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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씀바귀야 미안해~

꽃꽃 조회수 : 1,065
작성일 : 2018-05-14 16:55:05

어여삐 꽃 피우고

씨 맺어 들에 흩날리려고

애써 피워올렸을텐데

 

있잖아.

니가 너무너무 예쁜거야.

진짜야.

안개꽃처럼 예쁘더라

 

퇴근하던 어느날에는

여기저기 피여있는 너를 보고

씀바귀 꽃도 참 이쁘구나.  했는데

어느날은  나도 모르게

손에 한웅큼 꺾어들고 즐겁게

집으로 걸어왔더랬어.

 

실은

손에 들고

아~예쁘다.  하면서도

너에게 참 미안한거야

누가 봐주지 않아도

누가 널 예쁘다 하지 않아도

너는 아무 상관없이

피고지는 일에 최선을 다했을텐데

 

내가 그만 욕심을 부렸어.

 

집에 씻어놓은 작은 음료 유리병에

물을 받아담고 너를 꽂아줬지

첫날의 너는 다 지고

다음날의 새로운 너는 또 말갛게 피어났어

아.  예쁘다.

 

어쩜 이리 예쁠까.

그전에도 늘 예뻤을텐데

왜 몰랐을까.

코를 대고 킁킁 향기도 맡아봤지.

우와.  그 작은 씀바귀 꽃에서

가을 국화향이 나는거야.

 

아...네 향기는 국화향을 닮았구나.

 

너한테는 참 미안한데

나는 요며칠 참 행복했어.

 

 

진짜에요.

제가 평소 들꽃에 관심도 많고 그렇긴한데

씀바귀꽃은 평소에도 

씀바귀꽃이 피었네. 정도였지

참 이쁘단 생각을 못했는데

여기저기 소담하게 피어있는 씀바귀 꽃이

너무 예쁜거에요.

게다가 향기도...

 

그 작은 꽃잎에서 꽤 강한 국화향 비슷한 향기가 나요.

 

오동나무 꽃 향기도 좋아하는데..

때죽나무 꽃도 막 피어날텐데.

올해 봄맞이꽃은 좀 늦되게 피어났었고

꽃다지는 파란 점같은 꽃을 피워냈던데.

 

이제 곧 만첩빈도리의 꽃이 구름처럼 피어날텐데...

봄은  가고 있네요.

IP : 121.137.xxx.231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ㅎㅎ
    '18.5.14 5:04 PM (210.113.xxx.87)

    감수성이 너무 풍부하셔서 씀바귀 하나로 이렇게 시적인 글이 나온다는 게 재밌네요.
    파뿌리나 냉이로도 훌륭한 시를 쓸 수도 있을 능력자이십니다^^

  • 2. ㅇㅇ
    '18.5.14 5:24 PM (183.100.xxx.81) - 삭제된댓글

    씀바귀꽃 정말 예뻐요.
    노란 씀바귀꽃도 예쁘지만 하얀 고들빼기꽃이
    어찌나 이쁜지...소박하면서도 앙증맞고 청초하기도 해요.

  • 3. 서풍
    '18.5.14 5:27 PM (59.6.xxx.135)

    씀바귀에서도 향기가 나는군요
    그저 방실방실 웃는 얼굴같이 참 예쁘다고만 했는데...
    음 솜털되서 훨훨 날아가기전 맡아봐야겠어요 ㅎㅎ

  • 4.
    '18.5.14 5:33 PM (175.112.xxx.78)

    씀바귀가 국화과예요~
    참 예쁘요~

  • 5. 원글
    '18.5.14 5:58 PM (121.137.xxx.231)

    아! 씀바귀가 국화과였군요.
    그래서 국화향이 진했구나~!

    하얀 씀바귀 꽃이 여기저기 무리지어 피어나니
    정말 예쁘더라고요.
    화려하지 않지만 수채화같은..

  • 6. ㅜㅜ
    '18.5.14 6:19 PM (211.36.xxx.210)

    씀바귀꽃 뜯어서 미안했는데
    오늘 퇴근길에 보니
    길주변 풀이랑 잔디 다 깎아버려서
    예쁘게 피었던 씀바귀꽃 무리가 흔적도없이
    사라졌네요
    아까워라.

  • 7.
    '18.5.14 6:23 PM (119.149.xxx.77)

    씀바귀는 나물로 무쳐먹는 것인줄만 아는 저로서는
    씀바귀 꽃을 보고도 그 존재를 몰랐을 터
    알아봐주고 예쁨을 듬뿍 받았으니
    그 존재의 가치가 없었다 할수는 없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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