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서의계절.. 몇 가지 사항 더 적어봐요.
지난 번에휘리릭 적을 때는 진도 잘 나갔는데. 사실 기본적이고 쉬운 얘기이기도 했고.
오늘은 쓰기전부터 살짝 산만하게 진행될 거 같은 필이 있네요 ㅋ
일단 고입, 대입, 입사준비 등 다양한 케이스를 언급하니 적절히 응용하며 읽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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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자소서를 너무 귀찮은 일, 어쩔 수 없이 수행하는 과제로 생각하지 마세요.
억지로 꾸역꾸역 쓴 거 다 티나요.
자소서를나를 광고할 수 있는 적극적인 기회라고 생각하세요.
생기부에도, 성적표에도 나타나지 않는 나의 사고방식, 태도, 나의 성과 등을 적극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기회예요.
내 인생을 해설해 주는 작업이라고 생각하세요. 생기부에 단편적으로 펼쳐진 사실을 종합해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내 인생을 해설해 주는 일이예요. 다른 사람이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지 못하도록 미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2. 스펙이 빵빵하지 않다~
이걸로 또아이들 구박하는 분들 많으시죠 ㅎㅎ 스펙 빵빵한애들이 얼마나 되겠어요.
괜히 애들구박하면서 서로 감정상하지 마시고, 지금은 수습해야 할 시점입니다.
냉정하게말하면 스펙 별로 없는 친구들이 오히려 자소서를 더 잘 써야 해요. 몇 개 갖고있는 스펙에서 최대치를 뽑아내야죠. 은상, 동상 받은 거. 휙 내다 버리지 마세요. 금상만 가치 있는 거 아니에요. 스스로 평가절하하는 순간 쓸거리가 점점 더 줄어들어요. 은상, 동상을 받은 거. 의미 있는 경험으로 보일 수 있도록 준비해 주세요.
이 활동에관심을 갖게 된 계기, 준비과정, 준비하면서 느낀 점/ 어떤 점을더 보완하면 더 좋았을지/
이 경험을바탕으로 앞으로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건지/이 활동내역과 전공하고 연결고리는 어떻게 만들어 줄지. 충분히 고민하세요.
이미 저질러놓은 일이니 이것도 수습해야죠~
처음부터일관성 있게 한 목표만 써왔다면 좋겠지만 애들이 뭘얼마나 알겠어요.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고. 그런게 아이들 특권이죠.
한 아이는심리학자, 방송PD,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희망사항으로 써왔으나마지막에의대 지원.
면접에서 막 웃으면서 묻더라네요. 너 점수 잘받아서 그냥 지원했구나?
정시 지원자다 보니 자소서가 엄청 중요하지는 않았지만 답변을 얼마나 적절히 하느냐에 따라 득점 포인트가 될 수도 있구요. 사실 이친구는 문과에서 이과로 전과도 했었고, 여러 가지 산만한 포인트가 많았는데요.
이럴 경우중구난방으로 써 놓은 희망사항을 모아 모아서 지원 전공과 연결 고리를 만들어 줘야죠.
- 다양한분야에 지적 호기심이 많다.
- 환자의 심리를 잘 이해하는 의사가 되고 싶다
- AI가 진단하는 미래 의학계에 나의 다양한 관심사가 도움이 될 거라 믿는다. 등등
4. 약점은 보완하고 강점은 살리고
고등학교에서는 그러지 않기를 바라지만 중학교 생기부에는 담임선생님이 본인의 감정을 가감 없이 적어놓기도 하더라고요. 공부 엄청 잘 하는 아이였는데, 성격이 좀 문제 있다~ 요런 코멘트를 떡 하니 적어놓은 경우도 봤어요. 자사고 교무 선생님 왈, 담임도 사람인지라 생기부 어딘가에 흔적을남긴다고 하더니 딱 그 케이스죠.
근데 이 친구 자소서를 보니 아주 미묘하게 그 생기부 코멘트에공감하게 되는 포인트가 있더라구요. 봉사활동 후 느낀 점을 쓴 부분이라던가 뭔가 시니컬한 성격이 느껴지는조사 사용 등등. 자소서가 오히려 네거티브한 이미지를 더욱 강화시키는 느낌이랄까? 이렇다면 인터뷰까지도 세심하게 진단해 봐야 해요.
생기부에 뭔가 네가티브한 코멘트가 있다면 그 부분은 좀 더신중하게 케어해 주는 게 좋아요. 저학년에 그런 코멘트를 받았다면 그 후 이 단점을 고치기 위해 어떠한노력을 했는지 등등. 오히려 네거티브한 부분에 대해 적극적인 방어를 시도해 보는 것도 방법이에요.
성적이 상향 추세인지, 하향추세인지, 객관적으로 볼 때 어떤 부분이 눈에 띄는지, 특별히 잘하는 과목, 못하는과목, 그 과목과 전공의 연관성 등등. 약점을 보완하려면 어떤 장치가 필요한지 여러 각도에서 생각해보세요.
5. 전공별로 맞춤형 내용 구성
똑 같은 경험을 했더라도 지원하는 전공에 맞춰 서술하는 시각을살짝 바꿔줄 필요가 있어요. 대학 입시에 적합한 케이스는 아니지만, 제가 자주 설명하는 사례가 있는데~ 바로 편의점 알바 경험이예요.
대학생활 중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친구들이 자소서에 편의점 알바 경험을 쓴다고 할 때,10명 중 9명이 쓰는 내용은 뭘까요?
- 저는 5개월간아르바이트 하면서 하루도 지각한 적이 없습니다~ 이거예요.
굳이 읽어보지 않더라도 뻔하디뻔한 전개라서 문제이고, 성실함 말고는 어필하는 포인트가 없어요. 성실함이야기본 중의 기본. 학점만 봐도 알 수 있는 부분이죠.
단순해 보이는 편의점 알바 경험도 전공에 맞춰 다양한 시각에서쓸 수 있어요.
- 경영학을 전공한 경우라면.. 편의점은 작은 공간이지만 2천 여 종의 상품이 있습니다. 이 중 차지하는 면적 대비 가장 큰 매출을 차지하는 품목은 XX입니다~ 등등 경영 관점에서 분석하는 내용을 쓸 수 있을 거예요.
- 광고 전공이라면... 어느날 매출이 쭉 오르는 종목이 있었는데 광고, 프로모션 활동이 영업 일선에서 매출을 높이는데 얼마나 영향력이 큰 지 느낄 수 있었다~ 라던가. 같은 가격대, 비슷한 카테고리의 제품에서 매출의 차이가 나는 원인은 바로 브랜드 이미지.. 브랜드를 살리는 광고에 관심이 있다~ 라던가..
- 심리학이나 언어쪽 전공이라면.. 진상 손님의 유형을 정리하고 각각의 대응 전략을 소개한다거나, 소비자 심리를 현장에서 생생하게 파악했다던가~
같은 경험을 했더라도 보는 각도, 글 쓰는 Angle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거죠. 지원하는 전공이 뭐냐에 따라, 아이의 경험에서 어떤 부분을 부각시키고 어느 각도에 맞춰서 글을 전개해 나갈지 계속 생각해 보세요.
6. 너무 트렌디한 표현은 주의해서 사용하세요.
나의 아저씨 재미있게 보셨죠? 아마 올해 대졸자 자소서에 내력과 외력에 관한 표현 엄청 많이 등장할 거예요.토목 전공자들 엄청나게 많이 언급하겠고, 다른 전공에서도 여러 명 쓰겠다 싶은 ㅎㅎ
몇 년 전 현빈 주연의 영화 역린을 보고 나서 중용의 문구를 인용하는 친구들도 많았고요.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오직 세상에서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다~
이런 인용문이 자소서를 풍성하게 해주기는 하지만, 너무 트렌디한 내용을 가져올 경우 다른 지원자와 중복될 소지도 있고,깊이가 없어 보이기도 해요. 그냥 오가다 얻어 걸린 듯한 느낌. 인용문은 꼭 준비하시되 신중하게 선택하세요. 자료조사 필수!
아마 인상깊게 읽었던 책 같은 경우에도 같은 문제가 있을 거예요. 유행타는 책은 좀 피해주세요. 몇년 전 여대생들. 이구동성으로 연금술사를 어찌나 감명깊게 읽었다고 하던지.. 그 후에는 시크릿. 아마 대입에서는 정의란 무엇인가 이런 책 많이 언급했을텐데.. 제발 다른 책으로 고르세요^^ 읽는 사람 지겨워요.
7. 지원 분야를 끊임없이 탐색하세요~
많은 엄마들이 저 같은 경우 자소서를 봐준 경험이 많으니 그냥 한번 휙 읽어보면 끝나는 쉬운 일일 거라고 '편리하게' 생각해요. 제 입장에서는 본인이 하기 싫은 일을 나한테 넘기는구나 생각이 들지만, 그냥친한 사람들 아들 딸의 인생이 걸린 문제라서 깊게 심호흡 하고 억지로 참으며 봐주는 거지, 쉽지도않고 재미도 없는 일이에요.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라고 하면 조금 위로가 되시나요? ㅎㅎ
저는 자소서 봐주기 전에 생기부 먼저 챙겨 보고, 지원하려는 과 웹사이트도 한번 체크해 봐요.이 과에서 중요하게 보는점은 무엇일까, 키워드라면 어떤 게 있을까 그런 부분을 확인해 보는 거죠. 더불어 이 전공에서 최근 주요 연구 주제는 어떤 게 있는지도 찾아보구요. 제가엄마라면 그 분야에서 최근 발행된 대중적인 책도 한 권쯤 읽어볼 것 같아요.
재미있는 사실은 매일매일 아이 자소서를 걱정했다는 엄마들중 학교 웹사이트 한번 들어가 본 경우가 거의 없다는 거예요. 그냥 ‘걱정하는일’만 했을 뿐 실제로는 자소서에 한 발짝도 다가서지 않은거죠.
위에서 말한 인용문이나 최신 트렌드, 주요 키워드 등을 챙겨 주면서 아이랑 대화를 시작한다면 아이도 엄마하고 의지하면서 자신에 대해 더 많은 얘기를해줄 거예요.
오늘은 여기까지~
Good lu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