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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당 봉투벌이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디다.

꺾은붓 조회수 : 1,574
작성일 : 2018-07-08 14:25:53

일당 봉투벌이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디다.

 

7월 7일 토요일 오후 광화문광장

이명박-박근혜 9년 동안 거의매일 오후에는 광장으로 출근을 하다시피 했지만, 청와대에 웅크리고 있던 암탉을 모가지 비틀어 감방에 쑤셔 넣고 그 뒤로 한쪽 눈깔 찌그러진 쥐새끼마저 콩밥을 처먹게 하고나서는 몸도 아프고 집안에 큰 일이 겹쳐 아주 오랜만에 광장을 찾았다.

광장 남편 이순신장군 동상 앞 쪽에는 세월호 분향소와 집회 천막이 차려져 있고, 거기에 출근하다시피 하시는 낯 이익은 분들과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광장을 한 바퀴 돌기 시작했다.

 

세종대왕 동상 뒤편에서는 어떤 여성단체 주관으로 낙태죄 폐기 집회가 열리고 있었지만 나이 70이 넘은 남성으로서 낙태에 대하여는 깊이 생각해 본 바도 없으려니와 어느 것이 옳은지 판단을 할 만한 식견이 없어 그냥 땡볕에 앉아서 열심히 집회에 열중하는 여성들이 참 안되었다는 생각을 하며 다시 세월호농성장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때 광장 바깥쪽으로 경찰(의경)이 한 줄로 쫙- 깔리고 무전기를 든 사복경찰로 보이는 사람들이 의경들을 물샐 틈 없이 차도와 광장의 경계선에 담을 치게 지시하고 있었다.

겹쳐서 종로 2가 쪽에서 웽웽 거리는 마이크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더니 조금 있자 태극기와 성조기를 겹쳐 든 흰옷 입은 사람들이 떼를 지어 몰려오기 시작하고 그 선두에는 마이크 차량위에 <대한애국당>이라는 글이 쓰여 있고 마이크 앞에는 대한애국당인지 대한매국당의 공동대표라는 조원진이 검은 양복을 입고 마이크 앞에 서 있기는 하나 목이 쉬어서 그런지 연설은 하지 않고 있었다.

그 마이크 차량주변으로 농악대 차림을 한 사람들이 어지럽게 손-피켓과 뭐라고 쓴 판때기를 광장사람들을 향하여 흔들어 대는데 손 피켓에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암탉의 사진이 수도 없이 그려져 있었고, 글을 쓴 판때기는 제각기 다른 글들이 너무도 저속하고 쌍 스러워 그 글 내용을 여기에 그냥 옮길 수가 없다.

쉽게 요약해서 문재인은 민족의 재앙덩어리이고, 김대중- 노무현과 같은 빨갱이xx 이고, 김정은의 하수인이자 똘마니라는 글들이었다.

 

뭔가 이편(광장 안의 사람들)에서도 저들의 콧구멍을 쑤실 글을 보여줄 필요를 느꼈다.

세월호 농성장에서 만들었던 피켓 뒷면에 즉석에서 매직잉크로 써 갈겼다.

 

“태극기 성조기는 있는데 박정희의 조국 일장기까지 곁들였더라면 잘 어울렸을 터인데- 안타깝다.” 하고 써서 그들을 향하여 나도 흔들어 대었다.

 

종로2가 쪽에서 올라와 광화문광장에서 우회전을 하여 광화문광장을 계속 돌고 있었다.

그들이 두 바퀴째 돌 때는 글을 다시 바꿨다.

 

“태극기 성조기만 있고 박정희의 조국 일장기가 없어 박정희귀신이 서운해 하겠다.” 고 써서 맞대응을 했다.

 

세 바퀴째 돌 때는 종로2가 쪽에서 올라온 태극기 무리가 거의 끝나가 이번이 마지막 바퀴 같았다.

그러니 나도 비록 그들과 대립하는 입장이지만 작별인사가 필요했다.

그래서 세 번째 글은 이렇게 썼다.

 

“대한 매국당이여- 뜨거운 날씨에 매국질 하느라 고생 많았다. 다음 주에 다시 만나자!”고 휘갈겨 썼다.

<매국노> 박정희와 그 딸 박근혜를 아직도 대통령이라 부르며 지랄발광을 하니 그게 <매국당>임이 분명하고, 설사 <애국당>이라 해도 그건 한국에 대한 <애국>이 아닌 왜에 대한 <애국>일 것입니다.

 

내가든 피켓을 읽은 태극기부대의 반응은 여러분들의 상상에 맞깁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개지랄발광”이 그런대로 맞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하나 생겼습니다.

박근혜가 쫓겨나기 전에는 수도 없이 뻔질나게 태극기 집회가 있었고, 태극기 집회가 끝나갈 무렵이면 태극기를 말아들고 몇 명씩 골목길로 몰려 들어가 뭔 봉부를 나누어 주고 받는 것은 흔히 볼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제는 그런 모습을 통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인간허수아비인 그들이 아무 봉투도 없이 그 더운 날 거기 나와 비지땀을 흘리며 그 짓을 했겠습니까?

세상이 바뀌어서 조심을 하는 것인지?, 세상이 바뀌니 돈줄이 끊어진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선금을 받은 것인지?

하여튼 간 깊은 사정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태극기 흔들며 받은 봉투가 공짜로 생긴 봉투가 아닙니다.

비지땀 값, 악써 목쉰 값, 욕먹고 쪽 팔린 값으로 생각하면 그들이 불쌍하기도 합니다.

그 자식들은 그런 부모를 어떻게 생각할지?

 

 

 

 

 

IP : 119.149.xxx.19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8.7.8 3:07 PM (58.123.xxx.199)

    광장에서 자주 보던 풍경이기는 하나
    꺾은 붓님의 상황묘사가 세밀하여 저도 현장에
    있는 듯 한 착각마저 드네요.
    요란한 음악소리, 요란한 차림의 시위꾼들,
    요란한 손피켓들....

    오랜만에 오셨는지 참 반갑습니다~^^

  • 2. 꺾은붓
    '18.7.8 3:33 PM (119.149.xxx.195)

    과분한 댓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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