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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블레이크의 순수의 전조

tree1 조회수 : 1,665
작성일 : 2018-06-14 15:02:28

순수의 전조 - 윌리엄 블레이크

 

한 알의 모래에서 세상을 보며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보라

그대 손바닥 안에 무한을 쥐고

찰나 속에서 영원을 붙잡아라

 

새장에 갇힌 로빈새 한 마리가

천국을 온통 분노케 하며

비둘기들이 가득 한 비둘기 집은

지옥의 구석구석을 흔들어 댄다

 

주인집 문간에서 굶어 쓰러진 개는

한 나라의 멸망을 예고하도다

길 위에서 혹사 당한 말은

인간의 피를 하늘에 호소하는 구나

 

사냥꾼에 쫓긴 토끼의 울부짖음이

우리의 뇌를 갈기갈기 찢고

날개에 상처 입은 종달새는

천사들의 노래를 멎게 하도다

 

싸움을 위해 갖춰진 싸움닭이

떠오르는 태양을 위협하며

온갖 늑대와 사자의 울부짖음은

인간의 영혼을 지옥에서 구원한다

 

여기저기 헤매는 야생 사슴은

인간의 영혼을 근심에서 해방시키며

학대 받은 어린양은 전쟁을 일으키나

하지만 살인마의 칼날을 용서한다

 

해 질 무렵에 활개치는 박쥐는

믿음 없는 이성에서 비롯되며

밤을 노래하는 올빼미는

불신자들의 공포를 말하는구나

 

작은 굴뚝새를 해치는 자는

결코 타인에게 사랑 받지 못하며

황소를 분노케 하는 자는

여인의 사랑을 끝내 받지 못하리라

 

파리를 죽이는 비열한 소년은

거미의 원한을 느낄 것이다

풍뎅이의 영혼을 괴롭히는 자는

끝없는 밤에 고뇌로 뒤척이리라

 

나뭇잎에 애벌레는

어머니의 슬픔을 되새기게 되고

나방과 나비라도 죽이지 말라

최후의 심판이 가까이 왔도다

 

전쟁을 위해 말을 훈련하는 자는

결코 극지방을 지나쳐서는 안 된다

거지의 개와 과부의 고양이

그들을 먹이면

그러면 그대는 풍족해 지리라

 

여름 노래를 부르는 각다귀들은

중상모략의 혀로부터 독을 얻으리

뱀과 파충류의 독은

질투의 발에서 난 땀이다

꿀벌의 독은 예술가의 질투심이라

 

왕자의 예복과 거지의 넝마는

구두쇠의 가방에 핀 독버섯 같고

나쁜 의도로 말한 진실은

그대가 꾸며낸 모든 거짓을 능가한다

 

응당 당연한 일이다

인간은 기쁨과 슬픔을 위해 창조되었고

우리가 이를 제대로 깨달을 때에

이 세상을 올바르게 살아갈 수 있다

 

기쁨과 슬픔이 조화롭게 직조되어

신성한 영혼에겐 안성맞춤의 옷이니

모든 슬픔과 근심 그 깊은 곳에서

비단결 같은 기쁨이 흘러난다

 

아기는 강보 그 이상의 존재

모든 인간의 땅 어디서라도

도구는 만들어지고

우리 손은 태어나는 것임을

모든 농부는 잘 알고 있다

 

모두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은

영원 속에서 아기가 된다

이 눈물은 여성의 지혜로 인하여

기쁨으로 되 돌려지리라

 

양과 개의 울부짖음과 포효 소리는

천국의 해안에 부딪히는 파도이다

 

채찍 아래서 울부짖는 아이는

죽음의 영토에서 복수를 쓰고

허공에 펄럭이는 걸인의 넝마는

천국의 옷자락을 갈기갈기 찢는구나

 

총칼로 무장한 병사는

한여름의 태양에 총을 겨누네

가난한 자의 동전 한 닢은

아프리카 해안의 모든 금보다도 값지도다

 

노동자의 손으로부터 뺏어낸 동전 하나로

구두쇠의 땅을 사고 팔 수 있고

높은 곳에서부터 보호를 받게 되면

그때는 온 나라까지 사고 팔게 되리

 

아이의 믿음을 비웃는 자는

늙고 죽어서도 조롱 받을 것이다

아이에게 의심을 가르치는 자는

결코 썩어가는 무덤에서 못 나오리라

 

아이의 믿음을 전하는 자는

죽음과 지옥을 넘어 승리하며

아이의 장난감과 노인의 이성은

두 계절에 맺힌 한 열매이다

 

교활한 의심으로 질문을 던지는 자는

결코 진정한 응답을 받지 못하며

의심하는 말에 대답하는 이는

지혜의 등불을 끄는 것과 같다

 

이제껏 알려진 가장 강한 독은

시저의 월계관에서 나온 것이다

그 무엇도 인류를 파멸시킬 수 없다

마치 갑옷의 철제 버팀대처럼

 

황금과 보석으로 쟁기를 장식할 때

질투는 평화로운 예술에 고개 숙인다

수수께끼나 귀뚜라미 울음소리는

적절한 대답에 의심을 품는 것이다

 

개미의 1인치와 독수리의 1마일은

절름발이 철학자를 미소 짓게 하는구나

자신이 보는 것을 의심하는 자는

그대가 무엇을 하던 끝내 믿지 못할 것이다

 

태양과 달이 서로 의심을 품는다면

둘 다 곧 사라져 버릴 것이다

그대가 열정 속에 빠져듦은 좋으나

열정이 그대 안에 깃듦은 좋지 않다

 

국가의 면허를 받은 창녀와 도박꾼은

바로 그 나라의 운명을 결정한다

거리를 맴도는 창부의 흐느낌은

늙은 영국의 수의를 짜는구나

 

승자의 환호와 패자의 저주가

죽은 영국의 영구차 앞에서 춤을 춘다

 

매일 밤과 매일 아침

어떤 이는 불행 속에서 태어나고

매일 아침과 매일 밤

어떤 이는 달콤한 기쁨 속에서

또 누군가는 끝없는 어둠에 태어나는구나

 

우리는 거짓을 믿게끔 길들여 지고

우리가 육안을 통해 볼 수 없는 때

그 눈은 어둠에서 태어나 어둠에서 죽고

영혼이 한 줄기 광채 속에 잠드는 때로다

 

어둠에 드리운 가련한 영혼에게

하나님은 현현하시고 빛이 시지만

빛의 왕국에 거하는 자들에게

하나님은 인간의 형상을 드러내시도다

 


IP : 122.254.xxx.22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tree1
    '18.6.14 3:02 PM (122.254.xxx.22)

    앞의 4행이 너무나 유명해요

  • 2. 멋진 시
    '18.6.14 4:08 PM (39.7.xxx.81)

    전문 다 보여주셔서
    고맙습니다

  • 3. 좋아하는
    '18.6.14 5:02 PM (117.111.xxx.201)

    시인이긴 한데요
    버늑이 좀 이상해요
    전조가 아니라
    순수,,라는 시모음들에 붙이는 '서시'란 뜻이죠
    이게 서시거든요

  • 4. 좋아하는
    '18.6.14 5:03 PM (117.111.xxx.201)

    오타 버늑이 아니고 번역
    핸펀이라 ㅠ

  • 5. 좋아하는
    '18.6.14 5:04 PM (117.111.xxx.201)

    엄청난 기독교인이죠
    시의 주제와 시인의 생각이 하나님을 떠나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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