활이 묻어난 글 잘 읽었습니다^^
    귀지는 좀 더럽ㅎㅎ
    건강하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31788 Jtbc 학종 운영위 비리 취재 더 하려나봐요 1 제보해보세요.. 2018/07/17 939
831787 113년 전 울릉 앞바다서 침몰한 러시아배 돈스코이호 발견 2 호옹이 2018/07/17 1,961
831786 두돌아기 야채 어떻게 먹일까요?? 7 ㅇㅇ 2018/07/17 1,658
831785 걸을때 허벅지힘으로 걷나요 5 tree1 2018/07/17 3,793
831784 궁금해서 그런데 고3때 입시미술 시작해서 건대면 잘 간 편인가요.. 10 .. 2018/07/17 2,390
831783 애교살밑의 주름들 보톡스 맞아야할까요? 3 ㅡㅡ 2018/07/17 1,758
831782 손위 시누 36 @@ 2018/07/17 5,225
831781 씻는게 무슨 소용이 있나 싶네요ㅠ.ㅠ 9 덥다 2018/07/17 5,264
831780 뜨거운 물 닿은 혈흔...못지우나요? 11 ㅡㅡ 2018/07/17 2,520
831779 며칠전 부산 아파트 단지내 사고로 경비원 사망한거 너무 화납니다.. 10 운전면허 2018/07/17 4,068
831778 지금 sbs에서 교육토론합니다. 수시 정시토론 학부형들 보세요.. 1 교육토론 2018/07/17 847
831777 서랍장 옷을 전부 꺼내서 빨았어요 1 .. 2018/07/17 2,950
831776 카카오페이 돈받기 알려주세요 8 질문 2018/07/17 7,432
831775 각 계절별로 진짜 마음에 드는 옷을 사고싶네요. 10 .. 2018/07/17 2,723
831774 [속보] 특검, 김경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 자택·차량 압수수색.. 24 marco 2018/07/17 5,935
831773 문 정부, 사회·경제 개혁 후퇴" 진보 지식인들 18일.. 19 늘보 2018/07/17 1,532
831772 팔자주름에 필러 맞아보신분~~~ 31 궁금합니다... 2018/07/17 10,316
831771 비빔밥에 최고의 국은 뭘까요? 14 궁극의 국 2018/07/17 4,573
831770 와 김도균 진짜 멋지지 않나요?! 8 백두산 2018/07/17 4,612
831769 마음다스리고 싶어요. 명상어떨까요 4 흔들리는 마.. 2018/07/17 1,705
831768 조성진 같은 연주자는 7 ... 2018/07/17 3,509
831767 서강대 복수전공에 대해 잘 아시는 분 계신가요? 4 전공 2018/07/17 1,872
831766 한서대 '무인항공기학과' 전망이 어떨까요? 6 masca 2018/07/17 2,703
831765 5세 남아 해줄만한 학습지 나 인터넷등 뭐든 추천부탁드려요 3 .. 2018/07/17 986
831764 낚시하는데 필요한 낚시대갯수 4 진짜 낚시꾼.. 2018/07/17 6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