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겨운 정치이야기이지만, 답답해서 적어봅니다.
저는 정치에 그다지 관심이 많지는 않았어요.
82쿡을 하면서 mbc파업할때 밥차모금을 한다던지, 세월호가족들 청와대앞 시위할때 찬조할 우산구입 모금에 참여하면서 저도 슬슬 정치에 눈을 뜨게 되었고, 뭔가 대단한 일을 한다기보다 세상이 제대로 돌아가는데 관심을 갖는 것이 정치라고 생각했어요..
저는 더불어민주당원입니다.
민주당원이 된 건 아직 2년이 안되었네요..
82쿡에서도 권리당원이라도 되자고 민주당가입하자는 붐이 한창 있을 때도 저는 민주당이 그다지 좋지않았습니다.
대통령탄핵에 같이 힘을 보태던 그들의 비열함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아서이지요..
하지만, 민주당이 좋아서가 아니라 문재인이라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 우리나라가 제대로만 흘러갈 수 있다면 그때의 기억들 모두 지워버릴수 있을 것같아서, 민주당원이 되었습니다.
작년 그 열렬했던 대선도 잊을 수 없습니다.
태어나서 제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위해 그렇게 열심히 열광하고 목이 쉬어라 소리를 지르고 뜨거운 햇볕아래 춤을추고..지금 생각해보면 살짝 미쳤던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참 좋았습니다. 제대로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조그만 보탬이 된 것 같아서 뿌듯했습니다.
제가 사는 지역은 경북입니다.
다들 아시죠? 경북의 분위기..
아마 상상하시는 것 보다 더 심할겁니다.
지금은 좋아졌다고 생각하겠지만, 글쎄요.. 이제껏 조용히 있다가 자신의 생각의 드러내는 사람이 좀 더 있을 뿐, 기본적인 분위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곳에서 민주당원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독립운동을 하는 심정일겁니다.
몇 달전 유명한 국회의원분들이 저희고장에 와서 강연하시면서 하는 말씀이 '이 곳은 험지가 아니라 사지네요'라고 할 정도였죠..
그래도 세상이 달라지고 있으니, 지금처럼만 하면 좀 달라지겠지 희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들은 소식은 참... 저의 조그만 희망마저 가져가네요..
우리지역 지역위원장이 짤리고, 새로운 지역위원장이 선출되었는데요..
그 이면이 대단하시네요.. 올해 초까지 자유한국당 정책연구소에 계시다가 정치분위기를 타고 슬그머니 민주당으로 입당하신분이시래요.. 박근혜탄핵은 잘못된 것이라는 발표까지 하시던 분을 민주당에서는 두 팔 벌려 끌어안으시네요..
지난 지방선거에는 00시에서 건국회 여성위원장을 비례1번으로 공천하는 등 자유한국당인지 민주당인지 모를짓을 하더니, 이제는 정체성이 모호한(하지만, 민주당 국회의원과 인맥으로 연결되어 있는 사람) 사람을 지역위원장으로 선출하네요..
민주당의 지지율이 정말 그들이 잘해서 얻어지는 것일까요?
노무현대통령때 겨우 닦아놓은 기반을 홀랑 날려먹더니, 민주당의 행태를 보니 다음에도 쉽지 않을것 같습니다.
분위기 쇄신을 외치며, 이제껏 고생한 사람들 모두 날려버리고 인맥-지연-학연으로 자리를 채우는 더불어민주당..
정말 아웃될겁니다.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
제가 제일 문구인데, 오늘은 정말 씁쓸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곳도 82쿡 밖에 없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