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60 가깝게 살아오면서 아직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못 겪었어요.
뭐 할아버지 할머니 돌아가신거야 워낙 어렸을 때라 생각이 없었고, 바로 옆에서 지켜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아버지가 아무래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연세도 90 다 되셨고 혈압약, 전립선약, 치매약.. 이런 거 매일 드시고 계세요.
작년 겨울 치아가 다 썩어 발치해서 이젠 이가 하나도 없구요
그러니 식사를 부드러운 것만 드시고 계세요. 반찬 해 드리면 잘 안 드시고 밥만 작은 반공기 정도 드시니 제가 잔소리해서 고기 계란 이런거 드리고, 과일 갈아서 드리고 있어요.
코에 물혹 때문에 숨을 잘 못쉬니 머리 아프다고 괴로워 하시고요. 약은 전립선에 영향을 미쳐서 잘 못 쓰고 있어요.
저번 겨울만 해도 고롱고롱 백세일까 생각했는데 이번 여름을 어찌 날까 싶네요
지금 제 소원은 너무 힘들어하지 마시고, 죽음을 받아들이셨으면 하는 건데
코가 힘들다고 괴로워하시네요 코 때문에 귀가 나빠져서 평형감이 떨어져 어지럽고 머리 아프다 하시구요.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에요
더 힘들게 계시는 분도 있겠지만...
어떻게 하면 편하게 가실 수 있을지 고민이네요
아직도 가까운 분이 돌아가셔서 힘든 분들도 계실텐데 죄송해요.
질환 말고 노환으로 돌아가신 분이 돌아가실 때 어떠했는지 좀 알고 싶어요.
미리 아시고 준비를 하시는 분도 계시다하던데..
저희 아버지는 아직도 더 오래오래 살고 싶어하더라고 어머니가 그러시네요.
친정 엄마는 나이 먹으면 가는게 당연하고 나는 그렇게 미련이 없다고 하시는데, 아버지는 안 그러신 것 같아요.
당신이 앞으로 죽어야 할거란 걸 인정 안 하시는 듯 해요.
매일 매일 아프다 하면서 코 수술하러 가자고 떼 쓰고 계시고(병원에서는 너무 노환이라..)
가까운 사람에게 그 짜증을 다 내니 엄마만 너무 힘들어 이러다 엄마가 먼저 돌아가실까봐 걱정이네요
오늘은 분노의 대상이 저..ㅠㅠ
저렇게 화를 내시다가는 옥상에 바람쐬러 올라가신다고 가시면 엄마는 넘어질까봐 벌벌거리고, 더 보란듯이 옥상으로 올라가시네요.
며칠 전에 엄마한테 낙상해서 골절로 돌아가시나, 그냥 노환으로 돌아가시나 몇달 차이 안 난다 그냥 놔둬라 이랬어요
엄마 피를 말리게 괴롭히셔서요.
노환으로 돌아가신 분들 별 증상 없이 주무시듯이 가시기도 하시나요?
평소 있던 지병이 심해져서 돌아가시는지요?
쪼그라들어 누워계신 걸 보면 불쌍하기도 하고.. 이럴바에야 가시는게 당신도 편하지 않나 싶기도 하구요..
그냥 힘들어서 써 봤어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