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2-3년 됐을까요?
최근엔 최순실 맥주란 별칭을 얻은
올드 라스푸틴을 처음 마셔보았습니다.
국정농단의 원조하면 귀부인과 황후들을 손아귀에서 후린 로서아 라스푸틴 형님 아니겠습니까 ㅋㅋ
후배가 알바하는 서촌 맥주집이었어요.
알바 팀장(?) 정도되는 손 빠르고 성격 좋은 후배가 한 번 놀러 오라고 해서
냉큼 가서 맛있는 맥주를 많이 마셔보았죠.
한 번 와요 언니.
어. 갈게. 당장. 다 왔어.
원래 스타우트를 특별히 좋아하진 않는데요...
쓰고 알싸한 맥주를 좋아해서
밀맥주나 스타우트는 배가 조금 고플 때나
매운 안주를 먹을 때만 즐기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후배가 이거 안 마셔보면 후회하다고 해서 ㅎㅎ
러시안 임페리얼 스타우트 계열이라는데 정작 미국 브루잉.
바 자리에 앉아서 멋지게 크림이 살짝 얹힌 잔을 들고 한 모금 들이키는데...
와... 진한 에스프레소 같기도 하고, 독한 위스키 느낌까지.
무려 도수가 9도 랍니다.
배는 부르기 싫고, 빨리 취하고 싶을 때 제격인 맥주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땐 후배와 이야기 꽃을 피운 탓에 그 독한 맥주를 꿀떡꿀떡 마시고
일어나면서 쓰러질 뻔 했어요;;;
안주는 핫한 펍에선 깔리마리로 불리는 오징어 튀김이었습니다.
문득 그 날 라스푸틴을 한 모금 들이킨 그 느낌이 떠올랐고
아쉽게도 집엔 기네스 조차 없고
엉뚱하게 스텔라 아르투아를 마시면서
오른손을 들고 썩소를 날리는 라스푸틴 라벨이 빛나는 병을 상상해보았습니다.
참, 그 때 바에서 마시는데 테이블에 앉은 넥타이 아저씨가 저한테 연락처 알려달라고 해서
기분 나빴다가 조금 우쭐했던 쪽팔렸던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동네 공무원 아자씨였던 듯
가끔 홈플러스에 파는 것 같았아요.
암튼 커피와 위스키와 진한 색과 은근한 고소함과 중후한 느낌을 원하는 분들께 강추!
도수 9도입니다 하하하
그런데 너무 피곤해서인지 고작 5도 스텔라에도 얼큰하게 취합니다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