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 강아지 8년 정도 키웠는데
처음부터 아기때부터 거의 짖지를 않았어요
순둥순둥한 푸들이에요
원하는 게 있으면 짖지 않고 그냥 강력한 눈빛 발사를 해요
심지에 실수로 베란다에 갇혀있는 경우가 몇번 있었는데 그때도 짖지 않아요
어디 갔나 찾다가 베란다에서 발견했는데 유리 너머 눈만 멀뚱멀뚱 쳐다만 보고 있더라구요
나이 들면서 이제 가끔 짖는데
한밤중 식구들 다 잠든 밤에 현관 너머 옆집 사람 발소리 나는 경우에는 짖어요
나름 집 지킨다고 그러는지....
집에 방문하는 사람들, 심지어 택배아저씨나 배달아저씨까지도 낯선사람도 보면 좋아 죽어요
전혀 짖지 않고 좋아서 팔짝팔짝 뛰다가 바로 배 다 보이게 뒤집어요
길 가다가도 이쁘네~ 누가 한마디 하면 길바닥에 벌러덩
근데 또 강아지를 만나면 무서워서 막 짖어대서 산책 힘들어요
지가 사람인줄 아는건지, 무서워 짖는 거라고 사회성 부족이라 하더라구요
강아지 만나면 다른 길로 돌아가거나 안고 움직여야 해요
최근 2년 전부터는 옹알이를 시작했는데 우는 건 아니고 딱 옹알이에요
우린 말 한다고 생각하는데
오늘 문득 궁금해졌어요
다른 강아지들도 이렇게 말을 하는지....ㅎㅎ
하울링 하듯 하는게 아니고
웅 우어 우어 아웅 아웅 우 ~ 우~ 앙 앙 이런 식...
약간 리듬 타면서 아기들 옹알이 하듯 말을 해요
그 말을 또 가족들이 다 알아 들어요
처음부터 말은 하는 건 아니고 단계가 있어요
1단계는 원하는 게 있음 바로 앞에 와서 그냥 눈으로 강력한 눈빛발사
2단계는 옹알이
3단계는 강력하게 멍! 외마디로 짖기
주로 말 하는 경우는
앞발이 안닿는 곳에 공이나 장난감이 들어간 경우
장난감을 꺼내 달라
밥 없으니 밥을 달라물을 달라
가끔은 한겨울에 냉장고 물 달라고도 해요 (물그릇에 물 있는데 안마시고...냉수 새로 달라고)
밥 혼자 먹기 싫으니 밥 있는 방으로 같이 가서 밥 먹는것 지켜보고 있어라
(식탐 없어서 밥은 거의 밥그릇에 대기중인데, 혼자 잘 안먹어요)
밥그릇에 고개 숙이고 밥 먹는것도 귀찮으니 손바닥에 올려서 먹여달라
(모르는척 안주면 하루종일 굶어요)
엄마만 커피 마시냐? 나도 간식을 달라
(커피 마실때 마다 간식 줬더니 깜빡하고 안주면 난리나요)
거기다가 밥 먹는 것도 순서가 있어요
1단계는 장난감 던지기 놀이
공 물고와서 제 손에 살포시 놔줘요. 공던지기 하고 실컷 뛰어놀고 나야 밥을 먹어요
2단계는 밥 먹기
이때 혼자 먹기도 하고,
옹알 거려서 옆에 누구 앉혀두고 먹거나 ,
아님 손에 올려서 먹이라고 해서 먹거나 하는데
옆에 앉있다가 밥 잘 먹는거 보고 살짝 나오면 또 먹는거 중지
손에 서너번 올려주다가 안주고 혼자 먹어 말하고 안주면
밥그릇에서 뒷걸음질 치면서 먹는거 딱 멈춰요
그럼 또 어쩔수 없어 떠먹이고...
3단계 세수
밥을 다 먹고 나면 앞발에 침 발라서 열심히 세수까지 합니다
고양이도 아닌데 세수를 얼마나 야무지게 잘 하는지 몰라요
아들 둘 키우며 밥 한번도 떠먹이지 않고 키웠는데
이 나이에 우리가 강아지 밥을 떠먹이고 살다니 했더니...
남편 왈 " 딸이잖아~ " 그러네요
다른 강아지도 옹알이 하고 세수하고 그러는지 급 궁금해져서...
한번 올려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