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성추행 가해자를 위한 변명

악의 평범성 조회수 : 1,321
작성일 : 2018-07-07 07:40:55
이번 서울대 총장 후보가 성추문과 논문표절 등으로 문제가 되어 자진 사퇴하였는데
이 사람을 제가 처음엔 못 알아봤어요.
나이든 얼굴이 예전하고 넘 달리 느끼했고, 무엇보다 제 기억으로는 성추행 할 사람으로 보진 않았거든요.
보도에 따르면 기자를 대상으로 또 동료 여교수를 대상으로 했다니 굵직한 것만 2회네요.
이쯤되면 드러나지 않은 추행도 있을거 같은데 교수직을 이용해서 성추행을 하다니 정말 못된 넘이죠.

아주 예전에 제가 미국에서 유학할 때 그 사람 몇 번 봤거든요.
저하고는 전공이 같은 것도 아니라서 자주 볼 일은 없었지만 오다가다 보기도 했고
그 지역의 교수집에 함께 초대되어서 오래 이야기 나눈 적도 있어요.
당시엔 미국에서 공부하던 한국 사람이 그리 많지도 않았기에
여러 모임에서 종종 본적 있어요.
그때만 해도 좀 겸손한 편이었고, 상황에 맞지 않는 말을 하는, 
사회적으로 어눌한 편이라고 할 수 있고 전혀 갑질을 할거 같지는 않은 사람이었어요
어쨌건 성추행을 여러차례 하는 괴물로 진화할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어요.
그 당시에 부인도 함께 와 있었던으로 기억하는데
부인도 조용하고 차분한 사람이었고요.
오랜 세월이 지나서 제가 예전에 알던 그 사람이
이렇게 괴물로 진화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왜 사람이 그렇게 되었을까 생각해보니
아마도 서울대 교수로 있으면서 굵직한 보직을 거치다보니
갑질을 해도 다들 굽신굽신 하니 그게 체질화 되고
결국엔 과대망상적인 생각으로 자기가 황제라도 된 듯 행동하게 되었나 봅니다. 

2차대전 나치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이 유태인 학살을 주도해서
사람들은 그가 포악한 사람일 것이라 추정하였지만
재판과정에서 알고보니 나치 친위대원 장교인 아이히만은 지극히 평범하고 가정적인 사람일 뿐이며
단지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는 심리를 보고 사람들이 경악했다고 한다는 말이 떠오르네요.

악의 평범성,
즉 평범한 사람도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 기술적으로 임하면서
양심의 가책 없이 쉽게 반인륜적인 일을 행할 수 있다는 뜻이죠.
총장후보가 여태 교수로서 직무를 수행하는 것 자체가 반인륜적인 일은 아니었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의 귄위를 이용하여 갑질을 하여도 이것이 통하는 것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체질화 된 거같아요.
결과적으로 성추행등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하고서도 자기가 뭘 했는지도 모르게 된 거 아닌가 합니다. 

사람이란 참 약한 존재라는 생각도 드네요.
어떤 사람이든 견제받지 않을 때, 또는 작은 권력이라도 쥐게 되는 상황에
자기도 모르게 악마로 진화할 수 있다는 거,
그래서 세상엔 건강한 견제가 반드시 있어야 하고
모든 권력은 철저히 부패한다는 말을 새겨봅니다. 
결국 악이란 이렇게 평범한 것이로군요.
IP : 121.191.xxx.194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모든 사람이 그래요
    '18.7.7 8:46 AM (119.198.xxx.118)

    갑질할 위치에 있는 모든 사람이

    할 수 있는데도 안하는 사람이 있을까..

    정도의 차이만 있다고 봅니다.

    정도..

    사소하냐 아니냐의 차이
    까발려질만큼 범죄성이냐
    그냥 갑질당하는 사람이 뒷담화하는 정도로 끝나는 정도의 차이요

  • 2. 흠흠흠
    '18.7.7 8:50 AM (218.238.xxx.70)

    그래서 개개인의 의식이 깨어있어야 하고 그런 교육을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평범한 사람이 깨어있지 않고 매뉴얼에 따르면 저런 사태가 일어날 수 바에 없는거 같아요

  • 3. ...,,,
    '18.7.7 11:59 AM (14.33.xxx.124)

    추천을 눌러주고 싶은 글이네요..

  • 4. 맞아요
    '18.7.7 12:26 PM (211.206.xxx.50)

    저도 추천 꾸~ㄱ

  • 5. 그 변명
    '18.7.7 12:59 PM (223.62.xxx.230)

    박근혜한테도 적용시킬 수 있는 거 아시죠?

  • 6. 윗분..
    '18.7.7 3:13 PM (39.7.xxx.224)

    제거 진정 가해자를 변호해서 변명하는거로 읽었나요?
    인간의 본성과 환경의 영향을 쓴것이고
    평범한 사람도 어떻게 쉽게 사악해질수 있는건지
    사회적으로 이것을 막으려면 어때야 하는지 쓴거예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55032 주변에서 인생 멋지게 산다고 느끼는 사람 있으세요? 4 통통만두 2018/09/17 2,054
855031 아이 비염때문에 침대 교체해보신 분 있나요? 침대 수명? 7 .. 2018/09/17 1,642
855030 그녀로말할것에서 남상미는 맞고 사는데 불륜비서는 안맞잖아요? 2 맞고 산 남.. 2018/09/17 2,399
855029 구하라사건...남자를 그리 뜯어놓는데 남자도 살려면 말렸겠죠.... 28 멍멍멍 2018/09/17 4,771
855028 맞벌이 시작하려는데 집안일 배분.. 4 ... 2018/09/17 959
855027 트위터 검색할 줄 모르는 늙은 꼰대 김어준 전우용 38 덤앤더머 2018/09/17 978
855026 아로니아 어디서 사 드세요? 3 2018/09/17 1,012
855025 구하라 사건 22 why 2018/09/17 5,438
855024 질문입니다 북한산 2018/09/17 273
855023 올해 의외로 송이버섯은 비싸지않네요... 8 .... 2018/09/17 1,573
855022 필러 맞았는데 손으로 만져보니 딱딱하게 느껴지는데 정상인가요? 7 ... 2018/09/17 5,797
855021 포장날짜가 7/20 어떠신가요 잡곡 2018/09/17 401
855020 쫄보인생 힘드네요...(공부,진로 관련) 1 ... 2018/09/17 1,388
855019 [KTV Live]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주요일정 및 진행.. 9 ㅇㅇㅇ 2018/09/17 506
855018 어머님 임플란트로 죽만 드시는데 뭐 보내드릴거 없을까요? 7 후루룩국수 2018/09/17 1,261
855017 여수에 놀러갔다가 겪은일 16 ???? 2018/09/17 6,894
855016 중1 sns 어디까지 하나요 1 2018/09/17 528
855015 구하라도 엄청 맞았네요. 사진 뜸 129 ... 2018/09/17 30,994
855014 빌라 엘레베이터 양문형4도어 냉장고 들어가나요? 5 조언 2018/09/17 4,748
855013 [LIVE] 9월 17일 (월) 국회 청문회 [정경두 국방장관.. 기레기아웃 2018/09/17 290
855012 시아버지 막말(인생 선배님들의 조언 구합니다.) 24 .. 2018/09/17 5,411
855011 해피트리 데려온 지 일주일...이제 물 줄까요? 3 이번엔 오래.. 2018/09/17 1,024
855010 아침방송에 북한에도 사유재산 11 ... 2018/09/17 1,036
855009 2018.9.17. (생방송)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기자간.. 1 기레기아웃 2018/09/17 391
855008 아끼는 옷이 한벌밖에 없는데.. 3 .. 2018/09/17 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