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헤븐 시리즈는 죽을 쑤더니...ㅎㅎ 그냥 주절주절 레시피를 풀어드린 건 호응이 좋네요. 의외였어요.
제가 82쿡에 글을 연재하면서부터 달라진 점은 밥 한끼를 차려도 신경이 쓰인다는 것과 그동안 대충 보고 말았던
요리자료를 더 열심히 보게 되었어요. 그냥 배달음식으로 떼우고 싶어도 밥을 해먹어야겠다는 의지가 불끈불끈..;;
여러분이 도와달라는 문제는 본문에 다 적을 수 없으니까 일단 개론을 말씀드리고 댓글로 이어나가도록 할게요.
< 알고는 있지만 새로운 사실들 >
요리는 장비빨이라고 하는데 사실 무쇠팬 같은 아이템은 손목관절이 안 좋은 저 같은 사람한테는 별로라서 다 처분
하고 말았네요. 유일하게 갖고 있는 건 사이즈별로 있는 무쇠가마솥이에요. 요즘 여기에 밥을 해먹는데 전기밥솥과는
다른 깊은 맛이 느껴져요. 무겁긴 한데 밥에서 구수한 향이 나거든요. 누룽지도 적당하게 만들어져서 일석이조에요.
1. 나무주걱
코팅프라이팬을 쓰실때 볶음 주걱이 필요합니다. 손잡이가 긴 것들인데 실리콘보다 오래 씁니다. 그리고 저렴해요.
전 5개 정도 사이즈별로 있어요. 뒤집개도 있구요, 밥주걱도 있고, 양념을 섞는 나무숟가락도 있습니다. 오래 썼어요.
나무나 실리콘으로 쓰는 이유는 팬의 코팅막을 보존해주고 흠집이 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요긴하게 쓰여요.
요즘 유행하는 직사각형 나무주걱도 있던데 가격이 꽤 되더라구요. 일단 저렴한 도구로 시작해보시길 권합니다.
2. 커다란 스푼
이걸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는데 스텐으로 된 스푼인데 아주 크고 구멍이 뚫려있어요. 야채를 데치거나 건질때
쓰기도 하고, 돈까스를 튀길때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 게 불조절하고 튀김의 색이 이쁘지 않다는 것인데요.
돈까스는 센불에서 시작해서 중불로 튀깁니다. 그런데 자주 뒤집어줘야합니다. 우리 양꼬치집에 가면 고기가
꼬치에 꽂혀서 돌아가면서 구워지잖아요. 그런 것처럼 이 스푼으로 기름을 부어주면서 돈까스 고기를 계속 뒤집어
줘야 이쁘게 익습니다. 노릇노릇하면서 금방 집어먹고 싶게 만드는 비주얼이죠. 속까지 익어야 탈이 안나요.
3. 잼팟
카지노에서 터지는 잭팟이 아닙니다. ㅎㅎ양동이인데 뚜껑 달린 것이라고 보면 될 거에요. 잼 유리병을 소독하거나
오래 끓이는 삼계탕, 수육을 할 때 아주 편합니다. 입구가 주전자처럼 되어있어서 내용물을 따르기도 수월합니다.
제가 정확하게 모르겠는데 3리터 이상은 너무 무거우니까 그 이하로 사시면 될 것 같아요. 전 두개인데 잘 씁니다.
4. 파채칼
정육점에서 파채를 주면 편한데 마트에서 장을 보면 이게 없지요. 아주 잘 쓰입니다. 양배추칼도 마찬가지에요.
5. 뚝배기 中사이즈
스타우브나 뭐 그런 종류들은 법랑재질이라 나중에 금이 가기도 하고 일단 무겁잖아요? 전 뚝배기를 아주 좋아해요.
찌개를 끓여도 맛있고 밥을 하기도 해요. 그리고 간단한 찜을 할 수도 있어요. 계란 삶을 때도 자주 쓰는 아이템이에요.
6. 밧드
밧드는 도시락처럼 생겼는데 식재료를 보관할 수 있게 뚜껑을 열고 닫게 되어있어요. 밀폐기능은 없지만 튀김을
요리할때 밀계빵 (밀가루, 계란, 빵가루) 요 순서로 묻힐 때도 유용합니다. 그리도 야채나 고기를 잠시 보관할때
쓰면 아주 편합니다. 가격대가 좀 있는데 주방용품 전문점에서 사시면 조금 저렴합니다. 인터넷에도 많아요.
일단 이 정도로 마무리하고 어제 약속드린 몇 가지를 올려드릴게요. 마트 가서 멍때리시는 분들 많으시죠?
집에 먹을 건 없고 장은 봐야하는데 뭘 사야할지 에라 모르겠다 타임세일에 눈썹 휘날리게 뛰어가서 싼 걸로
득템했다고 좋아하지만 정작 같이 요리할 식재료가 없으면 대략 난감이죠. ㅎㅎ 일주일간 뭐 먹을지 소박하게(?)
식단을 짜세요. 전 손으로 적지 않아도 머리에 스르륵 저장이 됩니다. 다른 머리는 드럽게 나쁜데 말이죠. ㅋㅋ
예를 들면 할인 많이 하는 고기를 사면 볶는지 굽는지 삶는지 선택하고 찌개라면 호박이나 감자, 양파가 필요해요.
그럼 이걸 같이 사는 겁니다. 대파, 마늘, 요리초, 치즈, 식빵, 두부, 계란, 당근, 오이 정도는 늘 갖고 계세요.
그러다가 깻잎이 생기면 깻잎절임을 해먹고 남은 깻잎은 두루치기에 채를 쳐서 넣어주고 순대볶음에 어슷 썰어
섞어준다든지...다 쓰임새가 정해집니다. 재래식두부를 사면 양념장에 조려서 먹어도 되고 삶아드셔도 됩니다.
차돌박이는 된장찌개나 숙주볶음에 같이 넣으시구요. 양지머리 국거리를 사시면 소분해서 냉동실에 넣어주세요.
구워먹을 고기는 그때그때 생고기로 사셔서 밑간을 조금 해준다음 김치냉장고에 보관하심 더 오래 갑니다.
오히려 야채가 아쉬울 때가 많아요. 콩나물, 숙주, 호박, 시금치, 참나물, 상추 이런 건 일주일 넘기면 다 상합니다.
하지 않을 요리면 식재료를 사지 마세요. 특히 야채는요. 말씀드렸죠? 누구나 냉장고에 썩은 오이 두개 있다고. ㅎㅎ
이 얘기는 너무 길게 하면 지루하니까 ㅎㅎ 퇴직한 삼식이 남편을 두었거나 곧 방학하면 어린이들 식단을 짜야
하는데 궁금하다고 하셨죠? 제가 여러분들 가족의 식성을 전혀 모르니 제가 어림잡아 한번 짜볼게요. 롸잇 나우!
1. 월요일
된장찌개, 부추전, 감자조림, 계란말이, 장조림, 무짠지무침
2. 화요일
새우볶음밥, 맛살깻잎전, 계란찜, 오이냉국, 소시지야채볶음
3. 수요일
바지락미역국, 돼지불고기, 시금치무침, 콩나물무침, 쌈채소
4. 목요일
차돌박이 숙주볶음, 팽이버섯전, 열무물김치, 오이소박이
5. 금요일
아욱국, 도토리묵무침, 야채전, 고등어구이, 동치미
6. 토요일
샤브샤브, 백김치, 양파장아찌, 감자전
일요일은 사드세요. ㅎㅎ 얼마나 더운데 일주일 내내 밥을 하겠어요. 그쵸??
<알배추겉절이>
알배추 1통, 까나리액젓 3큰술, 다진 파 혹은 쪽파 한 뿌리, 깨, 물고추 1/2컵 (없으심 고추가루 1/2컵)
배농축액 2큰술 없으면 매실액 2큰술, 여기서 중요한 건 배추를 잘 절여야 됩니다. 비율은 어제 글에 있어요.
물고추 만들기 (마른 고추는 불려주세요)
홍고추 또는 마른 고추를 반으로 갈라 씨를 제거하고 믹서로 갈아줍니다.
<두루치기>
돼지고기 목살이나 앞다리살을 불고깃감처럼 얇게 썰어달라고 해서 반근을 준비하세요. (4식구면 2배로)
김치는 속을 털어주고 쫑쫑 썰어줍니다. 궁중팬(웍)에 기름을 두르고 김치를 볶다가 마늘, 설탕을 1큰술씩.
김치가 익어가면 돼지고기를 거봉맛간장 2큰술, 배농축액 2큰술, 다진마늘, 생강즙, 고추가루 2/3큰술을 넣고
센불에 볶아줍니다. (김치를 한켠으로 밀어놓고 볶는 겁니다. 안되면 다른 팬에 고기를 따로 볶으세요)
전 고추장을 약간 넣는데 집고추장이 칼칼하면 맛있지만 텁텁한 뒷맛도 아니까 적당히 가감하세요.
고기가 익으면 제가 육수 가르쳐드린 것을 물 반컵 정도를 부어주고 어슷 썬 파와 깨, 후추, 참기름을 넣으세요.
나머니 요리 레시피는 댓글로 알려드릴게요. 오늘도 준비되셨죠?? 불판 달구어드립니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