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부터 자전거 살까 말까 고민했었는데
미세먼지와 자외선 때문에 미루고 미루다
실내 자전거 사서 운동하다가
역시 실내 자전거는 재미가 없어서 구석에 놔두었는데
드디어 아파트 앞에 따릉이가 생겼더라구요. ㅎㅎㅎ
너무 기분 좋아서
따릉이 앱 깔아서 회원등록하고(유튜브에서 동영상까지 다~보고)
결제한고
따릉이 타러 아침 9시에 룰루랄라~~호기롭게 나갔죠.
분명 결제까지 하고 거치대 선택까지 해서 따릉이 한테 가서
홈버튼 누르고 대여번호 누르라고 하는데
자꾸 4자리 누르고 또 4자리를 누르라는거예요.
아무리 해도 안되고 안되서
속으로 울면서 집으로 들어왔죠.
아점 먹고 다시 11시에 나가서
또 시도했는데
분명 회원등록했는데
자꾸 비회원등록으로 비밀번호를 누르라는거예요.
다른 사람들은 너무나 간단하게 따릉이와 함께 떠나는데
저는 따릉이 옆에서 계속 대화를 시도해도 따릉이가 저와 함께하기
싫었는지 안되는더라구 ㅠㅠㅠ
다시 집으로
점심을 먹고 쉬다가 6시쯤 선선해져서
또 나가서 따릉이 달래가면서
시도했는데 안되더라구요.
진짜 쌍욕이 나오고
왜 나만 안되는거야~~~ㅠㅠㅠㅠ 내가 뭘 잘못한거야~~
하면서 따릉이 원망하고 이건 내잘못이 아니고 따릉이 잘못이야~하면서 발을 동동굴리고 있는데
안되겠다 싶어서
자존심 상하지만 남편 호출했어요.
남편이 아직도 따릉이하고 싸우고 있냐? 하면서 왔더라구요.
남편도 핸드폰에 앱깔고
회원가입하고 결제하고 보더니
저와 따릉이 왜 싸웠는지 알아냈더라구요.
세상에나
걍 따릉이 위치번호 치면 되는데
제가 호기롭게 위치번호 안치고 위치명치면 나오는 위치 아무대나 들어간거죠.
즉
저는 a 대여소 따릉이 앞에서
b 대여소 따릉이에게 자꾸 가자고 한거죠.
남편이 마눌 제~~~발 설명해놓은거 제대로 좀 읽어.ㅠㅠㅠㅠ
왜 항상 80%만 읽는거야~
제발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라고~~하면서
제 마지막 자존심까지 건드리더라구요.(누가 읽기싫어서 그러냐? 머리하고 눈하고 따로 노는데 어쩌라고~ㅠㅠㅠ)
하지만 따릉이를 꺼내는 순간
3번의 실패와 남편의 쿠사리?로 인한 마음의 상처가
스르르르~~~아물고
급 기분이 좋아지더라구요.
10년만에 타는 자전거라
5초간 균형잡는데 힘들었지만 금방 적응해서
남편에게 다녀올게~하고 손흔들고 30분을 타고다니다
따릉이와 헤어지고 집에 들어오는데
그때부터 다리가...다리가...
너무 아픈거예요.
자꾸 앉고싶고 왔다갔다하는데 힘들더라구요.
저녁먹고 샤워하고
끙끙~~대면서 침대에 누웠는데 진짜 움직이기 힘들더라구요.
오랜만에 다리통증을 ㅠㅠㅠㅠ
아침에 일어나니까 언제 아팠냐 싶을정도로 멀쩡해 지긴했어요.
하여간 따릉이로 인해서 제가
참으로 모자라는구나~를 생생하게 느낀 하루였습니다.
위치번호만 적었으면 남편한테 호기롭게 따릉이 타고왔다고 자랑할 수 있었는데 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