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긴 한데
마실 때마다 유난히 맛이 널 뛰는 맥주가 있어요.
제게는 스텔라 아르투아가 그 중에 하나입니다.
벨기에 필스너 맥주라는데 가벼운 느낌 때문인지
언제나 부담없이 마시게 되는데요.
'약한 쌉쌀함'은 필스너가 힘든 사람에겐 미덕이라,
여럿이 있는 자리에도 자신있게(?) 내놓습니다.
물론 전 강한 쌉쌀함을 추구하지만 ㅎ
'스텔라'라는 이름도 반짝반짝 예쁘고요.
옥수수가 들어간 맥주라 입에는 구수하고
마음은 푸근해지는 그런 느낌도 듭니다.
그런데 땀을 흠뻑 흘린 직후에 시원하게 한 잔 들이킬 때는
그 어떤 음료보다도 청량하게 느껴지고,
느끼한 고기 요리를 중화시키기에 좋은 균형감도 장점인데
오늘처럼 뭔가에 쫓겨 잠을 참아가며 숨이 꼴딱꼴딱 넘어갈 때
마시는 스텔라는 가볍고 청량한 그 느낌은 온데간데 없고
쓴 맛은 혀끝에 오래도록 남고,
식도에서 위로 흐르는 따끔한 기운 역시 여전합니다.
이런 날은 '별의 저주'를 받은 것 같은 기분.
그 역시 맥주 탓이라기 보다는
잠들지 못하고 뭔가를 해야 하는 저주받은 운명(?)의 탓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