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으로만 혹시, 혹시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손윗형님(동서)가 저에게, 넌지시 말을 꺼내시네요.
형님 친구 시어머님이 최근 치매 초기 판정을 받았는데, 그게 시어머니랑 비슷하다고요.
일단 저희 시어머니는 올해 칠순이시고, 평생 전업이셨고, 친구분 없고, 모임 없고, 외출 없고... 예민한 성격의 분이십니다.
그저 자식들 자식들, 하시는 분이고요.
깜빡깜빡하시는 건 뭐 그 나이 어른들 비슷하신 것 같은데...
1. 컵에 락스를 두고 깜빡하셔서 시아버지가 그걸 드셨어요. 다른 식구들이 왜 그걸 거기 뒀냐, 했더니 시아버지한테 화를 버럭 내세요. 냄새도 안났냐고 그걸 왜 마셔서 이 사단을 만들었냐고요.
2. 내일 몇시에 만나자고 전화를 드렸고, 당일에 2시간이나 먼저 오셨어요. 저희도 먼길에서 가는 거리라, 어머니 혼자 2시간넘게 기다리신 셈이에요. 왜그러셨냐 했더니 니가 언제 그랬냐고 하세요. 차근차근 말씀드리니, 그냥 그때쯤....이라고 생각하셨대요.
3. 조카가 안한 말을 했다고 하세요. 별 얘기는 아닌데... 조카 면전에서 니가 방금 그랬잖아! 라고 하세요. 조카는 자신은 그런말 안했다고...할머니 왜그러냐고 하고요. 그럼 그냥 입 다물고 썡한 표정 지으세요.
4. 더운 나라로 여행을 가게 되어서, 전날 저녁에 전화드려서 그 나라는 덥다... 반팔에 반바지 입으시고 얇은 바람막이 가져오시라 했더니 공항에 두꺼운 니트 차림으로 나타나셨어요. 왜그러셨냐 했더니 니가 언제 덥다고 했냐고..더울 거 같은데요?라고 했다고........내내 얼굴 붉히셨어요.
5. 자식들 형편 다 고만고만한데 아주 비싼 고가의 물건을 사달라고 하십니다.
동서 지인 시어머니가... 허언증과 물욕이 생겨서 치매 검사 하셨다고 동서는 아무래도 걱정된다고 해서요..
그런데 동서와 저(즉 며느리들) 외에 자식들은 전혀 생각도 안하고 있는 거 같아요.
남편한테 조심스럽게 어머니 좀 이상하지 않냐 물으니,
뭐 그럴수도 있다고, 만 하네요.
치매 초기 겪으신 분들....
증상 좀 공유해주세요. 그리고 자식들이 검사 받으러 가게 하면 좋을텐데... 어떻게 돌려서 말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