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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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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이나 가족을 잃은 분들..어떻게 지내시나요?

오월 조회수 : 2,874
작성일 : 2018-06-21 13:55:56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라고 물으려다가

극복이 안되는 것이라는 걸 너무 잘 아니까..

어떻게 지내세요라고 묻게됩니다.


5월 암투병중이던 엄마가 돌아가셨어요.

홀엄마였고 45년 내 인생중에 43년을 같이 살았어요.

돌아가시고 나서 처음엔 현실구분이 안되었고

다음엔 나 자신에 관한 죄책감이 심하게 들었어요.

부끄럽게도 주변에서 효녀라고 해주고

엄마랑 친구처럼 목욕탕부터 여행지까지 늘 같이 한몸처럼 움직였는데

왜 내가 엄마 병 들게했고, 병을 깊게 했고, 명을 재촉했다는 죄책감이 드는지...


같이 살았었기 때문에 옷 등의 유품은 정리했어도 집안 곳곳

냉장고며 냉동고 가득한 암에 좋다는 음식들 냉동식품들...

남편이 출근하고

아이가 학교가고

낮에 빈 시간 동안이 한동안은 미쳐서 우는 시간이었어요.

어느날은 엄마 침대에서 발구르며 울고

어느날은 하루종일 누워서 울고

어느날은 술 마시고 울고


그래서 안된다는거 너무 잘 알고

혹시라도 영혼이나 신이나 사후세계가 뭐 그런것들이

존재한다고 하면 엄마가 나를 보고 슬퍼할거라는거 알지만

마음이 내마음대로 안되더라구요.


고맙고 착한 남편은 머리 써가며 일해야하는 직업인데

나때문에 원래 늦던 퇴근시간을 최대한 저녁 식사시간에 맞춰서 와요.

한동안은 내가 자살이라도 할까봐 불안해서

강아지 지켜보는 씨씨티비로 저를 보더라구요. (켜지면 소리가 좀 나서 알아요)


82쿡 검색해서 부모님 돌아가신분들 글을 거의다 찾아 읽었어요.

많이 울고 위로도 받고 또 10년 20년 지나도 괴롭단 분들 글 읽고

너무 공감됨에 허탈하기도하고.


가슴에 구멍이 큰게 나서 내 속과밖으로 바람이 휭휭 들락이는거 같아요.

아침에 가난했지만 고마운 할머니가 키워줬단 글 읽고 정말 마음이 아팠어요.


요즘은 법륜스님 금강경과 반야심경 강의를 하루종일 틀어놔요.

그러나 제대로된 불교신자도 아니었고 불법이 너무 얕은 제가 들으니

어떤 점에선 와....하며 큰 위로가 되었다가

어떤면에선 왜 이렇게 부처님은 어렵게 말씀을 하셨을까

아주 어려운 수수께끼처럼 풀기가 어렵고 깨치기 어려울까 싶기도 해요.

하지만 위안이 되는건 사실이니까 눈뜨면 틀어두고 있어요.


누구라도 만나서 말을 하면 눈물이 터지니

누구를 만나기도 쉽지않아요.

눈에 지방종같은게 생겨서 절개하고 꼬맸는데

너무 울어서 덧나다보니 눈때문에도 사람 만나기도 꺼려지고요.


비만 오면 미친년이 되고요.

장례식내내 비왔고 발인날 날이 개었어요.


어제는 재활용 버리러 주차장에 나갔다가

주차장에서 강아지 산책 시키던 할머니 두분과

강아지 만지며 이야기를 좀 하다보니

(강아지가 목줄이 없이 저에게 뛰어와서 할머니가 미안하셨는지

강아지를 나무라시길래..저는 강아지를 좋아하고 짖지도 않고 그저 냄새 맡으러 온거니

야단치지 마시라며 이야기를 하게 됐어요)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쩌다 엄마가 돌아가셨다고 그래서 울다 나와서 얼굴이 이렇다고 말했는데

할머니도 따라 우시면서 자기 친정엄마 생각난다며 ㅜㅜ


10년만 더 살아주시지...

72세 요즘 시대엔 한창인 나이인데 말이에요.


사랑하는 엄마를 보내고 나니

세상 그 무엇도 흥미있는게 없어요.

아이에게 속상한 일이 생기면 내가 더 서럽고

길에 행복한 사람들 보면 외롭고

자연스런 현상인가 아니면 내가 미쳤나 자꾸 생각하곤 해요.


어떻게들 지내고 계세요? 

더불어서 깊은 위로 드립니다.

IP : 211.197.xxx.71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1살봄
    '18.6.21 2:05 PM (116.41.xxx.209)

    대학 2학년 21살 봄 에 엄마가 암으로 가셨어요
    30년 세월이 지났네요.
    비오는 날 우산없이 걷는 기분
    방에 누우면 지붕 없는 집에 누워서 비바람 다 맞고 자는 기분으로 정신 없이 살았어요

    엄마 없는 애가 젤 불쌍한데 고아원 영아원 아가들을 보세요.
    그 아기들이 자라면서 엄마의 부재를 깨닫는 슬픔에 비함
    난 20살까지 엄마 사랑 받았다 다독였었어요.

    내 딸이 21살 이 되고 그나이에 엄마 잃은 내가 불쌍하다고 안아 주더군요

    내 딸을 더 사랑하고 오래 살자 다짐 합니다

    님도 남편ㆍ자식을 보세요

  • 2. 21년전
    '18.6.21 2:10 PM (73.153.xxx.199)

    한살짜리 남겨두고 혼자가버린 32살 남편을 마흔중반넘은 지금까지도 가슴아파하며 삽니다.
    25살에 혼자돼서 그때는 너무 어려서 아무것도 몰랐는데 세월이 지나다보니 그 젊은 나이에 나랑 아이두고 발걸음은 떨어지더냐....얼마나 억울했을까....32살이라니...
    가슴에 묻는거죠.
    지금은 눈물이 떨어지시겠지만 나중엔 그냥 떠오를때면 가슴이 아려요.
    가슴이 진짜 아파요.가슴에 통증이 느껴져요.
    죽은 사람이 불쌍해서요.
    그 불쌍한사람위해 매일 열심히 살려고합니다.
    먼저간사람대신 내가 해야할일도 즐겨야할도 봐야할것도 너무 많아서요.그 사람몫까지...그렇게 살아요.
    눈물나면 우세요.
    밥안넘어가면 억지로 드시지마세요.
    어차피 시간가면 일상은 흘러가요.
    하지만 맘아프고 아려오는건 죽을때까지 남습니다.
    그래도 어머니는 70넘어까지 사시고 사위,손주들도 다보고 딸 효도받다 가셨네요.
    울 아이는 11개월에 아버지잃고 얼굴도 몰라요.
    저한테 그 사람은 지금도 32살 청년이고요.
    그 사람인들 11개월 아이두고 죽고싶었겠어요?
    저보고도 첫인상은 너무 밝고 해맑아서 아무 고생없이 부잣집에서 자라서 맘고생없이 사모님으로 산거처럼 보인다고들해요.길거리에 행복한 사람들도 님처럼 외로워요.우린 다 외로운 사람들이에요.
    인생자체가 외로운 길이에요.
    시간채우다 가는거예요.

  • 3. ....
    '18.6.21 2:11 PM (1.232.xxx.51)

    마음 많이 아프시죠...?

    저는 어머니가 저 25살 때 돌아가셨어요..

    제 인생은 어머니가 계시던 때와 안계실 때로 나뉘어요.

    어머니의 부재가 제 인생, 저희 가족의 인생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는지...

    정말 너무 오랜세월 다독이며 살았는데, 그래도 저 같은 사람 보다는 아주 조금은...

    더 많이 같이 계셨으니, 그거라도 감사하다..

    그리 보세요.

    힘내세요!

  • 4. ㅠㅠ
    '18.6.21 2:30 PM (115.21.xxx.19)

    저도 작년에 아빠 돌아가셨어요...
    저는 지금도 꿈속 아빠는 투병중이에요...
    아빠가 옆에 계셔서 다행이면서 돌아가실까봐 노심초사 하는 꿈을 꿈니다...
    깨고 나면 너무 슬퍼요....

  • 5. ㅁㅁ
    '18.6.21 2:31 PM (121.130.xxx.122) - 삭제된댓글

    초등 아들이 아빠주검대한뒤
    난 죽음이 그렇게 가깝다는걸
    너무 일찍 배웠어요,라며 담담히 말하던 그 모습이
    지금도 가슴아파요

    21년전님 저보다 몇수 위시네요
    전 39세 꽃띠남편 놓쳣는데

    마흔넘어 부모 이별은 만복 누린거죠ㅠㅠ

  • 6. 봄날
    '18.6.21 2:32 PM (112.166.xxx.171)

    성경 시편 잠언 읽어보셔요

  • 7. 비갠 풍경
    '18.6.21 2:33 PM (121.144.xxx.34)

    흔한 말이지만...시간이 약이더군요.
    지금은 죽을 것 같지만 한 주 한 달 두 달 반 년 일 년...조금씩 덜해지고 약해지더군요. 슬픔과 상실감, 죄책감 등등이 없어지진 않지만 숨은 쉬어지고 통증도 조금씩 희미해져요.

    그리고 좀더 적극적으로 극복하고 싶으시면 잠깐잠깐씩 억지로라도 웃고 말하는 일을 해보세요. 상태 모드를 바꾼다고 생각하심 돼요. 뇌는 단순해서 얼굴이 웃으면 따라 간답니다. 속으로는 정신 없고 울고 싶어도남과 웃고 인사하고 대화 나누고 돌아서면 마음이 좀 가벼워져서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강아지 데려오신 할머님과 이야기 나누고 같이 공감해서 우시니 좀 낫지 않으시던가요?

    또..동물이나 아이들처럼 순수하고, 날 어떻게 판단할까, 돌아서서 날 뭐라고 말할까 생각할 필요 없는 대상과 같이 지내시는 것도 치유에 도움이 되구요.

    메모라도 좋으니 하고 싶은 말, 속에서 막 생각나는 걸 글로 써보시는 것도 괜찮아요.
    잔인한 농담이지만 아는 작가가 안 좋은 일을 겪으면 주위에선 저 사람 곧 좋은 작품 하나 나오겠다, 그런답니다.

    어머님의 명복을 빕니다.
    더불어 사랑하는 존재를 잃고 괴로워하는, 저를 포함한 모든 이들에게도 위로를 보냅니다.

  • 8. ...
    '18.6.21 2:41 PM (116.37.xxx.147) - 삭제된댓글

    젊은 나이에 가셨네요...안타깝게

    저도 최근에 아버지가 쓰러지셔서 죽음의 문턱까지 갔고
    지금도 의식불명 상태이신데

    많이 울긴 했는데, 시간이 지나니 받아들이게 되더라구요
    특히 우리는 언젠가는 부모님의 임종을 맞이하게되니까요

    누구나 태어나서 살다가 죽는다.....
    그걸 생각하면서, 누구나 겪는거고, 그게 자연의 법칙이다...라고 스스로 되뇌여요. 마음이 괴로울때.
    물론 가슴 한편은 늘 눈물을 흘리고 있지만요

  • 9. ..,
    '18.6.21 2:55 PM (39.7.xxx.249)

    저도 어머니 돌아가신자 2년이 되가는데 아직도 사진보면 눈물이 핑돌고 보고싶고 그래요. 티비에서 70초반연예인분으누곱고 팔팔한데 우리엄마는 너무 빨리가신게 아쉬워요 요즘 8090넘어도 날라다니시는 노인 많은데ㅠㅠ 하지만 우리가 할구없는일이니 체념하는거죠 누구나
    죽음은 피할수없죠

  • 10. 타인이 주는 상처
    '18.6.21 3:34 PM (183.96.xxx.143)

    괜찮아지려고 노력하지 마세요. 그냥 그렇게 슬픈채 살아요. 시간이 더더더 많이 흐르면 휘몰아치는 슬픔이 잔잔해져요.
    돌아가신 첫해는 다들 이해하지만 시간 지날수록 아직도 그러고있냐는 반응이 나오니 가면쓰고 혼자서 슬퍼하며 살았어요. 유대감이 깊었던 한몸같은 모녀사이는 평생 그 허전함 갖고 살거같아요.

  • 11. 그냥 견뎌요.
    '18.6.21 3:57 PM (175.223.xxx.218)

    아빠가 돌아가신후로
    제 인생에
    100%의 행복은 없어요.

    저희 아빠는 진짜
    평생 고생만 하시다가
    돌아가시는 순간 까지 너무나 아프게
    너무나 괴롭고 힘들게 돌아가셨거든요..

    그래서 전 세상이 원망스럽고
    비관적이 되었어요.

    평생 고생만 하다 살다간 인생이
    너무 가여워서
    정말 미칠것 같았어요.

    이젠 3년이 흘러서 어느정도 추스렸지만
    아직도 아빠보고싶어서 울어요..

    그냥저냥 희망도 기쁨도 없이
    견디며 살고 있어요.

  • 12.
    '18.6.21 5:49 PM (61.255.xxx.98) - 삭제된댓글

    남편 가고난후 현실감없더군요 한동안 존재의 근원에 매달리고 그러나 아무것도 얻지 못했어요
    문득문득 절절한 그리움에 자다가도 숨이 막혀 벌떡 일어나요 2년 안됐는데 저는 그 시간에 머무른 느낌이예요
    그냥 그 사람은 자기분량의 역할끝내고 갔다고 생각하면 좀견딜만해요 그러다 또 폭풍처럼 허망함이 밀려오고~~
    그래 우리도 언젠가 갈꺼니까 이게 저한테거는 최면이고 유일한 위안이네요 오롯이 행복을 느낄수 없다는거 그리고 아이들에겐 나보다 더 많이 그리워할 시간이 남았다는게 가슴
    아파요

  • 13. 시간이 ..
    '18.6.21 7:08 PM (115.21.xxx.72) - 삭제된댓글

    약이 안되더이다
    형제잃어보고
    아버지 어머니..차례로..
    오늘아침도 꿈에 엄마보고 넘 반가웠는데
    꿈이다 싶어 숨도 못쉬고 울음이 메여서 깼어요
    지금도 너무 보고싶고 그립습니다
    그리움이라는게 이런거구나 싶어요~~

  • 14. 시간이 ..
    '18.6.21 7:10 PM (115.21.xxx.72) - 삭제된댓글

    버티고 버티며 참아요

  • 15. ...
    '18.6.21 9:02 PM (61.84.xxx.125)

    아직은 너무 힘드실 거여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남은 가족들이 있어 죽지는 못했지만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살았어요. 5년쯤 지나니 시간이 약이라고 좀 무뎌지네요.힘드시겠지만 그래도 기운내시기 바래요.

  • 16. 부럽네요
    '18.6.21 9:53 PM (115.21.xxx.67)

    그런엄마를 두었다니 나는 형편없는엄마를 만나서 하나도 안슬프고 지금도 욕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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