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교육은 분명 진화하고 있다.
우리 어릴 때 입에 담지도 못했던 것들을
지금 아이들은 편안하게 말한다
정자, 난자, 수정..그리고 아이가 배꼽을 통해서 나오지 않는다는 것.
분명 보건학적인 성의 개념에서는 큰 발전이 있었다.
그러나 아직도 성교육에서
가장 중요한(적어도 나는 이렇게 생각)
성에 대한 태도는 배우지 못한다.
상대의 욕구와 나의 욕구가 어떻게 존중되어야 마땅한지.
여러 논문에 의하면,
우리나라 여성들은 여전히 비자발적으로 관계를 맺는다
상대의 욕구가 친밀감이나 사랑으로 오인되기도 하고,
성관계를 거부하면 관계가 끊어질까 두렵다.
또, 한 번 관계를 맺으면 상대 남자에게 주도권을 쥐어주는 경우도 상당수다.
자신의 욕구를 충분히 인지하고
그것이 어떻게 표현되어야 하는지 여전히 배우지 못한다.
사랑하면 즐기라고 한다.
그러나 혼전 성관계에 여전히 신중해야 하는 이유는
성관계는 '생명'을 잉태할 가능성이 항상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결혼 밖의 성관계에서 생명이 태어날 경우
문란한 사람으로 사회로부터 낙인이 찍히고
학교에서 퇴학을 당하며 직장에서 쫓겨나는 등
부당한 차별과 배척을 받는다,
양육하기로 결심한다 해도
비정상 가정으로 간주되고
사회로부터 배제되는 사회 구조상,
혼전 성관계의 리스크는 너무나 크다.
또 하나 중요한 사실,
혼전 성관계와 혼전 임신에는 이중적인 성규범이 작동한다.
우리나라 미혼모의 경우 임신인지 후 80% 의 남성이 연락을 끊고,
양육비를 받는 경우도 7%정도에 머물며,
받는 경우에도 50만원 미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남성은 자신의 행위로 생명이 태어나도 면책이 가능하고 도피가 가능한 사회지만,
여성은 그 생명을 몸에 품었다는 이유로
'모성 패널티'에 의해 호되게 매를 맞는다.
인생이 완전히 바뀐다.
내가 만난 (양육)미혼모들은 임신 후,
직장에서 부당해고를 당하고 , 퇴학을 당했으며
사는 지역을 옮겨야 했고, 부모와 친구로부터 관계를 끊어짐을 당했으며
이로 인한 경력단절, 교육단절, 관계단절로
주홍글씨를 가슴에 새기고 살아간다.
아이 낳기 전과 완전히 달라진 삶(주로 기초생활수급에 의존)을 살고 있다.
유럽처럼, 혼외 출산이라도 똑같이 사회의 혜택을 차별없이 받지 못한다.
자신이 걸어왔던 삶을 영속적으로 살아내지 못한다.
교육과 직장에서 탈락되고 빈곤의 고리로 들어간다.
그런 경우 자신과 아이가 받을 불이익에 대해서
감내할 자신이 있는가?
혼전 성관계에 있어 우리나라는 여전히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남녀 양성불평등이 완전하게 구현되는 현장이다.
입양을 보낸 미혼모의 경우 역시
우울과,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입양된 아이가 새 가정에서 안정감을 찾을 수 있지만
비입양인 보다
자신의 정체성으로 인한 이슈가 하나 더 얹어지는 셈이다.
그것은 쉽지 않은 길이다.
부부가 아닌 상태에서 성관계를 가질 때 고려해야 하는 것이 있다.
1. 둘 다 온전히 자발적으로 성관계에 동의하는가?
2. 둘 다의 성병 등에 대해 대비가 되어 있는가?
2. 둘 다 혹시 모를 생명에 대해 책임질 준비가 되어 있는가?
<성관계는 임신과 생명을 낳고, 생명에는 책임감이 따른다.>
100%의 피임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직 어린 아이들이지만
원하지 않는 스킨십은 어떠한 경우에도 괜찮지 않다고 가르친다.
거기에 '노'라고 말할 수 있는 훈련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그 행동을 계속 한다면
그는 너를 존중하는 것이 아니고
너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며
자신의 이기적인 욕심을 채우는 것이라고 가르친다.
그리고 너도 상대방이 싫다고 하면 한 번에 그만두어야 한다고...
개인적으로는 남자아이들이 상대의 욕구를 살피고, 존중하고
거기에 속도를 맞추는 훈련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